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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5.12.01 18:37 수정 : 2005.12.01 18:37

“신문 살아남지만 ‘언론 객관성’ 은 죽는다”

“인터넷이 새롭게 등장했지만, 신문은 미래에도 살아남을 것이다. 그것은 옛 매체인 라디오나 텔레비전이 살아남은 것과 마찬가지다.”

한국을 찾아온 브래들리 햄(40) 인디애나 대학 저널리즘스쿨 학장은 1일 프레스센터 19층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자신은 신문의 미래에 대해 “낙관적”이라고 말했다. 특히 1990년대 인터넷 교육 프로그램이 나오면서 앞으로 학교가 모두 사라질 것이라고 했지만, 그런 일은 지금까지 일어나지 않았다고 그는 말했다.

그는 신문이 살아남기 위해서는 ‘독특함’이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뉴욕 타임스>는 일반 뉴스는 거저 제공하지만 ‘타임스 셀렉트’라고 해서 모린 다우드, 폴 크루그먼, 토머스 프리드먼 등의 칼럼은 돈을 받는다. 100개의 매체가 똑같이 싣는 기사를 보기 위해 돈을 낼 사람은 없기 때문이다.” 햄 학장은 또 신문은 예전처럼 모든 문제를 다 다루려고 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예전에는 큰 신문사에서 많은 섹션을 냈지만, 히스패닉·젊은이·여성·스포츠 등 많은 개별 분야에서 새 매체들이 쏟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인터넷 대항 ‘독특함’ 이 생명
‘대학생 신문읽기 운동’ 벌인 적도
개인 매체시대 ‘공정성’ 무의미

한국에서는 신문 구독률이나 열독률이 갈수록 떨어지고 있으며, 포털 사이트들이 뉴스 유통을 장악하고 있다. 그에게 미국의 사정을 물었더니 미국에서도 젊은이들이 신문을 읽지 않는다며 자신의 경험을 소개했다. “앨런 대학에 있을 때 학생들이 신문을 읽지 않는 것을 알았다. 그래서 대학에서 <뉴욕 타임스> <유에스에이 투데이>를 무더기로 사서 학생 기숙사 앞에 쌓아 놨다. 그러자 학생들이 신문을 가져다 읽기 시작했고, 금세 동이 났다. 또 정치학과에서는 학생들에게 신문을 읽고 오도록 숙제를 냈고, ‘신문읽기 운동’을 벌이기도 했다. 신문이 살아남기 위해 이런 노력도 필요하다.”

오랜 논쟁거리인 ‘언론의 객관성’이라는 것에 대해서도 그는 인터넷의 성장과 함께 사망 선고를 내렸다. “어느 쪽에도 치우치지 않은 언론을 더 많은 사람이 볼 가능성이 많고, 광고주는 이런 매체를 선호했다. 윌리엄 허스트와 조지프 퓰리처가 캠페인성·선정성 기사로 경쟁한 것처럼 언론들이 광고를 위해 ‘객관성’을 강조하고 추구한 것이다. 또 사회에 매체가 적고, 그 매체의 영향력이 큰 상황에서는 객관성과 공정성을 필요하기도 했다.”

그러면 지금은? “이제는 수용자들이 어떤 매체에 대해서도 어떤 사안에 대해서도 객관성이나 공정성을 요구하지 않는다고 본다. 사람들이 자신들의 관심 있는 분야나 시각의 매체를 선택하고 또는 스스로 매체를 만들기도 한다. 그런 점에서 오히려 19~20세기 거대 언론사에 의해 지배된 민주주의를 개인 민주주의로 되돌린다고도 볼 수 있다.”

브래들리 햄 학장은 노스캐롤라이나대학에서 박사학위를 받았으며, 노스캐롤라이나주의 <샐리스버리 포스트>에서 기자로, 에이피(AP) 지국에서 에디터로 활동했다. 1995년 앨런 대에서 교수생활을 시작해 언론학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냈으며, 올해 40살의 나이로 인디애나대학 저널리즘스쿨 학장이 됐다.


글·사진 김규원 기자 ch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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