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결체 무료 배포에 한글사용자들 ‘열광적 반응’
“도대체 한결체가 뭐야?” “한결체 구할 수 있는 곳 좀 알려달라” 인터넷이 ‘한결체’ 때문에 한바탕 소동이 벌어졌다. <한겨레>가 한글날을 기념해 지난 10일부터 <인터넷 한겨레> 홈페이지(www.hani.co.kr)를 통해 ‘한겨레 결체’(한결체)를 무료로 내려받게 한 뒤, 인터넷에 쏟아진 반응들이다. 한결체는 한겨레가 창간17돌을 맞아 제2창간을 선언하면서, 지난 5월16일치 신문에 첫 선을 보인 ‘탈네모형 글꼴’의 새 글씨체다. 한결체는 애초 한글날인 10월9일 무료로 배포될 예정이었으나, 실제로는 월요일인 10일에야 인터넷에서 다운로드가 가능했다. 한글날 공개되는 것으로 알고 있던 누리꾼들은 9일 한결체를 내려받기 위해 포털사이트의 지식검색과 편집관련 사이트에 “한결체 내려받을 수 있는 주소를 알려달라”는 질문을 올렸다. 특히 편집 및 디자인과 관련이 깊은 누리꾼들은 한결체를 한글날 무료로 배포하겠다는 기사가 나왔을 때부터 한결체 공개에 뜨거운 관심을 보였다. 누리꾼 ‘백창열’은 한겨레말글연구소 홈페이지에 글을 남겨 “한결체를 찾아 어제 오늘 인터넷한겨레를 이잡듯 뒤졌다”며 “언제쯤 내려받을 수 있냐”고 말했다. 신승한씨도 “오늘이 한글날인데 빨리 사용해 볼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새 글씨체 ‘한결체’ 인터넷서 대박?
‘신명’ ‘바탕’ ‘샘물’ 등 몇가지 정해진 글씨체만 써왔던 누리꾼들의 새로운 글씨체에 대한 관심은 뜨거웠다. 10일 한결체가 공개되자 ‘지오피시’라는 아이디를 쓰는 누리꾼 자신의 블로그에 “드디어 그분이 오셨습니다”라며 한결체 프로그램 공개 소식을 전달하기도 했다. ‘자유’라는 아이디를 쓰는 누리꾼은 “항상 기본 서체만 사용해왔었는데, 이번 기회에 결체를 사용해보려고 한다”며 관련 프로그램을 내려받았다. 네티즌 ‘아크몬드’는 “한글 글꼴은 늘 고딕과 명조체가 점령하고 있는 가운데 이런 변화는 즐겁다”며 새 글씨체에 대한 기대감을 내비쳤다. 누리꾼들의 뜨거운 관심을 반영하듯 인터넷한겨레에 한결체 폰트를 올려놓은 지 5일 동안 2만명이 한결체를 내려받았다. 한결체 공개 하룻만에 인터넷에서 소프트웨어를 공개하는 각종 사이트도 ‘한결체’를 다운받을 수 있도록 해놨다. 공개소프트웨어 사이트에서 내려받은 경우와 개인들간에 주고받은 것까지 감안하면 한결체를 내려받은 사람은 이 숫자를 훌쩍 넘어선다. 수억원의 개발비에도 ‘무료공개’… “한결체는 한겨레가 준 한글날 선물”
한겨레가 한글날을 기념으로 한결체를 공개한 탓에 누리꾼들은 한겨레 무료공개를 “한겨레의 한글날 선물”이라고 불렀다. 누리꾼들은 수억원의 개발비가 들어간 ‘한결체’를 ‘공짜’로 나눠준다는 점에 감격했다. ‘eqm’이란 이름의 블로그(http://qbio.net/wp/?p=209)를 운영하는 네티즌은 “한겨레신문사는 한글날을 맞아 자사의 신문에 사용하고 있는 ‘한겨레결체’라는 귀한 선물을 선사했다”며 “글꼴 하나를 만들기 위해서 천문학적인 노력과 비용이 들어가는 것을 감안한다면, 한겨레신문사가 한글날을 맞아 준비한 이번 선물은 쉽지 않은 결정이었고 그만큼 큰 의미가 깃들어 있다”고 말했다. 누리꾼 ‘장목수’는 “10월9일 한글날을 기념한 엄청난 이벤트”라고 말했고, 누리꾼 gya는 “한글날 뜻깊은 선물을 받아 고맙다”고 전했다. 누리꾼 ‘세윤’은 “폰트 하나 만드는데 들어가는 엄청난 비용과 시간을 고려해 봤을 때, 이번 폰트의 무상공개는 굉장히 고무적인 일”이라고 평가했다. 누리꾼 ‘한겨레 결체’는 “개인은 물론이고 기업에서도 사용할 수 있다니, 서체 개발에 들어가는 천문학적인 금액과 노력을 사회에 환원한 한겨레신문사에 감사한다”고 말했다.
한결체 어디다 써볼까? 한결체를 내려받은 누리꾼들은 어떻게 쓸까? 한겨레 편집기획부쪽은 “문서작성과 프리젠테이션 발표 등에 유용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가독성이 좋은 탓에 각종 논문이나 공문, 책 등 딱딱한 문서를 대체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한결체는 컴퓨터에서 보는 것과 달리 출력을 했을 때 강점이 드러난다. 이런 이유 때문에 누리꾼들은 글씨체가 깔끔하다는 점을 들어 문서작성에 쓰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누리꾼 ‘ejayoo’는 “한결 간결하고 깔끔해서 한결체인듯 하다”며 “우선은 한눈에 쏘옥 들어오는 간결함이 좋습니다. 추천글꼴입니다”고 말했다. 임정근씨는 “공문 만들 때 좋겠다”며 “한겨레신문이 재미있는 시도를 했다”고 말했다. 디자인이나 편집쪽에서 일하는 누리꾼들은 “맥에서는 한결체가 깨져 보인다”며 한결체가 아직 맥용으로 개발되지 않은 것에 대해 아쉬운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오돌또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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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부 누리꾼은 ‘한결체’ 무료 공개를 기회로 한글의 다양한 서체가 개발될 수 있도록 관심을 모아야 한다는 주문까지 했다. ‘실비아’는 자신의 블로그에 ‘써보자 한결체’라는 제목으로 올린 글에서 “한결체가 두루두루 퍼졌으면 좋겠다”며 “그래야 더 다양한 한글폰트가 개발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한겨레 관계자는 “새 글씨체에 대한 관심이 이렇게 뜨거울 줄 몰랐고, 앞으로 한결체를 계속 발전시키고 진화시켜나갈 계획”이라며 “맥용이나 인터넷 등에 쓰기 위해 한결체를 개발하기 위해서는 수천만원의 개발비용이 드는 데 당장 개발하기에는 어려움이 있다”고 말했다. <한겨레> 온라인뉴스부 이승경 기자 yam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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