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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5.04.29 13:03 수정 : 2005.04.29 13:03

잇따른 뉴미디어의 도입을 놓고 치열한 공방이벌어졌다.

한쪽에서는 미디어 생태계를 위협하는 난개발이라고 비판하고 다른 쪽에서는 뉴미디어가 시청자의 선택권을 넓히고 한국경제의 성장을 이끌어가고 있다고 반박했다.

언론광장(상임대표 김중배)이 28일 오후 7시 서울 프레스센터 한국방송광고공사강의실에서 개최한 'DMB 출범을 계기로 본 방송ㆍ통신 융합의 바람직한 방향' 주제의 토론회에서 주제발표에 나선 김평호 단국대 방송영상학부 교수는 "매체는 풍성해졌지만 정작 그 매체를 채우는 문화는 극히 빈곤하다"고 꼬집었다.

그는 기술적 성과에 대해서도 부정적인 견해를 피력했다.

IT 기술산업을 통해우리 경제가 성과를 거둔 것은 분명하지만 그 이면에는 원천기술 미비에 따른 지적재산권과 특허료의 엄청난 부담, 부품 소재의 해외의존도 심화 등이 자리잡고 있기때문에 실질적인 내용과 의미를 갖춘 성과인지는 다시 짚어보아야 한다는 것이다.

김 교수는 "위성DMB와 지상파DMB 간에 상호보완적 구도가 만들어지지 않으면 약탈적인 시장경쟁을 피할 수 없어 막대한 비용의 중복투자가 불가피한데다 휴대인터넷(Wi-bro)과 3.5세대 이동통신(HSPDA) 등도 등장할 예정이어서 DMB가 짧은 수명으로 마감하는 제2의 시티폰이 되는 것은 아닌지 깊은 우려를 금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방송ㆍ통신 융합에 따른 법제 개편 논의에 대해서도 "경제중심적인 시각에 치우친 채 공공성과 문화에 대한 논의가 경시되면 안된다"고 우려하는 한편 압축성장의문제점을 지적하며 수용자의 조직화와 엘리트주의 탈피를 역설했다.

이에 대해 김춘식 방송위원회 정책실장은 "인터넷이나 휴대전화의 사례를 보듯이 소비자들이 새로운 매체를 능동적으로 받아들이며 새로운 문화를 창조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콘텐츠가 빈약하다는 지적에 대해서도 한류 현상과 해외 영화제의 잇따른 수상 등을 들어 "상대적으로 콘텐츠가 부족한 것은 사실이지만 10년 전에 비해비약적으로 발전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제는 기술이 워낙 빨리 바뀌기 때문에 어느 한 매체가 수십년 동안 독점할 수 없고 소비자의 선택권을 주기 위해서도 뉴미디어의 도입을 제한하기 어렵다"면서도 "앞으로는 새로운 미디어 기술이 나오면 시범방송을 실시해 기술 검증뿐 아니라 시청자에게 미치는 영향을 따져본 뒤 법과 제도를 만들겠다"고 밝혔다.

이기주 정보통신부 통신방송융합전략기획단장은 "90년대 이후 IT산업은 한국의성장을 주도해왔으며 OECD 각국이 한국을 벤치마킹의 모델로 삼고 있다"고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콘텐츠 부족 현상과 관련해서는 "서울시가 강남에 테헤란로를 건설했을 때 '통행량도 별로 없는데 길을 넓게 만들었다'고 감사에서 지적받았으나 불과 10여 년 뒤차량이 부쩍 늘어나 이제는 길을 더 넓게 만들었어야 한다는 이야기가 나온다"면서"정부는 콘텐츠가 원활하게 유통될 수 있도록 인프라를 갖추는 데 주력하고 있다"고설명했다.

반면 이완기 MBC 기술본부장은 기술경쟁과 정부정책의 허점을 따졌다.

그는 "정부와 기업들은 선점의 논리를 강조하며 더 좋은 기술이 나와도 바꾸지 않는다"면서"우리 기술로 개발한 지상파DMB는 수신 상태가 불량해 핀란드 노키아의 DVB-H보다안테나가 4배는 길어야 하고 이를 조그만 핸드폰에 넣으려니까 문제가 생긴다"고 지적했다.

이어 "위성DMB는 사실상 지상의 중계기(갭필러)에 의존하는 방송인데 이를 지상파방송이 아닌 위성방송으로 규정해 대기업인 SK의 진출을 허용했다"고 주장하는 한편 "방송과 통신의 구분은 네트워크가 아니라 콘텐츠 공급 주체를 기준으로 따져야한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http://blog.yonhapnews.co.kr/hoprave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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