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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7.05.29 22:34 수정 : 2017.05.29 22:38

2005년부터 건대생 7억 장학금
살던 집까지 대학에 맡기고 떠나

평생 일군 재산을 장학금으로 내놓았던 ‘건대 기부 할머니’ 이순덕씨가 지난 28일 오전 11시 노환으로 별세했다. 향년 90.

건국대는 2005년부터 건물과 예금 등 약 7억여원을 기부해온 고인이 세상을 떠났다고 29일 밝혔다. 고인은 혼자 살던 집과 마지막 남은 전 재산까지 모두 건국대 학생들을 위해 써달라는 유언을 남긴 것으로 대학 쪽은 밝혔다.

1961년부터 건국대 후문에서 담배 가게를 했던 이씨는 2005년 ‘건국대 학생들에게 번 돈을 학생들에게 돌려주고 싶다’면서 4억원 상당의 2층 건물을 학교에 기부했다. 이듬해에는 6·25 전쟁에서 헤어진 두 여동생을 만나면 함께 살기 위해 모아뒀던 2억원을, 2015년에는 건국발전기금으로 써달라며 1억원을 더 내놓았다.

황해도 연백에서 태어난 고인은 피난 내려온 서울에 정착했으나 통일이 되면 고향에 남겨두고 온 여동생들을 만나겠다는 염원을 품고 삯바느질과 허드렛일로 돈을 모았다. 하지만 이씨는 파킨슨병과 폐렴 등 지병으로 건강이 나빠지자 이산 상봉의 꿈 대신 후학들을 키우기로 마음먹었다.

이 할머니의 뜻을 받아 2005년부터 ‘이순덕 장학금’을 운영해온 건국대는 교내 산학협동관 3층 강의실을 ‘이순덕 기념 강의실’로 이름 붙이고 할머니의 사진을 새긴 기념 동판을 걸어두고 있다. 현판식에서 그는 “학생들 덕분에 돈을 벌었으니 학생들에게 베풀고 가는 게 당연하다. 형편이 넉넉하지 못한 학생들에게 도움이 됐으면 좋겠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해마다 형편이 어려운 재학생 4명이 이순덕 장학금으로 학업을 잇고 있다.

빈소는 건국대병원, 발인은 30일 오전 6시다. (02)2030-7907.

김경애 기자 ccandor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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