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9.12.22 13:30
수정 : 2019.12.23 08:10
① 강재훈 선임기자가 꼽은 2019년 마음 한 장
2019년, 여러분이 웃고 울었던 현장에 <한겨레> 사진기자들도 있었습니다. 한 해를 정리하는 맨 마지막날까지 그 마음에 남은 사진 한 장들을 모았습니다. 새해에도 우리 사회와 사람들의 마음을 잇기 위해 더욱 노력하겠다 다짐하며 `2019년 마음 한 장'을 9회에 걸쳐 소개합니다. 그 처음은 강재훈 선임기자가 꼽은 사진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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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해고자 김용희의 투쟁은 끝나지 않았다. 강재훈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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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해고자복직투쟁위 소속 김용희(59)씨가 서울 강남역 사거리 교통폐쇄회로(CCTV)철탑 위에서 ‘국정농단 범죄자 이재용을 구속하라’는 구호가 적힌 펼침막을 내건 채 지난 6월 10일 이후 26일째 고공단식농성을 하고 있다. 5일 낮 3시 경 119구조대의 사다리차를 타고 올라가 김씨의 건강상태를 살피고 내려온 홍종원 인도주의실펀의사협의회 의사는 어지럼증과 함께 탈수현상이 나타나고 있어 걱정된다고 안타까워했다. 김씨는 1982년 창원공단 삼성항공(현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내 한화테크원)에 임사해 근무하던 중 노동조합활동 등의 이유로 부당하게 해고 되었다며 정년인 7월 10일을 앞두고 삼성 측에 복직을 요구하고 있다. 교통폐쇄회로(CCTV)철탑 앞 100미터 근 거리에 삼성그룹 사옥이 있으나 폭염경보 속 목숨을 건 절규에는 대답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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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둘이 안 친해~!” 강재후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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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인은 ‘제주 제2공항 건설고시 강행 움직임’이 제공했지만, 형제 신부님 두 분이 오랜 만에 서울 청와대앞 농성장에 만나 여러 날 함께 노숙을 하며 미사 및 집회에 참석하고 있다. 형 문정현 신부님(오른쪽)과 동생 문규현 신부님, 4대강 사업 현장은 물론 제주 강정 미군기지 건설 현장에서 십자가처럼 선 채 생명평화운동에 앞 장 섰던 분들이다. 손바느질로 꿰맨 옷을 입고 얼굴은 구리빛을 넘어 아스팔트 빛으로 바뀌어가도 항상 웃음을 잃지 않고 생명과 평화를 짓밟는 거대 힘 앞에 마주 선다. “우리 둘이 안 친해~!” 하면서도 곁에 앉은 형이, 그 곁의 아우가 싫지 않은 표정에 가을빛 미소가 깊다. “제주2공항 백지화 하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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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려나간 자연의 시간. 강재훈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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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해 8월 제주시 구좌읍 비자림로 확장공사 때 잘린 채 현장에 남아있는 삼나무의 밑동이다. 나이테를 세어보니 적어도 40 년이 훌쩍 넘는다. 삼나무숲 훼손 논란으로 중단되었던 구좌읍 대천~송당 구간 왕복 2차로를 4차로로 넓히는 확장공사가 지난 20일부터 다시 시작되자 제주환경운동연합을 비롯한 시민단체 회원들이 난개발공사라며 삼나무숲을 지키기 위해 반대하고 나섰다. 이에 제주도는 ‘아름다운 경관도로’ 조성을 위한 보완설계가 마무리됨에 따라 비자림로 확장공사 재착공에 돌입한다고 밝혔지만 40 년 이상을 가꾼 삼나무숲이 훼손되는 것은 어쩔 수 없는 현실이 되고 있다.
강재훈 선임기자
khan@hani.co.kr광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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