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05.07.21 17:41
수정 : 2005.07.21 17:44
말랑한 기사 편중…정화·중재장치 없어 문제
주요 포털 사이트의 메인 화면 뉴스에서 스포츠·연예 기사가 차지하는 비중이 전체 기사의 1/3 이상으로 조사됐다.
지난 19일 오후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올바른 포털 저널리즘 어떻게 만들 것인가’ 토론회에서 주제발표자인 이희완 민주연론운동시민연합 인터넷정보 관리부장은 “주요 포털인 네이버·다음·네이트의 메인 화면 ‘뉴스박스’의 기사를 조사한 결과 스포츠는 19.4%, 연예는 15.7%로 연예·스포츠 기사의 비중이 35.1%에 이르렀다”고 밝혔다.
이날 토론회는 언론개혁시민연대와 한국기자협회, 한국언론재단이 주최하고 민주언론시민연합 주관했으며, 이런 결과는 5월7~27일 사이 보름, 6월7~17일 사이 나흘 등 모두 24일 동안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매시 정각에 이들 세 포털의 메인 화면을 조사해 나왔다.
이 부장은 “사회 부문은 27.1%로 스포츠와 연예 분야를 떼어놓으면 가장 높았다”며, “이밖에 국내 정치 13.8%, 문화·미디어·과학 10%, 국내 경제 8.5%, 국제 정치 4.3%, 국제 경제 0.1% 등으로 조사됐다”고 밝혔다.
포털별 특성도 드러났는데, 네이버는 국내 정치(17.4%)와 국제 정치(7.0%) 기사의 비중이 상대적으로 높은 대신 연예 기사 비중이 6.5%로 크게 낮았다. 반면 네이트와 다음은 연예 기사의 비중이 각각 19.6%, 20.5%로 매우 높았으며, 국내·국제 정치 기사의 비중은 낮았다. 스포츠 기사 비중은 18~20%로 셋이 거의 비슷했다.
또 세 포털에서 제공받은 기사의 애초 제목을 바꿔 다는 경우도 전체의 85.4%에 이르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 가운데 부분 수정은 72.8%, 전면 수정은 12.6%였으며, 애초 제목을 그대로 쓴 경우는 14.5%에 그쳤다. 이 부장은 “포털쪽은 제목이 긴 뉴스를 줄이는 정도라고 주장하나, 전혀 다른 기사처럼 느껴지거나 선정적으로 바뀐 경우도 적지 않았다”고 밝혔다.
또다른 주제발표자인 송경재 인천대 대학원 강사는 포털 저널리즘의 문제점을 △즉자적·연성 기사로 저널리즘의 위기 낳음 △사회적 중요도보다 네티즌의 조회 숫자가 편집 기준이 됨 △기존 매체의 정화·중재 장치 없음 △공급자인 기존 매체에까지 기사의 질 떨어뜨림 등이라고 지적했다.
송 강사는 이에 대한 해결책으로 △포털이 언론으로서의 사회적 책임감을 가져야 하며 △편집 기준을 세우고 심의·조정하는 자율 감시 장치를 마련해야 하며 △인터넷 매체 관련한 새 법률을 제정하고 △기존 매체들이 인터넷 매체 활용에 적극 나서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토론자로 나선 최정훈 미디어다음 팀장은 “포털은 언론사의 역할을 하고 있기 때문에 법적 책임을 질 준비도 하고 있다”면서도 “신문·방송도 연성화하고 있고 수용자들도 변화하므로 연성화 문제를 포털만의 책임으로 돌리는 것은 맞지 않다”고 주장했다.
김규원 기자, 조은정 인턴기자
ch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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