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9.03.19 11:18
수정 : 2019.03.20 1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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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방송 뉴스데스크 왕종명 앵커와 장자연씨 사건 증인 윤지오씨. 문화방송 화면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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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종명 앵커 뉴스데스크 인터뷰서 무리한 진행 ‘시끌’
윤지오 “발설하면 책임져줄 수 있나…살아가는 것조차 어려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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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방송 뉴스데스크 왕종명 앵커와 장자연씨 사건 증인 윤지오씨. 문화방송 화면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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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방송(MBC·엠비시) 뉴스데스크 왕종명 앵커가 방송에 출연한 고 장자연씨 사건 증인 윤지오씨에게 ‘장자연 리스트’의 실명을 공개해달라며 거듭 요구한 장면이 누리꾼들의 거센 비판을 받고 있다.
엠비시 뉴스데스크는 18일 장자연 사건의 진상규명을 위해 증언을 해온 윤씨와 인터뷰를 했다. 왕 앵커는 윤씨에게 검찰과 경찰에 진술한 방씨 성의 조선일보 사주일가 3명과 특이한 이름을 가진 정치인이 누구인지 공개할 의사가 없는지 재차 물었다.
왕 앵커의 실명 공개 요구에 윤씨는 “말씀을 드리지 않는 것은 앞으로 (이 싸움은) 장시간을 대비한 싸움이기 때문”이라며 “(그들이) 명예훼손으로 나를 고소하면 나는 더 이상 증언자 목격자라는 신분이 아닌 피의자로서 명예훼손에 대해 배상을 해야 하는 부분이 있다. 그들에게는 단 1원도 쓰고 싶지 않다”고 말했다.
이에 왕 앵커는 “아니 피의자가 되는 게 아니라, 고소가 될 수는 있다. 피고소인으로 될 수는 있다”며 “그럼 내가 이런 말씀드려보겠다. 윤지오씨가 검찰 조사 진상조사단에 나가서 이번에 말씀했다. 그렇게 말하는 것과 지금 생방송으로 진행 중인 뉴스에서 이런 거로 이야기를 하는 것은 전혀 다른 차원의 이야기”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어쩌면 용기를 내서 이렇게 나오시는 장자연씨 죽음에 대해서 좀 더 진실을 밝히고자 하는 것이 어쩌면 생방송 뉴스 시간에 밝히는 게 오히려 진실을 밝히는데 더 빠른 걸음으로 갈 수 있다는 생각은 안 해보셨나”라고 되물었다.
거듭된 요청에 윤씨는 “내가 발설하면 (엠비시가) 책임져줄 수 있나”라며 “(엠비시 뉴스데스크) 안에서 (내가 발언)하는 건 단지 몇 분이고, 그 후로 나는 살아가야 하는데, 살아가는 것조차 어려움이 많이 따랐던 것이 사실”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이 부분에 대해서는 경찰과 검찰에 일관되게 말씀드렸다. 검찰과 경찰이 밝혀내야 하는 것이고 공표를 하고 말씀을 해주셔야 하는 게 맞다. 나는 일반 시민으로서 증언자로서 내가 말씀드릴 수는 없는 것이 그것이 당연하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왕 앵커는 이 밖에도 윤씨에게 장자연씨와의 술자리에 함께 있던 또 다른 연예인도 있다는 걸 확인해줄 수 있는지에 대해 물었다. 이에 윤씨는 “이 부분은 직접 해명할 수 있는 권리를 (그분께) 제가 드리고 싶다”고 말했다. 이날 윤씨는 서울중앙지법 형사20단독 오덕식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전직 조선일보 기자 ㄱ씨의 강제추행 혐의 사건에 대한 비공개 재판에 출석하기도 했다. 이에 왕 앵커는 “(ㄱ씨는) 술자리에 함께 있었던 분이다. 하지만 지금까지는 드러나지 않았던 부분이고, 지금 누구인지 말씀해 주실 수 있나”라고 물었다. 윤씨는 “말씀해 주기 어려운 부분이 있다”고 답했다.
누리꾼들은 왕 앵커에 대해 비판을 쏟아냈다. 엠비시 시청자 게시판에 익명으로 글을 남긴 한 시청자는 “당신의 무례한 명단 공개 요구에 뒷골 땡기고 화병이 나는 줄 알았다. 왕종명씨 당신의 과한 욕심이 뉴스의 본질을 많이 흐리게 한 거 같다”고 했다. 아이디 ‘sjk**’는 게시판에 “왕종명 앵커는 배우 윤지오씨에게 강압적인 말투를 사용해 보도 진행한 것을 사과하고 하차하시길 바란다”고 썼다.
트위터 사용자 ‘10marigold**’는 “윤지오 배우에게 가해자 본명을 말하라고 강요한 것에 대해 사과해라. 아무런 책임도 지지 못할 거면서 생방송에서 신상에 위험이 갈만한 부분을 강요한 이유가 뭐냐. 이런 것이 공중파 뉴스인가”라고 했다.
윤지오씨는 이날 오후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글을 올려 “왕종명 앵커님께서 문자와 통화로 직접 사과해주셨다”며 “오랜 시간 언론인으로서 살아오셨던 앵커님의 커리어에 본의 아니게 해를 끼쳐드린 것 같아 저로서도 죄송한 마음이고 여러분들께 우려심을 갖게 해드려서 죄송하다”고 했다. 윤씨는 이어 “앞으로 모든 인터뷰가 목격자와 증언자의 입장을 먼저 헤아리고 이뤄질 수 있었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덧붙였다.
이정규 기자
j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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