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주요메뉴 바로가기

본문

광고

광고

기사본문

등록 : 2007.10.01 18:31 수정 : 2007.10.01 18:31

길은 사람에게로 향한다

김기석 목사 ‘길은 사람에게로 향한다’ 펴내

열정이 넘치면 자신은 기쁘지만 타인에겐 자폐아로 비춰지기 쉽고, 이성만으로 살아가면 정감을 느끼기 어렵다. <길은 사람에게로 향한다>(청림출판 펴냄)에서 인용된 ‘이성은 홀로 움직이면 족쇄가 되고 열정이 혼자 나서면 모든 것을 태워버릴 것’이라는 <예언자>의 글처럼.

<길은…>은 서울 용산구 청파동 청파교회 김기석 목사가 <기독교사상>에 연재한 글 모음이다. 저자는 당장의 욕망을 위한 응석받이가 되는 냄비신앙이 많은 시대에 생각하는 힘을 길러주며 무쇠 솥 신앙을 갖도록 이끌어주는 목회자로 꼽힌다. 문학적 깊이와 삶의 열정을 동시에 볼 수 있는 ‘드문 인물’이라는 평답게 그의 글에선 깊은 산 옹달샘 같은 신선함이 묻어난다.

매주 주일 청년들과 함께 독서모임을 하는 그의 독서력을 보여주는 시의적절한 인용 문구들과 함께 하다보면 어느새 안목이 함께 자라는 것을 느낀다.

그는 엔도 슈사쿠의 <사해의 호반>이란 소설에서 병자를 낫게 하지도 못하고, 기적을 행할 능력도 없어 비웃음 사는 예수를 통해 ‘진정한 기적은 병자를 자리에서 일으키는 것이 아니라, 버림받는 이들 곁에 머물면서 그들의 벗이 되어주는 영혼의 온기임’을 말해준다. 또 신자와 비신자, 우리 편과 적을 구분하는데 더 익숙한 개신교 풍토에서도 그는 엠마우스공동체를 설립한 피에르 신부가 “신자와 비신자 사이엔 근본적인 구분이 없다. 구분이 있다면 ‘자신을 숭배하는 자’와 ‘타인과 공감하는 자’ 사이의 구분이 있을 뿐이고, 타인의 고통 앞에서 ‘고개를 돌리는 자’와 타인들을 고통으로부터 구하기 위해 ‘싸우는 자’의 구분이 있을 뿐”라고 한 말을 들어 타인에 대한 적의를 사랑의 마음으로 돌려준다.

조연현 기자

광고

브랜드 링크

멀티미디어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한겨레 소개 및 약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