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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9.11.03 18:51 수정 : 2019.11.04 02:41

경찰에 일부 화면만 제공
이틀 뒤 ‘단독’이라며 보도
“수색 다급한데 영상 감춰”

<한국방송>(KBS)이 ‘독도 헬기 사고’ 관련 영상을 촬영하고도 경찰의 공유 요청을 거절한 채 뉴스 보도에 사용했다는 의혹이 불거져 논란이 일고 있다. <한국방송> 쪽은 “사고와 직접적인 관련이 없어 제공하지 않은 것”이라고 해명하면서도 영상을 찍은 직원이 거짓말 한 부분 등에 대해서는 사과했다.

3일 독도경비대 박아무개 팀장은 ‘독도 헬기 추락 사고’와 관련해 한 포털사이트 뉴스에 “<한국방송> 관계자 두 분이 (당시) 독도경비대에 하루 숙식했다. 사고 이후 수십명의 독도경비대원이 그 고생을 하는데 헬기 진행방향 영상을 제공하지 않고 촬영하지 않았다고 거짓말을 하더라”는 내용의 댓글을 달았다. 그는 이어 “수십명이 이틀을 잠 못 자는 동안 다음 날 편히 주무시고 나가시는 것이 단독 보도 때문이냐”고 따져 물었다.

독도 인근에서 발생한 응급환자를 태우고 육지로 향하던 소방헬기가 해상에 추락했다. 소방당국 등에 따르면 31일 오후 11시 28분께 독도에서 이륙한 중앙119구조본부 소속 EC225 헬기 한 대가 이륙 뒤 독도 인근 200m~300m 지점에서 해상으로 떨어졌다. 사진은 지난 2009년 경기도 남양주시 중앙119구조대에서 열린 EC225 헬기 취항식 모습. 연합뉴스

실제로 <한국방송>은 하루 전 날인 2일, 독도에서 추락한 헬기의 이륙 영상을 확보했다며 단독으로 공개한 바 있다. 박 팀장의 댓글은 곧 삭제됐지만, 누리꾼들 사이에서는 “재난주관방송사가 단독에 눈이 멀어 경찰에 영상을 숨긴 것”이라는 비난이 들끓었다.

경찰 관계자는 <한겨레>와의 통화에서 “대원들이 <한국방송>이 찍는 걸 봤기 때문에 사고 후 1시간 30분쯤 지났을 때 영상을 달라고 했다. 처음에는 ‘안 찍었다’고 하다가 나중에는 ‘착륙 장면까지만 찍었다’며 착륙 장면만을 보냈다. 그런데 방송에는 (착륙 이후의 장면이) 나왔다”고 설명했다.

논란이 거세지자 <한국방송>은 이날 오후 입장문을 발표했다. <한국방송>은 “본사 미디어송출부 소속 엔지니어가 휴대전화로 영상을 찍었다. 사고 직후 독도경비대가 화면을 요청했으며, 이 직원은 20초 가량을 제외하고 곧바로 제공했다”며 “(해당 직원이) 헬기 이착륙장 촬영의 보안상 문제에 대한 우려와 진행방향과 무관한 화면이라는 점을 생각해 추가 화면은 없다고 답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혀 사실상 거짓말 한 점은 인정했다. 다만 “단독 보도를 위해 영상을 숨겼다는 비난은 사실과 전혀 다르고, 회사는 관련 사실을 인지한 후 해당 화면을 국토부 사고조사팀에 넘기도록 조치했다”고 해명했다.

<한국방송>은 이어 “해당 직원이 사전 동의 없이 휴대전화 촬영행위를 한 점, 사고 초기에 촬영하지 않았다고 답변한 점, 어제 보도과정에서 보다 철저히 확인하지 않고 방송해 논란이 일게 된 점 등에 대해 깊이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신지민 오연서 기자 godjimi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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