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07.01.31 18:34
수정 : 2007.01.31 18: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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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마누엘 밀링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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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 자극할까 쉬쉬…곧 공개 석상 나설 듯
한국인 통일교인과 결혼해 교황청을 비롯한 세계를 깜짝 놀라게 한 임마누엘 밀링고(76) 전 대주교가 한국에 한 달째 체류 중이다.
비밀리에 입국했던 밀링고 전 대주교는 지난 30일 서울 프레지던트호텔에서 통일교 재단인 초교파기독교협회가 국내 군소 종단 관계자 20여명과 마련한 자리에 얼굴을 내밀었다. 그는 이 자리에서 “로마 교황청은 사제의 결혼을 허용함으로써 결혼으로 파문당한 전 세계 사제들의 죄의식을 벗겨 줘야 한다”고 다시 한번 신부의 결혼 허용을 요구했다.
밀링고 전대주교는 한달 전쯤 방한해 경기도 청평의 한 호텔에 머물면서 한국어를 공부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통일교 연구를 위해 한국어를 배우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통일교의 한 관계자는 “지금까지 그의 방한을 알리지 않은 것은 가톨릭을 자극하고 싶지 않았기 때문”이라며 “그러나 오는 20일부터 23일까지 세계평화통일가정연합이 서울 메리어트호텔에서 여는 국제학술대회와 23일 문선명 총재의 미수(88살) 생일맞이 환영 만찬 등 공개 석상에 자연스럽게 모습을 나타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밀링고 전 대주교는 아프리카 잠비아 루사카교구장이던 지난 2001년 미국 뉴욕에서 문선명 총재의 주례로 거행된 합동결혼식에서 문 총재가 맺어준 한국인 침구사 성마리아(49)씨와 결혼해 세상을 떠들썩하게 했다.
그는 그 직후 교황 요한 바오로 2세와 면담한 뒤 성마리아와 결별을 선언해 사실상 교황청의 보호와 규제 아래 생활해오다가 지난해 다시 성마리아씨와 재결합한 뒤 공개석상에 등장해 워싱턴에서 기혼 남자 4명에게 주교 서품을 주고, 성직자의 결혼 허용을 촉구해 교황청으로부터 파문됐다.
조연현 종교전문기자
ch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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