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 기자들은 일단 경영진의 조처를 반기고 있다. 하지만 경영진이 원론적인 수준을 넘어서는 실질적 조처를 내놓을지에 대해선 판단을 유보하는 분위기다. 한 기자는 “경영진이 기자들의 결의를 무시하지 않은 것은 다행”이라면서도, “회사에서 제시한 비전이 원론적인 내용에 불과해 일단 지켜봐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동아 기자들은 이른 시일 안에 기자총회를 다시 열어 경영진의 조처에 대한 태도를 밝힐 계획이다. 아래는 동아일보 경영진이 발표한 ‘경영진이 동아 가족에게 드리는 글’의 전문이다. 김영인 기자 sophia@hani.co.kr
경영진이 동아 가족에게 드리는 글
경영진은 최근 편집국 기자, 차장, 부장들과 간담회를 가졌습니다. 우리들이 겪고 있는 어려움과 문제점 및 그 원인에 대한 솔직하고 다양한 의견 교환이 있었으며 바람직한 발전방향에 대한 논의가 진행되었습니다. 이에 앞서 평기자의 의견을 모은 결의문이 경영진에게 전달됐으며 그에 대한 진지한 검토가 이뤄졌습니다. 편집국 각 구성원들과의 대화 및 기자 총회 결의문에 대한 경영진의 생각을 아래와 같이 알려드립니다. 새로운 도약의 기회로 삼겠습니다 경영진은 이번 일을 변화와 발전을 위한 계기로 삼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모든 구성원들이 마음을 열고 솔직한 대화를 나누며 동아일보의 발전을 위한 구체적 실천과 더불어 책임을 함께 나눠야 합니다. 또한 기자들로부터 시작된 문제제기가 생산적이고 바람직하게 승화될 수 있도록 모두 노력해야 할 것입니다. 경영진은 최근 현안과 관련한 책임은 경영진에 있음을 통감합니다. 조직 내에 의사소통이 힘들어 언로가 막힌 것을 미리 살피지 못한 것은 경영진의 불찰이며 편집국 시스템을 시대 변화에 맞게 개선하지 못한 잘못 또한 큽니다. 역할의 변화에 따른 직책별 교육과 전문성을 제고하기 위한 기자들의 역량 강화에 회사의 관심이 부족했던 점을 인정합니다. 신인사제도 등 각종 제도로 인해 조직 구성원이 어떤 어려움을 겪고 있는지 미리 살피지 못했으며 문제점을 해결하고 개선하는 부분도 미흡했습니다. 우리가 극복하지 못할 과제는 없습니다 경영진은 우리 모두가 함께 시급하게 해결해야 할 중요한 과제를 아래와 같이 생각합니다. - 조직 내의 원활한 의사소통 - 신인사제도의 개선 - 비전에 대한 제시 및 공유 - 시대 변화에 맞는 바람직한 리더십의 확립 - 인력 부족 현상 해결 - 기자로서의 자긍심과 동아일보 구성원으로서의 자부심 회복 - 사람을 중시하는 문화의 정립 이 같은 과제에 대해서는 경영진이 앞장서 문제의 원인을 파악하고 가능한 가장 빠른 시간 안에 대안과 해결방안을 마련해 실천하도록 하겠습니다. 또한 그 결과에 대해서는 즉시 여러분들에게 알려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원활한 의사소통을 위해 경영진과 여러분과의 만남을 5월부터 매주 정기적으로 갖도록 하겠습니다. 또한 조직 내 자유로운 의견개진을 위한 분위기를 앞장서 만들겠습니다. 신인사제도로 인해 발생한 문제점 전반에 대해 파악하고 상향평가 제도 등 제시된 보완대책을 검토해 이르면 올해 하반기 평가부터 실시하도록 하겠습니다. 회사의 현황 및 앞으로의 전략에 대한 설명을 다양한 형태로 실시하도록 하겠습니다. 바람직한 리더십의 확립을 위한 폭넓은 의견수렴과 함께 직급별 직책별 리더십 교육을 실시하겠습니다. 인력 부족 현상을 해결하기 위해 상하반기 정기 공채 실시를 검토하겠으며 외부 전문 인력에 대한 채용도 적극 추진하도록 하겠습니다. 또한 내부 인력의 효율적 활용도 함께 고려하겠습니다. 기자로서의 자부심을 가질 수 있는 취재 환경 및 편집 환경의 개선과 신바람나는 일터를 만들기 위해 작은 것도 소중하게 실천하겠습니다. 물론 이외에도 많은 문제점과 과제가 있으며 그에 대해서도 구체적인 해결 방안을 모색해 실천하도록 하겠습니다. 한 마음으로 정상을 향해 뜁시다 이번 일을 우리는 동아일보 발전을 위한 전환점으로 삼아야겠습니다. 냉소주의적 시각과 방관자적 자세는 모두에게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경영진은 앞으로 변화를 선도하는 미디어그룹으로서 ‘인재 육성을 통한 역량강화와 차별화된 콘텐츠 개발’을 경영의 중심에 놓겠습니다. 또한 내실 있는 경영을 통해 올해 영업흑자를 달성해 여러분들이 안심할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회사는 다양한 측면에서 시장의 주도권을 확보하고 있으며 경영상황은 지난해보다 나아지고 있습니다. 한두 명이 나서서 해결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닙니다. 동아일보 전체의 힘을 하나로 모아야겠습니다. 이제부터 시작입니다. 우리 모두가 변화와 개혁의 주체로서 나서며 앞장서 행동하는 실천자가 될 때 동아일보의 발전을 기약할 수 있을 것입니다. 감사합니다. 광고브랜드 링크
ⓒ 한겨레 (http://www.hani.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 저작권문의
멀티미디어광고광고광고광고광고광고광고한겨레 소개 및 약관 |
기사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