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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9.03.12 16:54 수정 : 2019.03.12 20:10

[짬] 조너선 먼로 BBC 취재보도 총괄본부장 인터뷰
‘디지털시대 저널리즘의 미래’ 세미나 참석차 방한
“속보경쟁 심화될수록 사실 확인 중요성 커져”
“언론 정치적으로 독립 보장돼야 신뢰받아”

조나단 먼로 <비비시>(BBC) 취재보도 총괄 본부장이 12일 오후 서울 중구 태평로 프레스센터에서 <한겨레>와 만나 속보경쟁시대에 사실 확인의 중요성을 역설하고 있다. 신소영 기자 viator@hani.co.kr
“영국에서 지난 1월 필립공(엘리자베스 여왕 남편)이 자동차 사고를 냈을 때 많은 언론들이 무조건 속보를 쏟아냈지만 <비비시>(BBC)는 늦더라도 정확하게 보도하기 위해 사실확인부터 했다. 이것이 비비시가 명성을 유지하는 비결이다.”

한국언론진흥재단과 주한 영국대사관이 공동으로 주최한 ‘디지털시대 저널리즘의 미래’ 세미나 참석차 한국에 온 영국 공영방송 비비시의 조너선 먼로(Jonathan Munro) 취재보도 총괄본부장을 12일 오후 서울 중구 한국언론회관에서 만났다.

먼로 본부장은 디지털시대, 특히 쇼셜미디어 시대에 너도나도 기사를 올리는 속보경쟁의 미디어 환경에 대해 저널리즘으로서 사실확인의 중요성을 다시 한번 역설했다. 그는 “휴대전화를 바로 꺼내드는 시민들도 늘었다. 언론보다 현장에서 사건에 대한 정보를 더 빠르게 받아볼 수도 있다. 하지만 그 보도를 왜 하는지, 출처가 어디인지, 공정하고 정확하게 분석해서 신뢰도를 높여 올려야 한다. 사실 그대로만 올린다고 되는 것은 아니다”라며 시민기자라는 표현을 내켜하지 않았다. 그는 이어 “비비시는 보도의 처음 주자가 되는 것보다 정확하게 하기 위해 정보들이 사실인지 확인하는 기풍이 있다”며 이것이 언론의 브랜드 가치와 연결된다는 점을 강조했다.

먼로 본부장은 이날 세미나에서도 “비비시는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브랜드 가치에 자부심을 느낀다. 베엠베(BMW)가 좋은 품질의 자동차를 뜻하고, 에미리츠항공이 편안한 비행을 뜻하며, 삼성이 혁신적인 고객 기술을 뜻한다면 비비시 뉴스는 세계에서 우수한 저널리즘을 뜻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런 평판은 쌓아올리기는 어렵지만 쉽게 무너지는 신뢰성을 기반으로 한다는 점에서 언론인들에게 가장 중요한 덕목으로 신뢰성을 꼽고 있다. 그는 이어 가치의 일관성도 주목했다. “모든 판단을 할 때 일관된 가치에 의지해야 한다. 일관적인 가치가 없다면 표현의 자유, 보도의 자유, 그리고 이의를 제기할 수 있는 자유는 약화된다.”

그는 특히 신뢰받는 언론으로 서기 위해서는 “미디어가 정치적 간섭에서 독립적이어야 한다”며 정치적 거리 유지를 주장한다. 하지만 언론의 자유를 두려워해 난폭하게 억압하는 정권들이 엄존한다는 현실에 주목했다. 미얀마군이 저지른 로힝야족 학살사건을 취재하다 체포돼 징역 7년형을 받고 수감중인 로이터통신 기자 2명에 대해서 그는 “와론과 초소우는 그들의 가족과 동료들에게 즉시 돌아올 권리가 있다. 그들이 매일 감옥에 갇혀있어야 하는 사실은 미얀마가 정의를 위해 나설 수 있는 기회를 놓치고 있다는 반증”이라며 미얀마의 민주주의와 표현의 자유에 의문점을 제기했다. 언론 90%가 정부를 옹호하는 터키나 반정부 시위를 취재했다는 이유로 대형 언론사에게 거액의 벌금을 부과한 폴란드도 죽은 저널리즘의 예로 들었다. 이의 해결을 위해 그는 더 높은 수준의 저널리즘에 집중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우리는 우리가 보도하는 모든 내용이 사실이며 정확하고 공평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 권위자들이 이의를 제기했을 때 우리의 진실성에 근거하여 반박할 수 있다. 또 숨길 것 없이 열린 단체로 나서야 한다”

상업언론은 자사 이해에 따라 보도편집하겠지만 수신료를 받아 운영하는 공영방송 비비시는 공정성과 공평성에 기반을 두고 최대한 중립적 보도를 한다. 그는 “브렉시트에 대해 탈퇴-지지자가 엇갈려 있기 때문에 우리는 편견없는 보도에 역점을 두고 있다. 또 보도의 균형성을 위해 정부여당과 제1야당은 비중이 비슷할 정도로 높게, 작은 정당들은 좀더 낮은 비중으로 다룬다”고 밝혔다.

그는 정치인들이 유튜브를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현상에 대해 “가짜뉴스를 정치적으로 이용하는 사람이 있다. 여론을 호도하거나 캠페인을 벌일 때 활용하는데 완전 거짓말은 아니기 때문에 많은 사람이 속아넘어간다”고 분석했다. 먼로 본부장과 함께 방한한 뉴스채널 <스카이뉴스>의 앤드류 윌슨 전 앵커도 “유튜브에 올라오는 것은 일반뉴스보다 가짜뉴스가 많다. ‘오바마가 여자친구가 있다’는 등 의도를 갖고 그런 스토리를 즐기는 사람들을 겨냥한 돈벌이 수단으로 활용해 정치적으로 토론거리를 만들고 있다. 미국에선 선거기간에 힐러리 클린턴을 상처를 입히기 위해 써먹거나 한국에선 여론을 다른 쪽으로 유도하기 위해 가짜뉴스가 극성을 부린다. 주요 언론들이 이의 퇴치를 위해 전쟁을 벌여야 한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문현숙 선임기자 hyuns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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