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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불교 권도갑 교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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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 ‘마음공부’ 수행기 펴낸 원불교 권도갑 교무
“마음이 아픈 사람들과 마음을 나누고 싶습니다.” 〈우리시대의 마음공부〉(열음사 펴냄)를 쓴 원불교 권도갑(58) 교무는 26일 “고통에서 벗어날 길은 있다”고 말했다. ‘상처 받은 영혼들’에게 보내는 희망의 메시지는 그가 지난 10여년 동안 ‘마음 공부’를 지도하면서 얻은 자신감에서 나온 것이다. 불교에서 8만4천 경전을 한 글자로 줄이면 ‘마음 심’(心) 자 한자만 남는다고 했다. 마음을 알고, 마음을 쓰는 것이야말로 수행의 목표다. 원불교의 경우 창시자인 소태산 박중빈 대종사가 제시한 원리에 의해 살아가며 부딪치는 온갖 상황 속에서 ‘온전한 마음’을 지킬 수 있도록 하고 있다. 바로 경계가 왔을 때, ‘일어난 마음’과 이 마음이 일기 전 평온한 ‘본래마음’을 대조해 보는 마음대조공부는 바로 원불교 수행만의 장점이다. 권 교무는 이를 토대로 마음공부 프로그램을 개발해 ‘마음공부 지도자’를 교육시켜왔고, 원광사이버대학에서 ‘마음공부 방법론’을 강의해 갈등과 상처를 치유하도록 도와왔다. 일반대학을 나와 기업체를 다니던 그가 어떻게 출가를 하고, 결국 마음공부 전도사가 된 것일까. 그는 옷을 만들던 대우실업을 다녔는데, 1년이 지나자 사람이 보이지 않고 옷만 보였다. 그는 이를 자각한 날 출장을 간다며 나왔다가 곧장 출가 길에 나섰다. 출가해서 먼저 불교 수행을 알기 위해 동국대 불교학과와 대학원을 다닌 권 교무는 그 이후에도 감수성 훈련 프로그램과 아바타 마스터 등 여러 가지 마음 공부법을 찾아 유랑하다가 결국 원불교 마음공부에 안착했다. “내 삶이 괴로운 것은 내 마음을 내 마음대로 할 수 없기 때문이에요. 그런데 왜 내 마음인데도 내 마음대로 할 수 없을까요. 그것은 내 속에 다른 사람의 마음이 들어와 있기 때문입니다. 밖에서 유입된 지식과 정보가 머리로 입력돼 행동을 결정하고, 다른 사람의 생각이나 마음이 나를 지배하기 때문입니다. 결국 나는 다른 사람에 의해서 좌우되는 존재에 불과합니다.” 마음공부란 내 마음을 자유자재로 쓸 수 있게 되어 내가 내 마음의 주인이 되는 법을 배우는 공부다. 내가 원치 않는 마음에 끌려 다니는 노예로 사는 것이 아니라 삶의 문제들을 주체적으로 해결하는 힘을 기르는 것이다. 권 교무는 “주체적으로 서게 되면 ‘아무도 나를 괴롭힌 사람은 없다’는 것을 자각하게 된다”고 했다. 사람들은 속상하고 화나고 괴로울 때 습관적으로 그것이 상황이나 상대 때문이라고 믿어버리지만, 실은 모든 고통과 아픔은 자기 마음의 상처와 고정관념이 원인이 되어 일어난다는 것이다.“결국 모든 것이 내 덕이고, 내 탓이죠.” 권 교무는 8월 4~5일, 18~19일엔 서울 우이동 봉도청소년수련원에서 부부들을 대상으로 마음 공부를 통해 부부관계를 회복하는 프로그램을 이끈다. 글·사진 조연현 종교전문기자 ch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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