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X파일 관련 삼성’ 보도태도 문제삼은 보고서놓고 공방
“4대 재벌에 대한 언론의 광고 의존도가 심해지면서 광고주인 기업을 의식해 언론보도를 할 수밖에 업는 객관적인 처지에 직면하고 있다”(17일 참여연대 <삼성보고서 2차. ‘X파일’이 1면에서 사라진 이유:삼성, 4대 재벌, 그리고 언론에 관한 보고서>)“언론이 삼성 눈치만 본다고? 참여연대 오버하지마!”(21일 <조선닷컴> 진중언 칼럼)
““참여연대 오버하지 말라고?” 제 발 저린 조선일보의 ‘오버’(24일 참여연대 논평) 참여연대가 17일 발표한 <삼성보고서 2차. ‘X파일’이 1면에서 사라진 이유:삼성, 4대 재벌, 그리고 언론에 관한 보고서>를 둘러싸고 참여연대와 <조선일보>가 치열한 기 싸움을 벌이고 있다. 참여연대 보고서를 두고 조선일보가 21일 진중언 기자의 ‘언론이 삼성 눈치만 본다고? 참여연대 오버하지마!’라는 칼럼을 통해 비판하자, 참여연대가 24일 ‘제 발 저린 조선일보의 오버’라는 제목의 논평을 내어 칼럼 내용을 정면으로 반박하고 나섰다. 최한수 경제개혁센터 팀장 명의로 된 참여연대의 이날 논평은 조선일보 칼럼에 대한 반론이다. 발단은 참여연대의 보고서다. 이 보고서는 현재 언론의 자유를 침해하는 요인이 과거처럼 편집권에 대한 직접적인 간섭과 통제를 일삼는 정치권력이라기보다는 광고나 협찬 등을 매개로 한 거대 재벌이라는 판단 하에 ▲ 한국 언론사의 재무구조, 수익성에 대한 분석 ▲ 4대 재벌의 광고주로서의 위상 ▲ LG상남 및 삼성언론재단의 언론사별 수혜자 내역 등을 자세히 분석했다. 참여연대는 이를 근거로 “우리나라 언론사들, 특히 신문사들의 재무구조와 수익성 경영실적은 매우 심각한 상황이며 이들 신문사들의 경영실적은 시간이 지날수록 개선되기는커녕 오히려 악화되고 있다. 다른 한편으로는 광고시장에서의 4대 재벌이 차지하는 위상이 점차 상승하여 이들에 대한 광고 의존도가 심화되고 있어 광고주인 기업들을 의식하여 언론보도를 할 수밖에 없는 객관적 처지에 직면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조선 “참여연대, 사실 왜곡했다” 이 보고서가 공개되자 <조선일보>가 즉각 반격에 나섰다. <조선닷컴>의 진중언 기자는 “참여연대가 신문사들이 4대 재벌에 대한 광고 의존도가 심해지면서 광고주인 기업들을 의식해 언론보도를 할 수밖에 없는 객관적인 처지에 직면하고 있다고 지적, 방송사는 빼고 유독 신문사만 삼성과 ‘거래’를 하는 것처럼 느껴지게 왜곡을 했다”고 비판했다. 그는 일례로 <조선일보>의 사례를 들었다. 그는 “조선일보의 2004년도 부채비율은 34.8%로 13개 신문사 중 유일하게 부채비율이 100%를 넘지 않았고, 200% 이상을 이상적인 상태로 보는 유동비율에서도 조선일보(439%)만이 양호한 상태였으며, 2004년 조선일보의 전체 광고 수익 중 삼성이 차지하는 비율은 3.2%로 언론사들 중 가장 낮았다”고 반박했다. 그는 또 “이른바 ‘언론개혁’을 주장해온 일부 신문의 삼성 광고 비율은 10%대로 조선·동아·중앙일보보다 2~3배 더 높았고, 방송의 경우 SBS, KBS, MBC 순으로 삼성 광고가 많았다”며 “특히 2004년 방송 3사의 삼성 광고비는 약 1763억원으로 13개 주요 일간지의 신문광고비 전체(1190억원)보다 훨씬 많았지만 참여연대 보고서는 ‘신문1면’만 언급해 사실을 왜곡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언론사의 경영상태가 좋지 않고, 삼성의 광고비 지출이 많다고, 언론사가 삼성의 광고를 싣는다고 한국의 모든 신문과 방송이 삼성에 대한 우호적인 기사를 쓰지 않는다”라고 전제한 뒤 “특정 기업이나 광고비 때문에 언론이 할 말을 하지 못한다면, 먼저 독자나 시청자에게 외면당할 것이며, 시민단체의 자극적인 보고서가 나오기 전에 해당 언론의 자정 능력이 먼저 발동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참여연대의 이번 보고서는 반 기업정서, 특정 기업에 대한 시민단체의 독선적인 시각이 아닌가”라고 의문을 제기한 뒤 “그들 역시 또 하나의 권력이 돼 너무도 편하게, 고민 없이 발언권을 행사하려는 것은 혹시 아닌가 걱정된다”고 글을 맺었다. 참여연대 “조선일보 ‘도둑이 제 발 저린 격’” 이 칼럼에 대해 참여연대는 24일 논평에서 “보고서에서 일관되게 신문과 방송 모두 광고에 있어 4대 재벌 의존도가 점점 더 심화되고 있다고 쓰고 있으며, 보고서 어디에도 신문과 방송을 구별하는 내용이 없다”며 “이는 보고서 제목이 갖는 상징적 표현일 뿐”이라고 주장했다. 참여연대는 삼성보고서의 제목 역시 “진 기자 말대로 하면 언론이 아니라 ‘신문’에 관한 보고서야 맞지 않은가”라고 반문했다. 참여연대는 진 기자가 공개한 조선일보의 경영상황과 관련해서도 반박했다. 참여연대는 “2004년 조선일보는 영업손실 상황이었으며 매출액 순이익율의 경우 조선은 0.48%로 국민일보(9.36%), 세계(16.76%)보다도 못하다”라며 “현재 재무상황이 건전하다 하더라도 영업이익이 나지 않은 회사가 영업수익의 대다수를 차지하는 광고의 변동에 민감하지 않을 수 있는가”라고 반문했다. 참여연대는 이어 “진 기자가 어떤 이유에서인지 칼럼에서 인용하지 않은 (삼성보고서 내의) 수익성과 관련된 지표들은 조선일보의 경우도 삼성, 더 나아가 4대 재벌로 상징되는 광고주의 영향력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꼬집었다. 또 진 기자가 “안기부의 불법도청 사건, 이른바 ‘X파일’ 관련 기사가 삼성 때문에 보도되지 않는다고 할 만한 구체적인 실증 자료는 찾기 힘든 상황에서 ‘X파일이 신문 1면에서 사라진 것 아니냐’고 묻는 것은 논리의 비약, 참여연대의 ‘견강부회’가 아닌가?”라고 지적한 것과 관련해서는 “삼성보고서가 서두에서 분명히 밝히고 있듯이 우리는 언론과 기업의 관계에 대해 섣불리 답을 내려고 하지 않았고 이러한 실증적 방법을 통해 이를 접근하기로 했던 것”이라며 “삼성보고서의 분석이 미흡하다는 비판은 얼마든지 감내할 수 있지만 논리의 비약, 견강부회라는 표현은 절대 인정할 수 없다”고 밝혔다. 참여연대는 “만약 우리가 정말로 이른바 반기업적 정서에 손쉽게 편승하려고 했다면 개별 기업의 연도별 광고지출 내역과 각 언론사의 재무상황을 분석하는 번거로운 작업을 진행하지 않았을 것”이라며 “그런 면에서 오히려 삼성보고서의 주장을 비판하는 진 기자의 칼럼이 논리의 비약과 견강부회를 하고 있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참여연대는 “왜 삼성보고서가 하지도 않은 분석(참여연대는 방송사는 빼고 유독 신문사만 삼성과 ‘거래’를 하는 것처럼 느껴지게 왜곡을 한 셈)과 내리지도 않은 결론(언론사의 경영상태가 좋지 않고, 삼성의 광고비 지출이 많다고 한국의 모든 신문과 방송이 삼성에 대한 우호적인 기사를 쓰지 않는다)을 갖고 이토록 격정적인 칼럼을 썼는가라는 점”이 이해되지 않는다며 “이럴 때 ‘도둑이 제 발 저리다’라는 표현이 제격”이라고 꼬집었다. <한겨레> 온라인뉴스부 김미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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