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업무상 취득 비밀 엄수하길"…김용철 변호사 "정확한 보도 위해 노력"
삼성그룹 법무팀장을 지낸 김용철(.47.사시 25회) 변호사가 재벌그룹에 비판적인 논조를 유지하고 있는 한겨레신문의 편집국 기획위원으로 활동하게 됐다. 서울지검 특수부 검사 시절 이른바 `전두환ㆍ노태우 비자금 사건' 수사에 참여했던 김 변호사는 1997년 삼성 법무팀 이사로 자리를 옮긴 뒤 작년 8월 이종왕 변호사가 법무실장으로 부임하기까지 삼성의 법무업무를 총괄해왔던 인물. 그런 그가 12일 한겨레신문 인사에서 비상근직이기는 하지만 기획위원으로 임명되자 삼성은 그의 `이적 배경' 등을 알아보는 등 긴장감을 감추지 못하는 분위기가 역력하다. 특히 검찰이 `안기부ㆍ국정원 도청' 사건과 관련, 참여연대가 고발한 삼성의 대선자금 제공설 등을 수사하는 와중에 전해진 그의 인사 소식을 삼성 입장에서는 충격적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김 변호사는 1999년 안기부 `미림팀'의 공운영(구속) 전 팀장으로부터 삼성 관련 도청물을 넘겨받은 재미교포 박인회(구속)씨가 삼성 이학수 구조조정본부장을 협박하러 왔을 때 박씨와의 협상을 맡는 등 이른바 `안기부 X파일'과 관련한 전후 사정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는 인물이기 때문이다. 게다가 김 변호사는 법무팀장 재직시 각종 법적 현안을 다루면서 삼성의 치부까지도 속속들이 파악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광주일고와 고려대 법대를 나온 김 변호사는 1989년 인천지검과 대전지검 홍성지청, 부산지검, 서울지검 검사 등을 거쳐 1997년부터 삼성 법무팀에서 일하다가 2004년 퇴직한 후 법무법인 하나와 서정 등에서 활동했다. 삼성 관계자는 "삼성에 재직할 때는 물론이고 떠날 때에도 섭섭하지 않도록 예우를 다해줬는데, 김 변호사가 한겨레신문으로 옮아가게 됐다는 소식은 다소 의아스럽다. 김 변호사가 직무상 취득한 비밀엄수 의무는 지킬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다.김 변호사는 "내가 먼저 1년 전부터 제의를 해서 한겨레신문에서 일하게 된 것이다. 삼성과 연결짓는 것은 말도 안 되는 일이다. 이제 언론인이 됐으니 정확하고 분석적인 보도를 하는 언론 환경을 만들어가는데 기여하고자 한다"며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 고웅석 기자 freemong@yna.co.kr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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