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영방송특위 백서 제안…홀딩스 세워 방송부문 최대주주로
민영방송 에스비에스가 지주회사로의 변신을 추진하고 있다. 참여연대 등 시민단체가 추진해온 기업지배구조 개선작업에 방송사가 동참하는 첫 사례여서 성공 가능성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에스비에스 민영방송특별위원회(민방특위)는 최근 ‘민영방송특별위원회 백서’를 내놨다. 민방특위는 바람직한 민영방송의 정체성을 찾기 위해 지난 4월 시청자위원회와 노사 대표 각 3명씩 총 9명으로 꾸린 기구다. 민방특위 백서 내용은 소유와 경영 분리를 위해 지주회사를 도입한다는 것이 뼈대다. 이를 위해 현재의 에스비에스를 지주회사인 에스비에스 홀딩스(가칭)와 에스비에스 방송부분으로 나누고 홀딩스가 방송부문의 최대 주주가 되도록 했다. 기존 최대 주주인 태영은 홀딩스의 최대 주주가 된다. 이와 함께 에스비에스프로덕션 등 6개 자회사는 자회사간 공정거래 등을 통해 경영 투명성을 높이도록 했다. 홀딩스는 전체 미디어그룹의 기획과 신규사업 등 전략적 업무를 추진하고, 방송부문은 방송제작과 편성에 초점을 맞춰 소유와 경영을 분산하도록 했다. 지주회사제가 효율적으로 운영되기 위한 방안으로 △사외이사 비율확대 △감사위원회 설치 △사장추천위원회 등 제도적 장치도 마련하기로 했다. 지주회사제 도입은 전체 주주의 3분의2 이상 동의가 필요한 주주총회특별결의 사안이어서 내년 2월 정기주총 전까지 주요 주주의 합의를 거쳐야 하고, 방송위원회의의 동의도 받아야 한다. 에스비에스 안팎에선 민방특위 백서가 지난해 재허가 추천 과정에서 진통을 겪은 윤세영 회장이 지배구조 개선 필요성을 절감한 결과로 풀이하고 있다. 방송계에선 에스비에스가 지주회사로 변신하게 되면 공익방송 개발과 이익의 일정부분 사회 환원 등 민영방송의 사회적 책임을 확대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와 함께 지주회사제가 지역민방으로까지 영향을 끼칠지에도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최상재 에스비에스 노조위원장은 “민방특위가 제안한 이 같은 방안이 에스비에스를 둘러싸고 제기된 소유와 경영의 분리 문제를 효과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모범 답안으로 본다”며 “가급적 정기주총 이전까지 이 문제를 마무리 짓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에스비에스 경영진 관계자는 “그동안 소유경영 문제를 놓고 다양한 의견이 많았는데, 민방특위가 지주회사를 통한 대안을 제시한 만큼 경영진과 주주들이 진지하게 검토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정혁준 기자 jun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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