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날로그형 사고방식과 매체구조를 유지한 채 무슨 수로 특화된 고객을 상대하겠습니까?” 김국진(44·사진) 미디어미래연구소 소장은 “기존매체가 불특정 다수에게 콘텐츠를 공급하던 관행에서 벗어나지 않으면 살아남을 수 없다”고 잘라말했다. 김 소장은 지상파방송과 방송위원회, 정보통신부 등의 자문위원을 맡고 있는 뉴미디어 전문가다. “인터넷 발달로 일반 수용자들이 다양하고 전문적인 정보를 쉽게 접할 수 있게 됐다는 건 신문·방송도 다들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주도권도 기존 매체에서 수용자에게 넘어갔다는 사실은 잘 모르는 것 같아요.” 김 소장이 기존 매체의 구조와 콘텐츠를 수용자 지향으로 바꿔야 한다고 주장하는 까닭이다. 신문들은 심층기획보도를 강화하고 방송도 갖가지 대형 프로그램을 제작하며 자신의 영역을 ‘특화’하려는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하지만 김 소장은 “그것 역시 공급자의 관점에서 나온 대안일 뿐”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심층보도 강화가 당분간은 먹히겠지만 미래의 소비층인 젊은 세대가 활자매체에 매력을 못 느끼는 현실을 타개할 수는 없다”며 “길어야 7~8년 가는 임시처방일 뿐 근본 대안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방송에 대해서도 “케이블 텔레비전·디엠비 등 새로운 경쟁매체와의 싸움에서 이기려면 시청자에게 ‘맞춤형 프로그램’을 제공해야 하는데, 아직까지 인력운용과 제작환경을 보면 고비용·저효율 구조를 그대로 안고 있다”고 지적했다. ‘한류’가 가져다주는 일시적인 이익에 빠져있지 말고, 점점 세분화하고 있는 시청자의 기호를 잡을 궁리를 해야 한다는 얘기다. 김 소장은 “기존 매체 종사자들이 들으면 기분 나쁘겠지만, 기존 매체는 머잖아 중심 자리에서 물러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예를 들어 수용자들이 은행 가서 업무를 보거나 버스를 기다리는 등 짬이 날 때 고급 잡지나 신문을 읽고 싶어할 가능성은 높습니다. ‘메인’이 아니라 일종의 부가서비스 개념인 셈이죠.” 그는 “이런 점에서 보면 케이블텔레비전이나 휴대용 매체와 경쟁해야 하는 지상파 방송의 미래를 예측하는 게 더 어렵다”고 덧붙였다. 기존 매체는 어떻게 변신해야 살아남을 수 있을까. 김 소장은 “지면(또는 화면)이 아닌 온라인이나 휴대용 기기 등 ‘1인 미디어’에 구현할 수 있는 콘텐츠를 개발해야 한다”며 “이를 위해 소비자의 성향과 트랜드를 꼼꼼이 분석하는 게 필수”라고 강조했다. 텔레비전을 ‘포털화’한다든가, 신문이 정치·경제·교육 등 각 분야별로 특정 독자층을 겨냥한 전문 사이트를 개설하는 것 등이 예가 될 수 있다고 했다. “기존의 조직·사업양상 등 모든 것을 재정비해야 합니다. 혼자서 힘들면 일반기업 등과 파트너 관계를 맺거나 동종 업체들끼리 강력한 협업체제를 갖춰서 적극적으로 수익모델을 개발해야 살아남을 수 있습니다.” 그는 “적잖은 투자비용이 필요한만큼 거대한 미디어 회사나 외국기업이 미디어 시장을 장악할 가능성이 높다”고 우려하며, “정부가 비시장논리로 해결할 수 있는 부분은 지원해줘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영인 기자
미디어 |
수용자 중심으로 콘텐츠 확 바꿔라 |
“아날로그형 사고방식과 매체구조를 유지한 채 무슨 수로 특화된 고객을 상대하겠습니까?” 김국진(44·사진) 미디어미래연구소 소장은 “기존매체가 불특정 다수에게 콘텐츠를 공급하던 관행에서 벗어나지 않으면 살아남을 수 없다”고 잘라말했다. 김 소장은 지상파방송과 방송위원회, 정보통신부 등의 자문위원을 맡고 있는 뉴미디어 전문가다. “인터넷 발달로 일반 수용자들이 다양하고 전문적인 정보를 쉽게 접할 수 있게 됐다는 건 신문·방송도 다들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주도권도 기존 매체에서 수용자에게 넘어갔다는 사실은 잘 모르는 것 같아요.” 김 소장이 기존 매체의 구조와 콘텐츠를 수용자 지향으로 바꿔야 한다고 주장하는 까닭이다. 신문들은 심층기획보도를 강화하고 방송도 갖가지 대형 프로그램을 제작하며 자신의 영역을 ‘특화’하려는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하지만 김 소장은 “그것 역시 공급자의 관점에서 나온 대안일 뿐”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심층보도 강화가 당분간은 먹히겠지만 미래의 소비층인 젊은 세대가 활자매체에 매력을 못 느끼는 현실을 타개할 수는 없다”며 “길어야 7~8년 가는 임시처방일 뿐 근본 대안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방송에 대해서도 “케이블 텔레비전·디엠비 등 새로운 경쟁매체와의 싸움에서 이기려면 시청자에게 ‘맞춤형 프로그램’을 제공해야 하는데, 아직까지 인력운용과 제작환경을 보면 고비용·저효율 구조를 그대로 안고 있다”고 지적했다. ‘한류’가 가져다주는 일시적인 이익에 빠져있지 말고, 점점 세분화하고 있는 시청자의 기호를 잡을 궁리를 해야 한다는 얘기다. 김 소장은 “기존 매체 종사자들이 들으면 기분 나쁘겠지만, 기존 매체는 머잖아 중심 자리에서 물러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예를 들어 수용자들이 은행 가서 업무를 보거나 버스를 기다리는 등 짬이 날 때 고급 잡지나 신문을 읽고 싶어할 가능성은 높습니다. ‘메인’이 아니라 일종의 부가서비스 개념인 셈이죠.” 그는 “이런 점에서 보면 케이블텔레비전이나 휴대용 매체와 경쟁해야 하는 지상파 방송의 미래를 예측하는 게 더 어렵다”고 덧붙였다. 기존 매체는 어떻게 변신해야 살아남을 수 있을까. 김 소장은 “지면(또는 화면)이 아닌 온라인이나 휴대용 기기 등 ‘1인 미디어’에 구현할 수 있는 콘텐츠를 개발해야 한다”며 “이를 위해 소비자의 성향과 트랜드를 꼼꼼이 분석하는 게 필수”라고 강조했다. 텔레비전을 ‘포털화’한다든가, 신문이 정치·경제·교육 등 각 분야별로 특정 독자층을 겨냥한 전문 사이트를 개설하는 것 등이 예가 될 수 있다고 했다. “기존의 조직·사업양상 등 모든 것을 재정비해야 합니다. 혼자서 힘들면 일반기업 등과 파트너 관계를 맺거나 동종 업체들끼리 강력한 협업체제를 갖춰서 적극적으로 수익모델을 개발해야 살아남을 수 있습니다.” 그는 “적잖은 투자비용이 필요한만큼 거대한 미디어 회사나 외국기업이 미디어 시장을 장악할 가능성이 높다”고 우려하며, “정부가 비시장논리로 해결할 수 있는 부분은 지원해줘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영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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