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3사 연장방송 광고 매출 현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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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대 뒤떨어진 규제해소” “지상파 광고 독점 심화” 맞서
지상파 방송사의 ‘낮방송’ 논란이 다시 불붙고 있다. 노성대 방송위원장이 10일 국회 문화관광위원회 국감에서 지상파 디엠비(이동멀티미디어방송) 본방송을 시작하는 때인 12월 1일을 기준으로 낮방송까지 확대하는 방안을 추진하는 것을 논의하고 있다고 밝혔기 때문이다. 양한열 방송위 지상파부장은 “에너지 절약 등의 이유로 낮방송을 규제하는 것이 현실적이지 않아 단계적으로 낮방송 시간을 늘리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며 “23~24일께 이와 관련한 공청회도 열 예정이다”라고 밝혔다. 현재 지상파 티브이는 평일 기준으로 아침 6시부터 낮 12시, 오후 4시부터 이튿날 새벽 1시까지 방송을 하고 있다. 이런 소식이 전해지자 지상파 방송사들은 일제히 반기는 반면, 케이블티브이 등은 이에 적극 반대하고 있다. 지상파 방송사들은 방송시간 규제가 권위주의적 정부의 직접적 언론통제 수단이었다는 점을 든다. 또 에너지 소비절약이란 것도 시대에 맞지 않는다고 주장한다. 낮방송을 할 때 늘어나는 하루 전력소비량(시청률 10% 기준)은 5만㎾로 여름 성수기 에너지 최고 소비량(4천만㎾)의 0.12%에 그친다는 것이다. 여기에 케이블티브이와 위성방송, 인터넷방송 등은 이미 24시간 방송을 하고 있다는 점도 빼놓지 않는다. 박정훈 <에스비에스> 편성기획팀장은 “공공채널인 지상파의 방송 시간을 규제하는 곳은 전 세계 어느 나라에서도 찾아보기 힘들다”며 “규제를 풀어 자유롭게 경쟁하도록 해야 방송 내용도 더 높아지게 된다”고 말했다. 반면 낮방송에 대한 비판적인 시각도 만만치 않다. 정하웅 한국케이블티브이방송협회 사업지원2국장은 “낮방송 허용은 매체간 균형 발전에 역행하고 방송사의 수익 악화를 방송시간 연장으로 벌충하려는 의도”라고 주장했다. 방송광고공사가 최근 열린 국감에서 심재철 한나라당 의원에 제출한 자료를 보면, 2004년부터 지난 8월말까지 지상파 방송 3사가 편법적인 연장방송을 통해 375억원의 광고 수입을 올린 것으로 나타났다. 또 현재 방송사들이 주시청 시간대에 오락 프로그램 위주로 편성하고 있는데 방송시간을 늘리면 교양 프로그램이 시청률이 낮은 새벽이나 낮 시간대로 밀려날 가능성도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조은기 성공회대 교수(신문방송학)는 “시청점유률과 광고시장을 따져 놓고 볼 때, 지상파 방송사들은 여전히 시장지배적인 사업자여서 방송시간 규제를 풀어주게 되면 여론독점과 광고시장 독점의 문제가 일어날 수 있다”며 “먼저 이러한 독과점 문제를 해결한 뒤 낮방송 규제도 풀어야 한다”고 말했다. 정혁준 기자 jun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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