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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7.09.29 12:07 수정 : 2017.09.29 12:07

‘몸시’ ‘알시’ 등에서 몸과 생명 탐구
장례는 한국시인협회장으로 치러

‘몸시’ ‘알시’와 같은 독자적인 산문시 양식을 개척한 정진규(사진) 시인이 28일 밤 11시5분께 지병으로 타계했다. 향년 78.

1939년 경기도 안성에서 태어난 정진규 시인은 안성농고를 거쳐 고려대 국문과를 졸업했다. 1960년 <동아일보> 신춘문예를 통해 문단에 나온 그는 1960년대 모더니즘 시 운동을 주도한 현대시 동인으로 활동했으나 1967년 다른 동인들과 시적 이념이 다르다는 이유로 탈퇴한다.

1966년 첫 시집 <마른 수수깡의 평화>에서 시작해 <들판의 비인 집이로다>(1977) <뼈에 대하여>(1986) <몸시>(1994) <알시>(1997) 등 여러 시집을 냈다. 초기에 모호하고 관념적이라는 평을 들었던 그의 시는 70, 80년대를 거치면서 구체적 일상을 리듬감 넘치는 산문에 실어 노래하는 쪽으로 바뀌었다. <몸시> <알시> 등에서는 몸과 생명 자체에 대한 탐색에 집중했으며, 2007년 고향 안성의 석가헌으로 귀향한 뒤부터는 고향 집과 주변의 풍경 및 사물을 매개로 시적 사유를 펼쳤다.

대학 졸업 뒤 10여년간 교사 생활과 기업체 홍보 일 등을 하던 그는 1988년 전봉건 시인이 운영하던 월간 시 전문지 <현대시학> 주간을 맡아 2013년까지 운영했다. 제31대 한국시인협회장을 역임했으며 만해대상, 공초문학상, 현대시학작품상 등을 수상했다. 빈소는 서울 아산병원에 마련됐으며 발인은 10월1일 오전 한국시인협회장으로 치러진다.

최재봉 선임기자 bong@hani.co.kr, <한겨레> 자료사진

정진규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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