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주요메뉴 바로가기

본문

광고

광고

기사본문

등록 : 2006.01.16 10:24 수정 : 2006.01.16 10:24

"포털 네티즌이 '마녀사냥' 주도, 포털도 방조"

과학적 토론 통해 진상규명 이끈 브릭 등과 대조

악성 댓글 난무.."맹목적.비이성적 여론 진원지"

'황우석 사태'가 황 교수의 미즈메디 병원 책임론 제기로 더욱 미궁에 빠져든 양상을 보이면서 대형 포털사이트들이 네티즌들의 비이성적 여론을 부채질해 사태 해결에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특히 생물학연구정보센터(BRIC.브릭) 등 전문 사이트들이 과학적 사실에 기반한 토론으로 논문조작 진상 규명과 사태 해결에 기여한 데 비해 대형 포털을 중심으로 한 네티즌 문화의 문제점이 이번에 극명히 드러났다는 지적이다.

브릭과 한국과학기술인연합(SCIENG), 디시인사이드 과학갤러리 등 `진실규명'을 주도한 게시판 이용자들은 포털에 대해 '맹목적 인터넷 여론의 진원지'라며 강한 비판을 가하고 있다.

디시인사이드 과학갤러리 한 이용자는 포털에 대해 "일단 합리적, 이성적 사고가 전혀 통하지 않는 곳"이라며 "목소리 크면 된다고 황 교수에 대해 합리적 의견을 다는 순간 매국노, 빨갱이라며 욕을 퍼부어대 정말 어이가 없다"고 밝혔다.


DNA 지문분석 관련 의혹을 처음 제기한 연구자 '아릉∼'도 "인터넷의 쓰레기 의견을 확대 재생산한 일등공신이 바로 포털"이라며 "이번에 포털들의 역할은 백해무익했다"고 지적했다.

작년 11월 22일 MBC PD수첩이 난자 관련 의혹을 보도하자 포털의 관련 기사마다 욕설과 악성 댓글이 수천 건 이상 홍수를 이루면서 네티즌들의 '황우석 비판 죽이기'가 시작됐다.

프로그램을 만든 한학수 PD에게는 '반역자', '죽인다' 등의 협박 문자메시지가 쏟아졌고 한 PD의 신상 정보와 가족사진까지 유포됐으며 PD수첩은 네티즌들의 광고주 불매운동으로 11건의 광고가 전면 취소되는 수난을 겪었다.

이 같은 일부 네티즌들의 일탈 행위 뒤에는 조회수 위주로 자극적ㆍ선정적 관련 기사를 전면에 배치해 이들을 자극한 포털들의 역할이 있었다는 의견이 제기되고 있다.

브릭 회원 'butt'은 한 대형 포털에 대해 "메인 페이지에 고정된 주요 기사 1위는 항상 자극적인 황 교수 지지 기사였다"고 주장했고 과학기술인연합 ID 'djksa'는 "이번 사건은 포털 뉴스의 폐해를 극명히 보여준 사례"라고 비판했다.

두 세 줄짜리 짧은 의견만 달 수 있는 뉴스 댓글 시스템도 합리적 토론보다는 감정적 배설을 유도해 여론을 비이성적인 방향으로 치우치게 했다는 지적이 적지 않다.

심지어 일부 포털들은 '한학수 가족사진', '한학수 미니홈피' 등 한 PD의 개인적 내용을 추천 검색어로 제시해 네티즌들의 사이버 테러를 부추기는 듯한 모습을 보였다.

반면 브릭 등 전문 사이트들은 포털과 비교할 수 없이 작은 규모에도 불구하고 과학적이고 차분한 토론으로 황 교수 논문의 문제점을 잇따라 발굴해 진상 규명을 이끌어내 포털과 좋은 대조를 보였다.

이들 사이트가 포털 뉴스 등을 통해 알려지면서 포털 네티즌 등이 사이트로 유입돼 악성 글을 도배하는 등 공격을 시도했으나 전문성을 내세운 사이트 이용자들의 비판과 악성 게시물 삭제 등 철저한 관리로 포털과 같은 '난장판'이 되는 것을 막을 수 있었다.

브릭 소장 김상욱 포항공대 교수는 "브릭의 경우 10명의 석박사급 관리자들이 사이트를 모니터하면서 근거없는 추측이나 욕설을 삭제하는 등 관리한 결과, 내용 있는 토론이 가능했다"고 밝혔다.

민경배 경희사이버대 교수는 "이번 사태에서 포털은 감정적 배설로 점철된 가운데 편향되고 획일화된 여론을 조성하는데 일조했다"며 "뉴스 댓글 구조와 클릭수를 노린 뉴스 편집 방향도 바람직하지 않은 모습을 부추겼다"고 비판했다.

이에 대해 한 포털 관계자는 "사태 초반에 황 교수에 호의적인 뉴스가 대부분이었으나 편집에서 중립을 지키느라 노력했으며 뉴스 댓글 시스템은 개선 작업을 벌이고 있다"며 "포털도 고칠 점이 있으며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박진형 기자 jhpark@yna.co.kr (서울=연합뉴스)

광고

브랜드 링크

멀티미디어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한겨레 소개 및 약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