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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6.01.11 20:15 수정 : 2006.01.11 20:15

조·중·동-KBS·MBC 서로 부정적…한겨레는 정부기구 조명 많아

한국 언론에서 언론사간 매체비평은 주로 대형 신문사인 조·중·동과 공영방송인 한국방송·문화방송 사이에서 이뤄지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런 대립적인 상호 매체비평은 강한 정치적 성향을 띠고 있으나, 그 원인은 정치권력의 개입보다는 자기 회사의 이해관계가 더 큰 것으로 분석됐다.

이런 결과는 남재일 한국언론재단 미디어연구팀 연구위원이 지난 2년6개월 동안 보도된 <동아일보> <중앙일보> <조선일보> <한겨레> 등 4개 신문사와 <문화방송>, <한국방송>의 매체 비평 기사를 분석해 내놓은 <미디어 상호비평의 지형>이란 연구서에서 나왔다.

이 연구서를 보면 동아·조선 등 두 신문사 매체비평 기사 가운데 지상파 3개 방송사가 보도 대상이 된 경우는 각각 63.3%, 62.1%로 절반을 넘긴 것으로 조사됐다. 이 가운데서도 한국방송이 각각 30.9%, 29.3%로 절반을 차지했다. 반면 한겨레의 매체비평 기사에서 지상파의 비중은 35.3%, 중앙에서는 25%로 동아,조선의 절반 수준이었다. 한겨레는 정부기구(12.9%), 중앙은 정부기구(25%), 방송위(13.6%)의 비중이 상대적으로 높았다.

신문들의 매체비평 기사를 사실(스트레이트·인터뷰) 기사와 의견(해설·기획·칼럼) 기사로 나누면 조선은 의견기사의 비중이 73.3%로 가장 높았고,동아(49.1%:50.9%) 중앙(45.9%:54.1%)은 사실기사와 의견기사 비중이 비슷했으며, 한겨레는 사실기사 비중이 61.8%로 가장 높았다.

이런 결과는 신문사별 매체비평 기사의 긍정·부정적 논조와도 연결된다. 조선은 부정적 기사가 66.7%로 압도적이었으며, 동아도 56.6%로 부정적 기사의 비중이 높았다. 중앙은 부정적 기사가 45.9%로 중립적 기사(40.5%)와 비슷했고, 한겨레는 중립적 기사가 46%로 가장 많고 부정적 기사(30.3%)가 그 다음이었다.

반대로 한국방송·문화방송 등 두 지상파의 매체비평 기사를 분석한 결과(에스비에스는 매체비평 프로그램 없음), 문화방송은 조중동의 비중이 62%로 압도적으로 많았으며, 특히 조선이 30%로 절반에 육박했다. 반면 한국방송은 조선(17.5%), 동아(13.3%)의 비중이 상대적으로 높았으나 문화방송(13.3%) 한겨레, 중앙, 다른 전국지(각 10%)로 고루 나타났다.

방송사별 매체비평 기사의 긍정·부정적 논조를 보면, 문화방송은 부정적 기사가 90%로 대부분을 차지했으며 중립적 기사는 7.5%, 긍정적 기사는 2.5%에 불과했다. 한국방송도 72.7%가 부정적, 25%가 중립적, 2.3%가 긍정적으로 나타나 치우침이 심했다.

남 연구위원은 “통계 분석과 개별 인터뷰 결과, 신문은 기업적 이해가, 방송은 정치권력이 상대적으로 매체비평에 큰 영향을 줘 신문·방송 간 대립구도를 형성하게 한 것으로 보인다”며 “매체비평에 정치권력이 개입할 여지는 거의 없으나, 자기 회사의 이해관계를 고려하는 태도가 매체 비평의 정치적 성격을 강화하는 것으로 분석된다”고 밝혔다.


김규원 기자 ch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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