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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6.01.25 16:26 수정 : 2006.01.25 16:26

"신문의 정확성ㆍ중립성이 경쟁력의 근본"
"독자들이 읽는 신문으로 거듭나야"

"신문의 정확성과 중립성, 공평성이 경쟁력을 확보하는 근원이지만 이 조건만 충족시킨다고 해서 신문이 잘 팔리지는 않습니다."

지난해 말 편집국 내 부서제 폐지와 특별보도팀 설치 등을 뼈대로 하는 편집개혁을 단행한 일본 아사히신문의 야마세 가주히코 지면위원은 25일 한국언론재단이 프레스센터에서 주최한 초청강연에서 아사히신문의 편집개혁 사례를 중심으로 일본 신문의 신뢰 확보 방안을 발표했다.

아사히신문은 지난해 3월 자매지인 슈칸아사히가 일본 최대 대부업체인 다케후지에서 후원금을 받아 파문을 일으킨 것과 7월 취재메모 외부 유출 등 일련의 불미스런 사건에 따라 8월에 '신뢰받는 보도를 위한 위원회'를 구성, 12월26일 편집개혁안을 발표했다.

편집개혁안 마련에 참여한 야마세 위원은 "상처를 입은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 개혁안을 만들기로 했지만 미디어간 경쟁이 치열해지는 환경에 따라 독자의 선택을 받기 위한 고민이 개혁안에 반영됐다"고 말했다. 이는 신문의 정확성과 공평성이 경쟁력을 확보하는 근원이지만 최소 조건만 충족시킨다고 해서 신문이 잘 팔리지는 않을 것이라는 판단에서 나왔다고 그는 설명했다.

그는 일본인이 하루에 신문을 읽는 시간이 26분에 불과하다는 일본신문협회 조사를 인용하면서 독자들이 신문을 읽는 것은 어떤 사건이 있었는지 확인하기 위한 것, 즉 인덱스를 읽는 것에 다름아니라고 말했다.

현재 일본의 기자들은 매체간 경쟁에 따라 새벽 서너 시가 돼서야 퇴근하고 있지만 독자들의 신문구독이 인덱스 읽기에 불과하다는 것은 곧 독자의 수요를 파악하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그는 지적했다. 따라서 아사히신문은 편집개혁안에서 독자들의 목소리를 듣기 위해 독자에 의한 기사 평가제도와 독자들의 목소리를 집약하는 부서를 신설했다고 그는 말했다. 아울러 개혁안에는 특별보도팀을 신설했는데 이는 탐사보도형 취재로 특종을 발굴하기 위한 것이다.

야마세 위원은 "특별보도팀의 취재 아이템은 정부 등이 담당하지 않는 영역 가운데 사람들이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부분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러한 예로 그는 일본의 치안상황과 일본의 '니트족'(청년무직자, Not in Education, Employment or Training) 실상 등을 들었다. 이 현상들은 사회적으로 중요하지만 일본 언론에서 다루지 않았던 이유는 이러한 문제를 전담하는 정부 부처가 없기 때문이라고 그는 설명했다.

그는 또 특별보도팀은 일본 언론계의 특성인 '클럽제'(출입기자단)를 초월해서 기사를 작성하기 위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아사히신문이 개혁안에서 기자들의 교육을 위한 '아사히 저널리스트 학교'를 만들고 편집국내 부서제를 폐지한 것은 전문기자를 육성하기 위한 것이라고 그는 설명했다. 그는 "기존의 부서제와 클럽제로는 전문기자가 양성될 수 있는 토양을 만들 수 없다"며 "편집국장 아래 특별보도팀 설치와 더불어 유연한 조직(에디터제 등)을 둘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개혁안이 의도하고 있는 목적은 저널리즘에 대한 강한 의욕을 갖고 있는 기자에게 일하기 좋은 직장으로 만드는 것"이라며 "이를 통해 아사히신문이 갖고 있는 콘텐츠가 타사에 비해 경쟁력을 갖게 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준억 기자 justdust@yna.co.kr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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