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8.03.01 15:25
수정 : 2018.03.01 2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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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남수 <와이티엔>(YTN)사장이 지난달 10일 오전 노조원들의 반대 속에 와이티엔 사옥으로 출근하는 모습. 전국언론노조 와이티엔지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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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 사장, ‘임명 보류’ 약속 인물들 요직 배치
보도파행 이어지며 이사회 ‘책임론’ 제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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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남수 <와이티엔>(YTN)사장이 지난달 10일 오전 노조원들의 반대 속에 와이티엔 사옥으로 출근하는 모습. 전국언론노조 와이티엔지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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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이티엔>(YTN) 구성원의 파업이 2일로 한달을 맞는 가운데, 최남수 사장은 또 다시 노사 합의 파기에 나서는 등 `버티기'를 고수하고 있다. 와이티엔이 파행으로 치닫는 상황에서, 공기업 대주주 몫 이사회가 역할을 해야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와이티엔 관계자들의 말을 종합하면, 지난 28일 최 사장은 김장하 편성제작국장을 경영본부장에, 김상우 글로벌센터장을 채널본부장에 임명했다. 이를 두고 노조는 “노골적 노사파기”라고 비판하고 있다. 지난해 12월 말 최 사장은 “지난 2008년 7월 구본홍 사장 취임 이후 3년 이상 보직을 맡았던 간부들에 대해서는 ‘와이티엔 바로세우기 및 미래발전위원회(공정방송 훼손 조사할 기구)’의 최종 판단이 나올 때까지 임원 및 보직 임명 자격을 잠정 보류한다”는 조항에 합의했다.
합의에 따르면 김장하 본부장은 2008년 7월 이후 9년 2개월, 김상우 본부장은 4년 10개월(특파원 기간 제외)간 보직 간부를 맡았기에 ‘보직 임명 보류' 대상이다. 하지만 최 사장은 ‘위원회’ 조사 결과가 나오지 않았음에도 이들을 요직에 배치했다. 최 사장은 지난 1월 초 보도국장 인사를 두고도 노조와 구두로 한 약속을 파기해 논란이 일었다. 이로 인해 구성원들은 최 사장 퇴진을 외치며 지난달 1일부터 파업에 나선 바 있다.
최 사장이 버티기로 일관하며, 와이티엔 보도는 파행으로 치닫고 있다. 노조의 `파업특보'를 보면, 지난달 12~17일 동계올림픽 방송 패널에 축구전문가, 변호사, 시사평론가 등이 출연했다. 또 지난달 19일 와이티엔은 “경기 당일 오전 빙상연맹 임원이 선수촌을 방문해 잠자는 이상화 선수를 ‘평소보다 3시간 일찍’ 깨워 격려했다”는 스포츠 평론가의 주장을 확인 없이 내보냈고, 연맹과 선수가 사실과 다르다고 밝히자 기사를 삭제했다. 지난달 12일에는 김여정 노동당 중앙위원회 제1부부장 `임신설'에 집중한 보도를 하고, 과거 기사를 `재탕'한 경우도 있었다.
와이티엔의 파행이 이어지면서 한전케이디엔(KDN), 한국마사회, 한국인삼공사 등 대주주 이사회의 책임론도 불거지고 있다. 파업을 초래한 최 사장을 선임한 대주주 이사회가 상황 해결에 역할을 해야 한다는 것이다. 와이티엔 ㄱ 이사는 <한겨레>와 통화에서 “이달 중 이사회를 열어 파업상황을 살펴보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고 했다.
합의 파기, 보도 파행을 두고 최 사장은 <한겨레>와 한 통화에서 “노조가 합의 정신을 지키지 않았고, 더는 인사를 미룰 수 없었다”면서 “보도의 질이 낮아진 것은 회사의 책임도 있지만, 파업상황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박준용 기자
juneyo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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