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태일 어머니 이소선씨 발전기금 모금 광고 선뜻
한겨레 제2창간 발전기금 모금광고에 전태일의 어머니 이소선씨가 발벗고 나섰다. 1971년 아들의 죽음 이후 30년 넘게 한국 노동운동과 민주화운동의 현장을 떠나지 않고, 맨 앞자리에서 아들의 유언을 이어받아 외쳐오며, 숱한 민주인사들로부터 ‘어머니’로 불려온 이소선씨. “한겨레 잘돼야 민주주의 잘되지 고통받는 이들에 관심 쏟아줘” 이러한 이소선씨를 가리켜 한 노동운동가는 ‘지혜와 뱃심, 부드러움과 투쟁성, 운동과 생활, 어머니와 투사가 한 몸에 결합’된(김문수 <노동자의 어머니 이소선>) 분이라고 표현했다. 노동계와 노동자들을 겨냥한 호소력 있는 광고 모델을 찾아온 한겨레 제2창간운동본부는 한국 노동운동의 기폭제이자 분수령이 된 청계피복노조 전태일의 어머니 이소선씨를 떠올렸다. 이씨는 언제나처럼 노동자와 민주주의를 위한 일이면 발벗고 나섰다. 이씨는 “한겨레신문이 창간을 준비하던 시절 송건호 선생님과 이리저리 함께 뛰어다니며 창간을 도왔다”며 “비록 적은 수의 주식을 가지고 있지만 한겨레에 대한 애정과 후원의 마음은 너무나 크다”며 기꺼이 한겨레 발전기금 모금광고 모델로 참여했다. 광고 논의를 위해 찾은 날도 이씨는 고희를 넘긴 몸으로 민주화인사보상심의 개선을 요구하는 농성에 합류해 있었다. 이씨는 언론과 기자들을 향해 아들의 호칭에 대한 각별한 당부를 했다. “우리 아들을 ‘열사’로 부르지 않아주었으면 한다. 그저 태일이는 인간 자체를 너무 사랑했던 것이며, 그래서 ‘동지’라고 불러주길 바란다”는 것이다. “아들의 죽음을 ‘분신자살’이라고 쓰는 기자들도 있는데 이는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어떻게 ‘의로운 죽음’을 ‘자살’이라고 표현할 수 있나”라고 되물었다. 이씨는 “한겨레가 잘 되어야 이 나라 민주주의가 더욱 잘될 수 있을텐데, 어렵다는 소식을 듣노라면 늘 안타깝다”며 “하지만 한겨레 보도가 부족하다는 느낌도 많으며 좀더 우리 사회의 고통받는 사람들에게 관심을 쏟아야 한다”고 당부를 했다.
한편 청계천 복원에 때맞춰 전태일기념관추진위원회는 ‘전태일거리, 시민의 힘으로 만들자’는 캠페인을 통해 청계천6~7가 평화시장 앞 버들다리(전태일 다리로 명명 예정) 주변에 전태일거리를 시민들의 참여로 조성하는 일을 펼치고 있다. 전태일거리 바닥은 시민들의 모금 참여로 이뤄진 기념 동판 블록을 깔 계획이다. 오는 15일까지 진행될 이 캠페인에는 언론노조 한겨레지부와 간부들도 단체와 개인 명의로 각각 참여했다. 구본권 기자 starry9@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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