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07.12.31 19:28
수정 : 2007.12.31 19: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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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까르마빠, 나를 생각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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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베트 종교지도자 카르마파 가르침 담은 첫 책
카르마파는 지구상에서 가장 어린 종교지도자다. 현재 나이 22살이다. 티베트엔 달라이라마가 수장인 겔룩(황모)파와 까규(흑모)파, 샤카(석가)파, 닝마파 등 4개의 불교 종파가 있다. 카르마파는 겔룩파에 이어 티베트에서 두번째로 큰 종단인 까규파의 수장이다.
그는 1985년 6월 티베트 동부산악 고원지대에서 태어났으며 일곱살 때 1981년 말 열반한 16대 카르마파 환생자인 17대 카르마파로 결정됐다. 다른 세계에서 봤을 때는 불가사의하거나 믿기 어려운 그의 삶과 망명, 가르침을 담은 책이 처음 출간됐다. 〈까르마빠, 나를 생각하세요〉(지영사 펴냄)이다. 다큐멘터리식으로 엮어진 이 책을 보면 어린 시절부터 탁월한 영적 능력으로 다른 환생자가 태어난 위치를 정확히 알아내 탐사팀이 가보고 놀라움을 금치 못한 대목이나 그가 바위에 손자국을 내는 장면 등이 그려진다. 그런 점에서 발견할 수 있는 것은 기적의 신비가 아니라 인과와 윤회에 대한 믿음이다.
그가 천재성을 보인 것은 그처럼 영적인 것만은 아니었다. 그는 불과 열네살에 달라이라마가 있는 인도로 망명을 결정해 중국 공안의 철저한 감시망을 뚫고 히말라야를 넘어 망명했다. 부모 형제와 고국과 사원을 떠나 몇차례의 죽을 고비를 넘겨 네팔에 도착한 것이 2000년 1월 3일이었다.
교단이 다름에도 온 마음으로 까르마빠를 환영하며 그를 돌보는 달라이라마와 다른 교단의 수장을 철저히 따르며 존중하는 카르마파의 모습도 인상적이다. 특히 세계에서 ‘가장 나이 어린 망명 지도자’라는 별칭이 붙은 그가 백여명의 외신 기자들 앞에서 보인 통찰과 유머로 인해 다음날 신문은 “구백 살의 지혜를 10대의 젊은이가 보여주다”라는 기사를 내보냈다.
이 책에선 카르마파가 한 법문을 싣고 있는데, 어느 종교 지도자에게서도 볼 수 없는 놀라운 통찰력과 비전을 드러내고 있다. 달라이라마가 사후 후계자로 이미 정해놓았다는 설이 전해지고 있는 카르마파의 진면목을 볼 수 있는 책이다. 미쉘마틴 지음, 신기식 옮김.
조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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