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7.07.18 20:25
수정 : 2017.07.18 22:27
|
?2010년 방한해 가천의과학대로부터 명예 이학박사 학위를 받고 기념 강연중인 히노하라 시게아키. <한겨레> 자료사진
|
|
?2010년 방한해 가천의과학대로부터 명예 이학박사 학위를 받고 기념 강연중인 히노하라 시게아키. <한겨레> 자료사진
|
일본 군국주의화 반대와 생명운동에 앞장서온 ‘105살 현역 의사’ 히노하라 시게아키 성루카병원 명예원장이 18일 숨졌다고 일본 언론들이 보도했다.
고인은 2014년 헌법기념일에 <10대들이 꼭 읽었으면 하는 헌법의 책>을 간행해 "자위대가 전쟁을 할 수 있도록 헌법을 바꾸는 것에 반대한다"고 선언했다. 이어 2015년 아베 정권이 안보관련법제를 제정해 '전쟁 가능 국가'로 변신을 시도하자 '안전보장관련법안에 반대하는 의료·개호·복지 관계자의 모임'에 참여해 "인명의 중요성을 의사가 가장 잘 알고 있다. 의사야말로 평화의 최전선에 서서 행동해야 한다"는 메시지를 남겼다.
1911년 야마구치현에서 목사의 아들로 태어난 그는 교토제국대학 의학부를 졸업했다. 내과전문의로서 대사증후군에 '생활습관병'이라는 이름을 붙이고 '환자 중심 의료'를 주창했다. 89살이던 2000년 75살 이상을 대상으로 '신 노인의 모임'을 창설해 적극적인 사회 참여를 호소했으며, 이듬해에는 <사는 방식이 능숙하다>(生き方上手)를 펴내 130만 부 넘게 팔리며 큰 반향을 얻었다.
그는 70년 일본 적군파가 항공기를 납치해 북한 망명을 시도했던 '요도호 사건’ 때 인질로 잡혔다가 김포공항에서 풀려난 뒤 남을 위해 살기로 결심하고 평생 실천한 것으로 유명하다. 한국과 인연도 깊다. 2000년대 초반 목소리를 잃었다가 재기한 한국인 테너 배재철씨의 열성 후원자인 그는 2010년 가천의과학대로부터 명예 이학박사 학위를 받기도 했다.
김경애 기자
ccandori@hani.co.kr
광고
기사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