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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7.05.04 18:32 수정 : 2007.05.04 18:32

민족종교협 한양원 회장

팔십 평생 한복 차림 ‘수행’해온 민족종교협 한양원 회장

‘우리 혼·정신 살리기’ 20년째 동분서주
“한반도는 문명 종착지이자 전환의 진원지…
천하대운 기회 못살리면 또다시 노예전락”

민족종교협의회 한양원(84) 회장은 걸어 다니는 박물관이다. 지난 1일 서울 종로구 운니동 운현궁 옆에 갓을 쓰고 두루마기를 갖춰 입은 그가 나타나자, 외국인은 물론 한국인들조차 신기한 듯 쳐다본다.

일제하 전라도 남원에서 창교돼 ‘지리산 청학동’을 통해 세상에 알려진 갱정유도회의 도정(최고 정신지도자)인 그는 흩어진 15개 민족종교들을 하나로 모아 민족종교협의회를 출범시켜 20년 넘게 이끌어오고 있다. 80을 넘은 나이에도 하루도 거르지 않고 민족종교협의회 사무실에 나와 노익장을 과시하는 한 회장은 5년 전부터 ‘겨레얼살리기 운동’을 시작했다. 올해는 여러 학교 순회강연과 함께 일본 오사카와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도 ‘겨레얼살리기 대회’를 열 계획이다.

“세상 모든 것엔 끝이 있고, 시작이 있습니다. 지금 지구는 서로 싸우고 죽이고 지배하며 대립하는 상극의 ‘음’ 시대를 지배했던 서양문명 주도의 시대가 끝나가고, 상생의 평화시대를 열어갈 동양의 ‘양’ 시대로 변화하는 시점입니다.”

그는 문명 전환의 진원지로 우리나라를 꼽았다. 전형적인 국수주의자의 주장 같지만 나름의 논리가 있다.

“발생지인 인도에선 자취를 감춰버린 불교가 가장 화려한 꽃을 피우고 있는 나라가 바로 우리나라입니다. 그 뿐입니까. 기독교가 가장 강력하게 뻗어나가는 곳이 바로 우리나라지요. 중국에선 자취를 찾아보기 어려운 유교의 정신과 전통이 남아있는 것도 우리나라 뿐이에요. 지구상에서 이미 사라진 사회주의와 자본주의가 마지막으로 남아 대치하고 있는 것도 우리나라 아닙니까.”

그는 지금 우리나라야말로 모든 종교·사상·이데올로기의 마지막 종착지라고 했다. 그는 “여기서 새로운 것이 시작되기 위해 모든 것이 함께 모인 것”이라고 해석했다.

“38선이 새로운 출발선이 될 겁니다. 3과8이 더하면 11이지요. 11은 열까지 세고 나서 다시 시작하는 수입니다. 수운 최제우는 천하대운이 동양으로 온다고 했고, 강증산은 원래대로 돌아온다고 했고, 우리의 비결 〈격암유록〉은 ‘동양의 작은 나라가 만국을 다스릴 것’이라고 했습니다. 대표적인 미래학자인 프랑스 석학 자크 아탈리도 2025년이면 한국이 아시아 최강국이 된다고 하지 않습니까.”


민족종교협 한양원 회장
그러나 그는 운은 돌아오고 있지만, 이를 받을만한 그릇이 되지못함을 질책했다. 일제 36년과 현대화를 지나오면서 우리의 혼과 정신이 송두리째 뿌리 뽑혀 우리의 정신은 어디로 사라져버리고 서양의 정신문명을 우리 것으로 착각하고 있다는 것이다.

“우리의 고유한 겨레 얼은 하늘과 땅과 인간이 서로 조화를 이루어 평화롭게 살아가는 것입니다.

그는 “서양의 상극 문명을 벗어나 상생 문화를 이끌 정신문화를 되찾아야 새 시대를 이끌어갈 수 있다”며 “지금처럼 겨레 얼을 잃어버린다면 이 변화는 기회가 아니라 구한말이나 해방 뒤처럼 다시 강대국의 노예로 전락해버리는 비극의 시초가 될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우리의 수천 년 혼과 정신을 철저히 죽인 일제의 만행으로 오히려 우리 것이 사이비 취급을 당하고 있다”면서 “상해임시정부의 독립자금원이던 보천교와 백백교가 일제에 의해 철저히 사이비 종교로 변질돼 와해된 것도 이 때문”이라면서 민족종교들에 대한 새로운 조명의 필요성을 제시했다.

“왜 갓과 한복을 벗지 않았느냐”는 물음에 그는 “우리 조상들에겐 생활수단이었지만, 나에겐 수행 수단”이란다. 의관을 이렇게 갖추고나면 스스로 마음가짐이 달라져 행실을 바로하지않을 수 없게 된다는 것이다. 퇴계 이황이 했던 ‘영선도인법’으로 몸을 풀면서 하루를 연다는 한 회장이 평생 쌓은 기운을 모아 잠자는 겨레의 얼을 흔들어 깨우고 있다.

글·사진 조연현 종교전문기자 ch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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