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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6.01.09 18:28 수정 : 2006.01.09 18:28

[제2창간] 한겨레 스타 ⑤ 조홍섭 부국장·전 환경전문기자

서글서글한 인상의 조홍섭(50) 부국장의 매력은 ‘미소’입니다. 그가 환한 웃음 한번 ‘선사해 주시면’, 삭막한 편집국 분위기가 화사해집니다. 그에 대한 기억은 재작년으로 올라갑니다. <시민방송>의 ‘한겨레 뉴스브리핑’에서 그를 처음 만났습니다. 첫인상과는 달리 그는 방송에서 환경에 대한 해박함을 똑 부러지는 자신의 목소리에 담아 쉽고 일목요연하게 설명했습니다. 그 모습이 제 머릿속에 아직도 남아 있습니다.

그런 그의 모습을 기억해서인지, 환경전문기자였던 그가 지난해 3월부터 편집국 부국장 자리에 앉아 키보드를 두드리며 골똘하게 생각에 잠긴 모습이 전혀 낯설게 느껴지지 않습니다. 예전만큼 기사를 많이 쓰지는 않지만, 그는 요즘 하루 24시간이 부족할 정도로 바쁩니다. 새해 및 창간 특집호나 기획기사를 비롯해, 날마다 ‘신문에 어떤 내용을 담을까’를 궁리하고 회의에 들어가는 일이 많아졌기 때문입니다. 일주일에 한번씩 칼럼도 씁니다.

‘운동’ 하던 학생때부터 관심
유네스코 한국위원회서 일하며
설악산 ‘생물권 보존지역’ 추진

공기·댐·새만금·생태도시…
끝없는 ‘다르게 바르게 보기’ 이어
환경운동가·갈라파고스에도 ‘욕심’

그런 그의 미소 ‘한 방’ 이면
편집국 환경도 환∼해집니다

“환경 분야는 현장을 떠나서 말할 수 없는데, 신문사 밖을 나가는 기회가 줄어 답답해요. 항상 갈증을 느껴요. 탈출구 삼아 한강이나 청계천, 남산공원 등을 다니기도 하는데, 사진을 찍고 자연이 변화하는 모습을 지켜보는 일이 즐거워요. ‘생태적 감수성’을 잃지 않으려고 노력하는 편이죠.”

환경에 대한 그의 관심은 현재진행형입니다. 시간이 날 때면 한강을 돌아보며 식물과 곤충, 물줄기의 움직임을 관찰합니다. 10여년 전부터는 집에 커다란 수족관을 들여놓고 아예 물고기들의 움직임을 관찰하며, 자연에 대한 감수성을 잃지 않도록 하고 있다는군요.

그가 환경과 공해 문제에 관심을 갖게 된 것은 대학교 때부터입니다. 학생운동을 하면서 이공계 학생이 사회를 위해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일까 고민하던 그는 환경에서 길을 찾았고, 사회에 첫발을 내디디면서 구체화합니다. “졸업한 뒤 유네스코 한국위원회에 들어가 ‘인간과 생물권 계획’을 기획하고 설악산을 유네스코 지정 생물권 보존지역으로 추진하는 일을 맡았어요. 그러나 박진감 있는 삶에 대한 갈증이 생기더라고요. 결국 1985년 <과학동아> 창간 멤버로 합류했고, 이때부터 기자로서의 삶을 본격적으로 시작하게 됐습니다.”

<한겨레>는 88년 창간 때부터 몸담았습니다. 환경(과학) 분야 경력기자로 입사한 그는 ‘물 만난 물고기’처럼 진가를 발휘합니다. 환경부 출입기자의 좁은 틀에 얽매이지 않고 자연생태, 원자력, 도시계획 등 환경 전 분야에서 심층기획과 단독뉴스 칼럼 등을 통해 ‘조·홍·섭’이라는 이름을 알렸습니다.

2001년과 2002년에는 대기오염 문제를 다룬 장기기획 ‘푸른 하늘 되찾자’를 통해 공기가 건강에 미치는 영향을 조명했으며, 자연을 파괴하는 대표적인 국책사업인 대규모 댐 건설 문제를 꾸준히 다루기도 했습니다. 2003년에는 자연과 조화롭게 살아가는 대안으로 주목받는 생태도시의 가능성을 조명한 ‘무지개 뜨는 마을-생태도시 만들기’를 기획해 주민들이 자발적인 운동으로 꾸미는 생태마을 사례를 소개했습니다. 국내 최대의 환경문제라 할 수 있는 새만금 간척사업 보도와 관련해서는 어민과 자연의 변화에 초점을 둔 ‘전통생태학’의 관점에서 사업 추진 논리의 허구를 파헤치고, 새만금 간척이 불러올 디스토피아를 그려냈습니다. 그가 ‘환경전문기자’이면서 ‘환경운동가’라고 불리는 이유죠.


그는 ‘환경과 조화하는 삶’에 대해 특히 관심이 많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환경이나 자연을 말할 때 나와는 거리가 멀다고 생각하는 것 같아요. 설악산이나 오대산에 가야 맑은 공기와 숲을 볼 수 있다고 여기는데 주변에서도 얼마든지 자연의 신비로움을 느낄 수 있어요. 청계천이나 샛강생태공원만 가도 자연의 변화를 느낄 수 있죠. 인간도 자연의 일부인 이상 떼놓고 생각할 수 없는데, 이제는 조건 없는 ‘환경보존’ 논리에서 벗어나 ‘자연과 인간의 바람직한 조화’가 무엇인지를 고민해야 할 때입니다.”

<프랑켄슈타인인가 멋진 신세계인가> <인간과 환경> <이곳만은 지키자> <현대 과학기술과 인간해방> 등 그의 책에서 이런 소신을 엿볼 수 있습니다. 최근에는 20년 동안 환경 분야를 취재한 내공을 토대로 사람과 자연이 공존할 수 있는 방안과 진정한 자연(환경) 보전의 의미가 무엇인지를 진지하게 탐구한 <생명과 환경의 수수께끼>라는 책도 냈습니다.

“앞으로는 자연을 연구했던 사람의 연대기나 환경운동을 했던 인물의 이야기들을 발굴해 보고 싶어요. 기회가 된다면 오늘날 생물 진화의 야외 실험장이라고 불리는, 다윈에게 진화론의 착상 동기를 주었다고 알려지고 있는 ‘갈라파고스 제도’나 대형 도마뱀이 많이 서식하는 인도네시아의 코모도섬 등의 생태학적 특징이 무엇인지, 환경과 자연의 변화 과정 등을 조명하는 기사도 쓰고 싶고요.”

그의 활약상이 더 궁금하다고요? 그렇다면, <인터넷 한겨레> 필진네트워크 ‘조홍섭의 환경동네’(wnetwork.hani.co.kr/ecothink)를 ‘클릭’하세요!

글 김미영/편집국 온라인뉴스부 kimmy@hani.co.kr 사진 김경호/사진부 jija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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