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부 줄고 현장인력 늘어…발굴 뉴스도
KBS·EBS 운영…SBS도 일부 시행
방송사는 신문사와 달리 팀제를 위주로 조직을 개편했다. 지상파 방송사 가운데 한국방송과 교육방송은 팀제를 도입했고, 에스비에스도 보도 부문을 뺀 분야에서 시행하고 있다. 문화방송은 운영하지 않는다.
방송사 가운데 팀제를 가장 전면적으로 도입한 것은, <한국방송>이다. 한국방송은 2004년 7월께 팀장 인사를 단행한 뒤 팀원 인사를 마무리해 8월9일부터 팀제를 운영하고 있다. 당시 정연주 사장은 “팀제는 수십 년 동안 지속돼 온 직위와 직책 중심의 조직 문화를 타파하고, 일과 현장 중심의 문화를 만들어 가기 위해 위한 것”이라며 팀제 도입 이유를 밝혔다.
1년 6개월이 지난 현재 팀제의 성과는 어떤 것일까. 우선 간부가 확 줄어들었다. 팀제 도입 이전 간부 직원 1120명이 현재 200여명으로 줄었다. 팀제 실시에 따라 결재 단계가 과거 ‘담당자-차장-부장-주간-국장-본부/센터장’의 6단계에서 ‘담당자-팀장-본부/센터장’의 3단계로 줄었다. 과거 결재라인에 있던 관리자들이 제작현장에 대거 투입됨으로써 주5일 근무제 시행과 방송 환경변화 등에 따른 현장인력 부족을 상당부분 메울 수 있었다.
뉴스 제작과 관련해서는 기획 발굴 뉴스를 가져왔다는 평을 받았다. 한국방송은 대팀제를 도입했는데, 과거보다 팀의 규모가 커져 인력운영에 탄력성이 생겨 기자 인력을 심층보도에 오랫동안 투입할 수 있게 된 것이다. 팀제로 인해 충분하지 않은 기자 인력으로도 심층 기획뉴스를 보도할 수 있게 됐다.
드라마의 경우 제작현장에 투입된 선배들의 경륜과 후배들의 감각이 의사결정에 빠르게 반영되면서 연기자 발굴 섭외와 사회 트렌드 포착 등에서 시너지 효과를 발휘하고 있다고 한국방송 쪽은 자평하고 있다.
하지만 팀제 도입 뒤 팀장에게 결재가 집중되는 등 일부 팀장의 관리부담이 커져 업무 효율성을 해친다는 지적을 받기도 했다. 또 팀장과 팀원이 각자 맡게 될 일에 대해 잘 몰라 내부 단합이 떨어지는 부작용도 있었다. 과거 국장, 부장 등 간부 사원 가운데 팀장에 보임되지 않은 팀원들의 정신적 상실감도 컸다. 일부 부서에서는 팀장의 선정 기준과 팀 조직 불균형에 대한 불만을 토로하기도 했다.
교육방송은 지난 1997년 7월부터 팀제를 일부 도입해 부서제와 팀제를 혼용해 오다, 지난해 11월말 부서제를 정리하고 팀제를 전면 도입했다. 부서제와 팀제를 혼용한 기간에는 제작환경이 자유로운 제작부서는 팀제를 도입했고 위계질서를 강조하는 기술이나 경영 등 지원 부서는 부서제를 유지해 왔다.
에스비에스는 금융위기를 거치면서 98년 11월 전사적 차원에서 팀제를 도입했다. 하지만 현재 보도본부는 부서제를 유지하고 있다. 에스비에스 관계자는 “보도국 정치팀·사회팀이라는 호칭도 어색해 했고 외부 사람도 많이 만나는 부서 특성을 감안해 정치·사회부 등 부서제로 남아 있다”고 말했다.
정혁준 기자 jun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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