등록 : 2008.02.18 18:21
수정 : 2008.02.18 18: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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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영삼 동학혁명기념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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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3일 별세한 표영삼 동학혁명기념관장 주검 기증
사람과 만물을 한울(天)로 공경했던 동학인 표영삼 선생은 마지막 가는 길도 ‘모시는’ 마음 그대로였다.
천도교 원로인 삼암 표영삼 동학혁명기념관장이 지난 13일 서울 건국대병원에서 환원(별세)했다. 향년 83. 그는 우리나라 생명운동의 모태가 된 원주의 장일순 선생과 교유했고, 김지하 시인과 도올 김용옥 등 시대의 지성들이 그에게 경청한 재야의 사상가이지 실천가였고, 천도교 안에서도 존경 받는 원로였다. 그러나 그의 마지막 가는 길은 아내와 외아들 등 몇사람 외엔 아무도 몰랐다. 외부에 알려 번거롭게 하지 말라는 그의 유언에 따른 것이었다.
그는 말년에 경기도 양평군 용문면 다문리 공산 앞 전원마을에 살면서 ‘만물을 한울처럼 모시는 삶’을 그대로 실천하고 살았다. 아내와 외아들에게도 “진지 잡수세요”라고 표현하며 많은 가사일을 스스로 해내면서 여성과 약자와 어린이는 물론 자연물까지 한울로 공경하라고 했던 수운 최제우-해월 최시형-의암 손병희 등 스승들의 말씀대로 살았다. 그러면서 김지하 시인의 소개로 명동성당 안 전진상기념관에서 매주 동학을 강의하기도 했다. 그는 환원 전 한달여동안 입원 사실도 일체 외부에 알리지 않았고, 주검은 서울대병원에 기증했다.
조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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