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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5.11.02 18:29 수정 : 2005.11.02 18:29

방송위 실태보고서…에스비에스가 가장 심해

지상파 방송 3사가 자사와 특수 관계에 있는 계열 방송채널사업자(피피)에 방송 프로그램을 편중 판매하는 ‘프로그램 몰아주기’가 갈수록 심각한 것으로 드러났다.

방송위원회는 2일 내놓은 ‘2005년 방송산업 실태조사 보고서’에서 지난해 지상파 방송사들의 프로그램 몰아주기가 2003년에 견줘 모두 큰 폭으로 늘어났다고 밝혔다.

<한국방송>은 지난해 계열피피 2곳을 포함해 30곳 피피에 4890편의 자사 프로그램을 팔았다. 하지만 피피당 판매편수를 꼼꼼히 따져 보면, 계열피피 한 곳당 1124편을 판데 비해 계열피피가 아닌 일반 피피 한 곳당에는 94편을 판매하는데 그쳤다. 이는 2003년과 견줘서도 더 심화된 것인데, 당시 한국방송은 계열피피 한 곳당 평균 828편을 팔았고 일반 피피 한 곳당에는 평균 123편을 팔았다.

<문화방송>은 2003년 계열피피(3307편)보다 일반피피(4301편)에 많은 프로그램을 팔았으나, 지난해는 판매량에서 계열피피(2806편)가 일반피피(1534편)를 제쳤다. 문화방송도 지난해 계열피피 3곳을 포함해 19곳 피피에 프로그램을 팔았으나, 계열피피 한 곳당 평균 935편으로 일반 피피 95편보다 많았다.

<에스비에스>는 지상파 3사 가운데 가장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는데, 계열피피 한곳에 3467편의 프로그램을 몰아줬다. 반면 일반 피피 5곳에는 총 59편을 파는데 그쳤다.

이에 따라 일반 피피에 판 평균 판매편수(기준 100)에 비해 계열 피피에 판매한 편수가 차지하는 비율인 판매 편중도도 심화됐다. 2003년에 견줘 2004년 판매 편중도를 보면, 한국방송(554→932), 문화방송(443→697), 에스비에스(1868→16054)로 각각 확대됐다. 에스비에스의 경우 일반 피피에는 1개 프로그램을 팔면서 계열 피피에는 160개를 팔고 있는 셈이다.

보고서를 작성한 이종원 방송위 연구위원은 “지사파 방송사들이 프로그램 거래에서 계열 피피들을 일반 피피들보다 거래상에서 우대하고 있으며, 이는 일반 피피들이 프로그램 구매의 어려움으로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지상파들이 계열사와의 거래에 치중하고 있는 것은, 드라마·예능 등 인기 프로그램을 계열사 피피에게 팔아 케이블티브이 쪽에서도 지상파의 영향력을 전이시키면서 시장 점유율도 확대하기 위해서이다. 김동균 방송위원회 채널사용사업부장은 “2004년도 기준으로 전체 122여개 피피가 번 순익 495억원 가운데 81.9%인 405억원이 지상파 계열 피피가 가져갔다”고 말했다.


지상파 3사의 계열 피피가 운영하는 채널은 한국방송이 3개(스카이 스포츠, 스카이 드라마, 코리아)이며 문화방송은 4개(이에스피엔, 게임, 드라마, 무비), 에스비에스(골프, 스포츠, 드라마플러스)이다.

정혁준 기자 jun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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