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겨레를 사랑하는 사람들 - 대전 큰지킴이 남공희·류택근 모자
“<한겨레>는 제가 남편을 만나 결혼하고 두 아들을 키우는 행복을 지켜봐 온 친구죠.” 대전 독자 남공희(45·대전 유성구 어은동·사진)씨는 4일 <한겨레>를 “우리 신문, 묵은 된장 같은 친구”라고 불렀다. 17년을 같이 살아왔기 때문이다. 첫 만남은 1989년이었다. 장래를 함께 하기로 약속한 남편이 약혼을 기념해 한겨레신문사에 발전기금을 내면서였다. 그 이전엔 신문은 <조선일보>만 있는 줄 알았다. 친정 아버지가 수십년 구독해서다. “다른 신문과의 차이를 처음엔 잘 몰랐어요. 기사가 좀 과격하다 싶은데도 자꾸 읽게 되고 읽고 나면 속이 후련해지는 느낌 있잖아요. ‘개운하다’고나 할까요.” 남씨는 “‘~해주었으면’ 하는 바람이 있어 <한겨레>를 펴면 입맛에 꼭 맞는, 후한을 두려워 않고 쓴 기사들을 어김없이 찾을 수 있었다”며 “자전거 신문, 상품권 신문에서는 이런 기쁨을 맛볼 수 있겠느냐”고 되물었다. 디카세상을 보면 사진을 보내고 싶어지고 칼럼을 보면 글쓴이와 대화하고 싶어진다는 그는 “이웃 주민들과 자연스럽게 우리 신문에 실린 글을 화제 삼아 얘기하다 보면 ‘나도 한겨레로 바꿀까’하면서 관심을 보인다”고 전했다. 기회가 오면 놓치지 않았다. 남씨의 친정 아버지는 물론, 큰아들 류택근(16·어은중 3)군도 이젠 애독자가 됐다. 류군은 “스포츠면은 글자 하나 빼지 않고 보는데 얼마전 월드컵 조 편성 당시 본선 진출팀들의 전술을 분석한 기사를 읽으면서 4-4-2, 3-4-1-2 등 전술을 알게 됐다”며 “사진이 좀더 시원하게 실렸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공계에 진학해 과학자나 과학 전문기자가 되고 싶은데, 기자가 된다면 ‘형님’뻘인 <한겨레>를 지원하겠다고 한다. 대물림하는 <한겨레> 사랑이다.
글·사진 대전/송인걸 기자 igso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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