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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강스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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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년 ‘미친듯이 놀다 온’ 해강 스님
열여섯부터 전국누빈 최연소 선방 수좌 어느날…
바람따라 들짐승 처럼 머릿속 하얗게 “부타타다~”
전북 남원 실상사 화림원 학감(학장격)을 지낸 해강 스님(44)이 오토바이를 타고 히말라야를 누비고 돌아왔다. 지난해 8월부터 1년간이었다. 13일 실상사에서 만난 스님은 “미친 듯이 오토바이 타고 달리면서 놀다가 온 것 외엔 얘기할 게 아무것도 없다”고 했다. 그는 또 “1년간 아무 생각 없이 돌아다녔다”고 했다. 해강 스님은 그렇게 놀다 왔다. 그래서 “머리 속이 하얗다”고 했다. 그의 머리가 1년 여행 뒤에도 뭔가로 가득 차 있다면 그를 찾을 이유는 없었다.
불교 고등 교육기관 화림원 13년 지켜온 터줏대감
해강 스님은 지난해까지도 불교계의 대안적인 고등 교육기관으로 지성의 요람인 화림원의 터줏대감이었다. 지난 94년부터 13년이나 화림원을 지켜온 그였다. 불교계 대학원격인 화림원의 대장이면서도 언제나 공양간 살림 등 궂은 일을 도맡아온 그였다. 화림원 공양간 보살처럼 부드러운 손길로 반찬을 만들고 죽을 끓이는 새색시 같던 그가 오토바이를 타고 히말라야를 누빈다는 것을 상상하기 어려웠다.
나이 스물에 ‘지금은 스승 없다고 선언해 혼나기도’
그러나 해강 스님은 원래 그런 사람이었다. 중학교 3학년이던 열다섯 살에 도봉산 망월사로 출가했던 그는 열여섯 살 때부터 전국 선방을 누빈 ‘불교계 최연소 선방 수좌’였다. 10대 때부터 선방에서 50~60대 선승들 틈바구니에서 참선을 했고, 불과 열일곱 살에 부여 화산 석굴암에서 겨울철 홀로 6개월을 살기도 하고, 빈집에 들어가 살면서 참선을 하기도 했다. 생사를 타파해보려는 일념으로 화두를 들고 정진하면서 막히고 의심이 들 때마다 스승을 찾아 길을 나섰다. 그러나 누구 하나 시원스럽게 답변해주는 이가 없었다. 그는 스무 살이 되자 ‘지금은 무사(無師)시대’임을 선언했다. 스승다운 스승이 없다는 것이었다. 그러다가 선배 수좌들에게 혼쭐이 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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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산이 보이는 히말라야에서 자신이 타고 다디던 오토바이와 함께 선 해강 스님 (해강 스님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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