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장 퇴진ㆍ제작진 징계 놓고 의견 분분
'PD수첩' 파문 이후 MBC가 최악의 위기를 맞고 있다. 이와 관련해 최문순 사장의 퇴진론까지 거론되고 있는 가운데, MBC 내부도 'PD수첩' 파문 이후 불어닥친 '후폭풍'으로 뒤숭숭하다. 현재는 'PD수첩' 보도로 인한 배아줄기세포 진위 논란이 사실상 MBC의 손을 떠난 상황에서 MBC의 위기 상황에 대한 대처 방안을 찾느라 부산하다. 그러나 방송문화진흥회 긴급간담회에서 이사들간에 의견이 엇갈려 결론을 도출하지는 못했듯 MBC 내부에서도 의견이 분분하다. 현재 가장 관심이 몰리고 있는 것은 최문순 사장의 퇴진 여부. 이를 놓고 사내에서도 의견이 크게 엇갈리고 있다. 사내 일부 구성원들은 'PD수첩' 보도와 관련해 경영진의 책임론까지 거론하며 비판적인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반면 한쪽에서는 "최 사장의 퇴진론은 외부 세력의 MBC 흔들기"라며 강력히 반발하고 있다. MBC 한 관계자는 "최문순 사장의 용퇴만이 난국을 타개할 수 있는 방법"이라며 "비단 'PD수첩' 파문에 대해서만이 아니라 최 사장 취임 후 계속된 악재들과 MBC의 경쟁력 추락에 대해 최고경영자가 책임을 져야 하는 상황"이라고 주장했다. 반면 한쪽에서는 이번 사태와 관련해 최사장의 퇴진까지 거론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라고 말한다. 한 관계자는 "MBC가 이 정도 위기는 감내할 수 있는 힘이 있으며 사장이 퇴진할 일이 아니라고 생각한다"면서 "외부에서 'PD수첩' 취재의 본질을 제쳐놓고 취재윤리 위반이라는 점만 부각시켜 흔들기를 하고 있다"고 일부 언론의 보도에 강한 불만을 표시했다. 이러한 분위기 속에서 한편에서는 "사장 퇴진 문제는 국민의 정서에 맡길 수밖에 없다"며 유보적인 입장을 보이기도 했다.'PD수첩' 제작진에 대한 징계에도 엇갈린 반응이 나타났다. 한쪽에서는 "사회적으로 엄청난 물의를 일으킨 만큼 제작진을 포함해 관련자들이 책임을 질 수밖에 없지 않겠느냐"는 반응을 보였다. 그러나 다른 쪽에서는 "제작진이 취재과정에서 황우석 교수에 대한 '구속'을 언급한 건 사실이지만 이것이 금품수수 등 개인의 이익을 위한 윤리문제와 동일시돼서는 곤란하다"면서 "그 자체로 검찰 수사까지 운운하는 것은 말도 안 된다"는 입장이다. 이렇게 경영진의 책임론과 'PD수첩' 제작진의 징계에 대한 입장이 엇갈리는 가운데, MBC 내부의 '게이트 키핑' 기능에 문제가 있다는 의견에는 공감하는 분위기. 한 관계자는 "이른바 안기부 'X파일' 사건에 이어 이번에도 결국 내부 게이트 키핑에 문제점이 있음을 여실히 드러냈다"며 "사장 퇴진이 아니더라도 이번 기회에 이를 바로잡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MBC는 4일 발표 이후 각종 회의를 연이어 열며 대책 마련에 고심하고 있다. 이번 파문이 어떤 식으로 수습될지 외부뿐 아니라 내부에서도 무거운 분위기 속에서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강종훈 기자 double@yna.co.kr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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