퍼나르며 인기검색어 등극
2005년만 수십건…피해 속출 특정 대상을 음해하기 위한 의도로 가짜 기사를 만들어 인터넷으로 퍼 나르는 ‘신종 인터넷 폭력’의 피해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이화여대 여성학과 장필화 교수는 최근 군복무 가산점 제도와 관련해, 자신이 하지도 않은 말이 네티즌 사이에서 나돌고 있는 것을 발견했다. 문제의 글은 장 교수가 한 잡지와 했다는 인터뷰를 인용한 기사 형식의 글로, 기자 이름도, 출처도 적혀있지 않다. 이 글에는 장 교수가 “군복무 가산점 부활 논의는 시대착오적”이라며 “육군사관학교를 졸업하고 남성들도 통과하기 어렵다는 전투 헬기 조종사가 된 여군을 보면 그런 생각을 하는 것이 수치스럽다”고 주장한 것으로 돼 있다. 장 교수는 또 글에서 “이런 나약한 남성들을 믿고 기대온 한국 여성들이 안쓰럽다”고 여성들의 반발을 유도하는 듯한 주장도 했다. 이 글은 분노한 네티즌들에 의해 ‘장필화 교수의 글’로 각 미니홈피와 블로그 등에 올라와 있는 상황이다. ‘카트라이더’로 유명한 게임회사 넥슨 역시 최근 가짜 기사로 비슷한 피해를 당했다. 한 네티즌이 통신사 기자의 이름을 도용해, 다른 회사의 레이싱 게임인 ‘콩콩온라인’이 ‘카트라이더’를 표절했다는 내용의 기사를 올린 것이다. 이 기사 역시 ‘카트라이더’가 일본의 게임 ‘마리오카트’를 표절했다는 논란에 휩싸여 있는 상황에서, 네티즌으로부터 ‘적반하장’이라는 분노를 사며 각 포털사이트에 인기검색어로 오르는 촌극을 빚었다. 그밖에도 유명 연예인 결혼설, 불치병 어린이돕기, 일본 가수 관련 등 다양한 주제의 가짜 기사가 올해에만 수십여 건 발견됐다는 것이 업계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한 포털사이트 관계자는 “이런 기사들은 주로 블로그, 미니홈피 등에 네티즌들의 입소문을 타고 퍼져나간다”며 “1인 미디어의 특성상 유익하고 전문적인 내용과 검증되지 않은 내용이 혼재되어 있는 만큼, 미디어의 특성을 충분히 숙지하며 이용하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서수민 기자 wikk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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