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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지식마을‘ 필진 네트워크. 3일 현재 기자 글방이 115개, 누리꾼 글방이 253개 등 407개가 문을 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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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지식마을’ 필진 네트워크 둘러보기
“야, 그거 어떻게 하는거야?”, “네 것은 멋지더라. 좀 가르켜줘”, “내가 옛날에 썼던 뉴스메일 익스프레스는 다 어디로 간 거야”, “뭘 써야 돼!”, “우리 아이들, 아내 사진을 올려도 될까?”
<한겨레> 편집국에 조용한 변화가 시작되고 있습니다. 나이 지긋한 고참기자들이 후배들을 찾아와서 묻고 갑니다. 밥을 먹다가도 ‘그놈’ 이야기가 나오면 다들 궁금증이 동한 초등학생들이 됩니다.
그런가 하면 ‘그놈’ 때문에 부담을 느끼는 분들도 많은 것 같습니다. “내가 그래도 명색이 10년차 기자인데…뭔가 냄새나는 글을 써야 할 텐데... 걱정돼서 못 만들겠어” “네티즌들 무섭잖아. 붙으면 깨지는 것 아니야?”
<한겨레>가 지난달 28일 시작한 미디어형 블로그 서비스 ‘필진 네트워크’를 놓고 기자들이 소곤소곤 이야기 꽃을 피웁니다. 고참기자들의 열정은 대단합니다. 후배들에게 배워가며 자기 글방을 꾸미고, 옛날에 썼던 기사와 칼럼을 차곡차곡 쌓아가고 있습니다. 환경전문기자인 조홍섭 부국장(
wnetwork.hani.co.kr/ecothink/)은 한겨레 옥상공원의 신비한 생태일기로 누리꾼들의 시선을 붙잡았습니다. 홍세화 기획위원(
wnetwork.hani.co.kr/hongsh/)은 매주 수요일 글방을 통해서 누리꾼들에게 편지를 보내고 있습니다. 일찍이 뉴스메일을 썼던 기자들은 서비스가 중단된 뉴스메일을 글방에 옮겨달라고 하소연합니다.
“필진 재미에 퇴근시간이 늦어져요”
고참기자의 깊이있는 칼럼
사건기자들의 취재 ‘뒷담화’
사진기자가 잡는 일상의 앵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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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홍세화 기획위원의 ‘홍세화의 똘레랑스‘(wnetwork.hani.co.kr/hongsh) 홍 위원은 매주 수요일 필진을 통해 누리꾼들에게 편지를 쓰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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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니홈피나 블로그 등에 익숙한 젊은 기자들도 ‘필진네트워크’에 푹 빠졌습니다. 자신이 썼던 기사들 가운데 고갱이를 묶어서 글방에 퍼나르고, 바쁜 아침시간을 쪼개 단골글방 순례를 다닙니다. 방명록에 눈 도장 찍고, 꼬리말에 토를 달고… 어떤 기자들은 필진의 재미에 푹 빠져 “퇴근시간이 늦어진다”고 하소연합니다. 젊은 기자들 필진 네트워크에 ‘필’ 받았습니다.
경찰서 사건 기자들은 기사에서 못다한 취재 뒷 이야기(
wnetwork.hani.co.kr/duck/83)를 블로그에 올리기 시작하고 있습니다. 취재 ‘뒷담화’가 실제 기사보다 훨씬 재미있습니다. 어떤 기자들은 스트레이트 기사 대신 일상의 자잘한 경험(
wnetwork.hani.co.kr/bonbon/12)들을 정갈하게 글방에 담고 있습니다. 무심히 지나칠 일도 기자의 눈에 걸리면 다르거든요.
사진기자들의 글방(
wnetwork.hani.co.kr/khtak/)은 단연 인기입니다. 신문에 실리지 않았지만 의미 있고, 멋진 사진들이 누리꾼들의 마우스를 유혹합니다. 텍스트보다 위력적인 비주얼의 힘을 느끼게 합니다. 사진기자들의 방은 단골 손님들이 끊이지 않습니다. 단, 사진기자들의 글방은 멋진 사진들로 꽉 차 로딩속도가 다소 떨어지는 단점이 있더군요. 그래도 멋진 사진을 감상하시려면 조금 참아야죠.
“한겨레 기자만 되는 겨?” “아니, 누리꾼 전부 다 되는 겨”
개설 6일째 407개 글방서 하루 150개 글 쏟아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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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사진부 탁기형 기자의 ‘기형이의 사진일기‘(wnetwork.hani.co.kr/khtak/) 사진기자들의 글방은 화려한 볼거리로 인기가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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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들 자랑이 심했네요. 그러나 투덜대지는 마세요. 필진은 기자들만의 공간이 아니랍니다. 전문 필자, 누리꾼 필자, 카페 등 필진은 모든 분들에게 문을 활짝 열었습니다. 모든 분들께 글 쓰는 기쁨과 글 읽는 재미를 나눠드립니다. 누구나 내 글방을 만들어서 한겨레가 만든 ‘지식마을’의 주민이 될 수 있습니다.
필진이 문을 연 지 6일째인 3일 현재 글방은 모두 407개입니다. 하루에 30여개씩 글방이 늘고 있습니다. 이 가운데 기자 글방이 115개, 누리꾼 글방이 253개 입니다. 또 운영진의 심사를 통과해야 글방을 열 수 있는 전문 필진 글방도 14개가 운영 중이고, 6개는 대기 중에 있습니다. 비슷한 취미나 관심사를 가진 사람들이 개설한 카페는 현재 19개가 성업 중입니다.
407개 글방에서 쏟아낸 글은 현재까지 912건입니다. 문을 연 지 며칠 안되었지만 하루에 150개 이상의 글이 쏟아지고 있습니다. 한겨레신문에 하루 동안 실리는 기사의 꼭지수와 맞먹습니다. 이렇게 쏟아지는 글 가운데 운영진은 필진 머리나 <인터넷한겨레> 메인, 한겨레신문에 실을 글을 엄선하게 됩니다.
내 글이 신문에, 삶의 향기가 묻어나는 글이면 딱!
“문제의식 없고 책임감 없는 글쓰기는 사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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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리꾼이 개설한 필진 네트워크의 글방. 3일 현재 전체 글방은 407개이고 누리꾼 글방은 253개다. 하루 30여개씩 글방이 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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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면 어떤 글이 선별이 될까요? 필진을 운영하는 <인터넷한겨레> 윤미경 팀장의 귀뜸입니다. “필진은 한겨레적 가치와 지향를 지나치게 고집하지 않을 생각입니다. 무심하게 지나칠 수 있는 일상 생활 속에서 사회적인 이슈를 찝어내는 글이나 삶의 향기가 묻어나는 글이면 딱이죠. 전문성이 묻어나는 글이나 색다른 정보를 제공할 수 있는 글도 환영합니다.” 대신 윤 팀장은 “문제의식 없고 책임감 없는 글쓰기는 사절”이라고 손사레를 칩니다. 고차원적인 담론보다는 삶의 향기가 느껴지는 풋풋한 글들이 뽑힐 가능성이 높겠죠.
그렇다면 신문에는 어떻게 실릴까요? 이홍동 온라인담당 부국장의 설명입니다. “누리꾼들의 주장이나 칼럼성 글은 지면에 누리꾼 칼럼을 개설해 담아낼 생각입니다. ‘필진’에서 쓰인 스트레이트 기사는 한겨레 기자들의 확인 취재를 거친 뒤 지면에 실릴 것입니다. 칼럼이나 기사가 아니더라도 한겨레가 꼭 해야 할 취재가 있다면 필진에 올려주세요. 한겨레 기자들이 24시간 필진을 주시하고 있겠습니다.”
내공을 쌓아 전문 필진이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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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인의 필진 존(zo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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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필자는 누가 되나요? 전문 필진은 운영진의 심사를 거쳐야 합니다. 심사기준은? ‘필진’ 운영자 안정순씨가 말하는 전문필진 심사의 기준입니다. “전문 필자는 한겨레에 정기·부정기적으로 글을 기고하시는 분들과 각 분야의 전문가들입니다. 전문 필자가 되기 위해선 다른 신문, 저널(온·오프)에 글을 기고한 경험이 있어야 하고, 자신의 전문분야를 정해 정기적으로 글을 쓸 수 있어야 합니다. 운영진의 판단에 따라 전문 필진이 되지 못하신 분들은 일반 누리꾼 글방을 운영하시다가 활동에 따라 전문 필자로 승격될 수 있습니다.”
이런 선발과정을 거쳐 현재 필진에선 저술활동가, 한국관광정보센터 연구분석팀 연구원, 경희대 스페인어학과 조교수, 소방방재청 인명구조전문가, 월간 문학저널 편집장, 고려대 영문학과 강사 등이 전문 필진으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전문 필자들은 글방을 통해 한겨레신문에 기고할 수 있습니다.
방명록·꼬리말에 발자국 ‘꼭꼭’, 좋은 글에 추천 ‘팍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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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필진의 글에 추천 ‘팍팍‘ 때려주는 센스~ 필진이 밝아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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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 대충 필진 네트워크 소개를 마쳤습니다. 마지막으로 초보 글방 기자가 제안하는 스타 필자 되는 법입니다. 방법은 간단합니다. 일단 많이 쓰시고, 내 글방이든, 남의 글방이건 방명록, 꼬리말 부지런히 남기세요. 내 글방의 관심도는 필진에 남긴 족적에 비례합니다. 글방도 생물처럼 자꾸 와서 만져주고, 봐줘야 무럭무럭 큽니다. 그리고 글 쓰시면 반드시 관련 사진을 첨부해보세요. 추천이 팍팍 올라갑니다.
진짜 마지막으로, ‘필진’ 에티켓 한가지. 다른 필진의 좋은 글에 추천 ‘팍팍’ 때려주는 센스~ 필진이 밝아집니다. 아직도 글방 없으세요? 지금 빨리 오세요. 한겨레 지식마을 필진 네트워크(
wnetwork.hani.co.kr/HOME) 이상 ‘땅끝촌넘’(
wnetwork.hani.co.kr/jong8) 이었습니다. <한겨레> 온라인뉴스부 박종찬 기자
pjc@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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