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8.04.15 23:35
수정 : 2018.04.15 23: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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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뻐꾸기 둥지 위로 날아간 새> <아마데우스>로 아카데미상을 석권했던 거장 밀로시 포르만이 지난 13일 세상을 떠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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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뻐꾸기 둥지 위로 날아간 새> <아마데우스>로 아카데미상을 석권했던 거장 밀로시 포르만이 지난 13일 세상을 떠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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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뻐꾸기 둥지 위로 날아간 새>와 <아마데우스>의 거장 밀로시 포르만 감독이 지난 13일(현지시각) 미국 코네티컷주 자택에서 가족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별세했다고 <아에프페>(AFP) 통신 등 현지언론들이 보도했다. 향년 86.
체코 태생으로 1940년대 나치 강제수용소에서 부모를 잃은 밀로시 포르만은 64년 <블랙피터> 감독으로 데뷔했다. 1965년 <금발 소녀의 사랑>으로 베니스(베네치아) 국제영화제 황금사자상 후보에 오르며 60년대 체코 영화계의 뉴웨이브를 이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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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로시 포르만(오른쪽) 감독이 1975년 <뻐꾸기 둥지 위로 날아간 새>를 연출하고 있다. 주연배우 잭 니콜슨(왼쪽)은 이 작품으로 그해 아카데미 남우주연상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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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르만은 1968년 ‘프라하의 봄' 민주화운동이 소련군 침공으로 좌절하자 프랑스를 거쳐 미국으로 망명했다. 1975년 <뻐꾸기 둥지 위로 날아간 새>로 아카데미 작품상과 감독상을 받았다. 켄 키지의 동명 원작 소설을 영상으로 옮긴 이 작품은 그해 아카데미에서 최고의 영화로 뽑히며 ‘아메리칸 뉴 시네마’’의 대표작이 됐다. 정신병원을 무대로 개인의 자유를 통제하는 사회 시스템을 비판한 이 작품으로 그는 감독상과 작품상을, 잭 니콜슨과 루이스 플래처는 각각 남녀 주연상을 받았다.
포르만은 1984년 <아마데우스>로 또 한번 아카데미 작품상과 감독상 등을 휩쓸며 영화사에 거장으로 이름을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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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로시 포르만(가운데) 감독이 1984년 <아마데우스> 촬영장에서 ‘볼프강 아마데우스 모짜르트’ 역의 톰 헐스(오른쪽)에게 연기지도를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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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우했던 천재음악가 모짜르트의 삶과 안락했으나 열등감에 시달렸던 궁정음악가 살리에리의 삶을 대조시켜 인간의 양면성을 파혜치고, 클래식 음악의 아름다움을 극대화시킨 <아마데우스>로 그는 두번째 감독상과 작품상을 비롯 아카데미 8개 부문을 휩쓸었다. 특히 살리에리역의 에프 머레이 에이브러햄은 명연기로 남우주연상을 차지했다.
1987년부터 컬럼비아대 영화학과 교수로 재직한 그는 96년 <래리 플린트>로 베를린 국제영화제 황금곰상을 받았다.
전미영화인협회 토마스 쉬라미 회장은 “밀로시 포르만은 영혼이 깃든 장인 정신으로 세대를 초월하는 명화를 남겼다”며 최고의 영화감독이자 아티스트로 추모했다.
김경애 기자
ccandor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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