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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9.10.22 18:02 수정 : 2019.10.23 07:26

<시비에스>(CBS) 라디오 간판 앵커인 김현정 피디가 지난 17일 오후 서울 마포구 공덕동 <한겨레>에서 인터뷰를 하기 앞서 사진자세를 취하고 있다.김명진 기자 littleprince@hani.co.kr

tvN ‘쎈터:뷰’ 진행 CBS 김현정 피디

‘김현정의 뉴스쇼’ 12년간 전하며
발빠른 기획·섭외·분석력으로 호평
김현정 브랜드 도전한 TV토크쇼
미디어 지형·조직문화 변화 주목

“울타리 벗어난 경쟁력 필요한 시대
더 넓은 대중에 선한 영향력 주고파
어느 매체나 인터뷰 본질은 동일
댓글·주변 여건에 휘둘리지 않을 것”

<시비에스>(CBS) 라디오 간판 앵커인 김현정 피디가 지난 17일 오후 서울 마포구 공덕동 <한겨레>에서 인터뷰를 하기 앞서 사진자세를 취하고 있다.김명진 기자 littleprince@hani.co.kr

<시비에스>(CBS) 라디오 간판 앵커인 김현정 피디가 <티브이엔>(tvN)에서 28일부터 시작하는 이슈 토크쇼 <김현정의 쎈터:뷰> 진행을 맡아 화제다.

2001년 시비에스에 입사해 시사 프로그램 <김현정의 뉴스쇼>를 12년째 진행하는 등 20년 가까이 라디오에서 한 우물을 판 김 피디의 티브이 출연은 한 방송사의 전속 피디가 다른 방송사의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이례적인 상황과 맞물려 앞으로 미디어 지형과 조직문화에 어떤 변화를 몰고 올지 주목된다. 지난 17일 서울 마포구 공덕동 <한겨레> 사옥에서 김현정 피디를 만나 새로운 도전에 대한 소감을 들었다.

김 피디는 연출자로서의 오랜 내공으로 발 빠른 기획과 섭외, 복잡한 현안을 쉽게 정리하는 분석력으로 인터뷰 당사자들의 생생한 목소리를 끌어낼 뿐 아니라 따뜻한 공감 능력을 보여줘 청취자의 호응을 받았다.

“뉴스쇼를 진행하는 10여년 동안 1만명 넘게 인터뷰했다. 다양한 사람을 만난 경험을 바탕으로 하루하루 쫓기는 인터뷰가 아닌, 한 인물을 진득하게 심층 인터뷰하고 싶은 욕심이 생겼다. 바버라 월터스처럼 인터뷰를 잘할 수 있다는 자신감도 끓어올랐다. 그때 마침 티브이엔에서 토크쇼 제안이 왔다.”

절묘한 타이밍에 실험할 기회가 왔지만 걱정이 적잖았다. “19년간 라디오만 한 사람이 다른 플랫폼인 티브이에서 잘할 수 있을까?” 자칫 라디오에서 쌓은 경력을 망칠 수도 있다는 두려움과 망설임이 맘속에서 자꾸 속삭였다.

하지만 지난해 <뉴스쇼> 방송 뒤 ‘보이는 라디오’로 유튜브 방송을 시작하면서 영상 인터뷰의 파괴력을 체감했던 사실을 되짚었다. 급물살 타는 뉴미디어 환경을 적극 활용하며 도전한 결과이다. 그는 “처음엔 추가 방송한다고 돈이 더 나오는 것도 아니고 라디오가 주력인데 유튜브에 너무 힘을 뺏기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있었지만, 올드미디어 라디오가 유튜브로 이동한 뉴스 소비층을 흡수하며 시대적 흐름을 놓치지 않은 성공 사례로 꼽힌다”고 자평했다. 다른 라디오들도 이런 시도에 적극 가세 중이다. 뉴스쇼는 요즘 댓글이 꿀처럼 흐른다는 ‘댓꿀쇼’까지 추가해 본방송에서 소화하지 못한 댓글로 후반전을 이어간다. 그는 이런 변화를 직접 겪었기에 “더 넓은 대중을 향한 선한 영향력으로 세상을 조금이라도 바꾸는 데 일조하고 싶다”는 마음으로 도전을 결정했다.

티브이엔(tvN) 제공

“회사(시비에스)는 처음엔 깜짝 놀랐다. 그래도 <뉴스쇼>를 놓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설득하자 ‘도전하고 싶으면 해보라’며 허락했다.” 예능과 드라마에서 꽃을 활짝 피운 뒤 교양 프로그램 강화를 위해 깊은 통찰력의 인터뷰 적격자로 김 피디를 발탁한 티브이엔도 모험이긴 마찬가지. 김 피디는 “티브이 첫 출연인 내가 부담스러울 수도 있을 텐데 카메라 테스트 없이 무난하게 통과됐다”고 설명했다. 두 방송사의 이런 열린 자세에는 서로 경쟁 관계가 아닌 점도 크게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시비에스의 티브이는 종교방송이고 티브이엔은 라디오가 없기 때문에 ‘윈윈 전략’을 기대한 것으로 풀이된다.

다행히 동료들도 “성공하길 바란다”는 긍정적 문자로 힘을 실어줬다. 그가 10년 넘게 아침방송 <뉴스쇼>를 위해 날마다 새벽 출근하며 헌신한 진정성을 인정해준 것이다. 그의 성공 여부에 따라 언론인들의 방송사 넘나들기는 더 유연해질 것으로 보인다. 김 피디는 “요즘은 지상파 등 공영방송이 몇달간 기획해 공들여 촬영해도 외면받기 일쑤다. 유튜브 등 뉴미디어 시대엔 기자·피디·아나운서들이 소속 언론사의 우산에서 벗어나 자신의 이름을 건 브랜드를 만드는 것이 중요해지고 있다”며 “각 언론사도 이들을 울타리에 가둬둘 게 아니라 경쟁력을 키워주는 게 필요하다”는 견해를 밝혔다.

월요일 저녁(8시10분부터 1시간) 주 1회 방송을 하는 <쎈터:뷰>는 ‘세다’라는 의미와 ‘중심에서 세상을 본다’는 중의적 의미가 담겼다. 김 피디가 사건 현장으로 달려가 인터뷰하거나 스튜디오에서 쎈터뷰 프렌즈 100여명과 함께 진행을 하기도 하고, 제작진이 인터뷰를 하기도 하는 등 세 가지 방안을 적절히 안배할 예정이다.

새로 도전하는 인터뷰를 통해 그는 어떤 메시지를 전하고 싶을까? “소통이 핵심어다. 지금 우리 사회에 가장 필요한 것은 소통이다. 그동안 지역 갈등이 극심했다면 이제는 세대, 성별, 이념 등을 중심으로 갈라질 대로 갈라져 극단적으로 싸운다. 더불어 살기 위해 내 편 이야기만 듣지 말고 상대편에도 귀를 기울이며 합리적 방안을 찾아가도록 세상과 소통하는 데 힘을 쏟겠다.”

늘 도전 정신이 강했던 김 피디지만 아직은 새로운 장르 출연에 긴장감이 역력하다. 그래도 “라디오나 티브이나 매체만 다를 뿐 질문을 던지는 것에서 출발한다는 인터뷰의 본질은 같다”고 생각하는 그는 “코가 가려운데 볼을 긁지 말자”며 대중이 궁금한 것을 묻는 “공공재로서의 마이크”를 내세워 거침없는 질문을 이어갈 예정이다. 시청자 판단을 돕기 위해 인터뷰 대상자에게 반론을 제기하며 공격적으로 질문을 하고 이에 따른 비판적 댓글도 감수할 생각이다. 김 피디는 “답을 잘하거나 못하거나 열심히 질문할 것이다. 댓글이나 주변 여건에 휘둘리지 않고 중심 잡고 가는 인터뷰를 하다 보면 ‘쿵’ 또는 ‘찡’하게 감동을 끌어낼 수 있지 않겠나 싶다”고 낙관적인 전망을 내놨다.

문현숙 선임기자 hyuns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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