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27일 총투표서 ‘변신’가능성
<에스비에스> 노조가 산별 전환을 서두르고 있다. <문화방송> ‘뉴스서비스 사실은’과 ㈜태영 사이에서 ‘구치 파문’이 일면서 급물살을 탄 것이다. 노조는 7일 “㈜태영의 구시대적 작태를 규탄한다”는 성명을 낸 데 이어 10일 대의원 대회를 열어 산별노조 전환을 추인했다. ◇ 산별노조 전환 결정=산별노조 전환 방침을 확정한 에스비에스 노조는 이제 25~27일 총투표에서 재적 인원의 과반수 출석과 3분의 2 이상의 찬성표를 얻으면 전국언론노조 아래서 활동하게 된다. 재허가 추천 과정에서 언론노조와 사이가 멀어진 기자직군의 반대가 일부 있지만, 노조 쪽은 산별노조 전환안이 무난히 통과될 것으로 보고 있다. 최상재 노조위원장은 “산별노조로 전환하면 노동자 연대의 강력한 힘을 이용할 수 있어 프로그램 개혁작업도 수월해지고 방송계에서 민영방송의 목소리를 더 분명하게 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에스비에스가 산별노조로 전환하는 것은 언론계에도 큰 성과다. 박현삼 언론노조 정책국장은 “에스비에스가 언론노조의 틀에 들어오면 언론노조 논리에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어 지금보단 나아진 모습을 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태영과 선 긋겠다”=최상재 노조위원장은 10일 “노조는 앞으로 대주주와 명백히 선을 그을 것”이라며 “이번 일에 대해서도 철저한 진상규명과 사과 표명을 태영 쪽에 요구했다”고 밝혔다. 에스비에스 노조가 이렇게 ‘세게’ 나오는 것은 지난해 재허가 추천 과정을 거치면서 ‘바뀌지 않으면 죽는다’는 위기감을 느꼈고, 지난해 11월 윤세영 회장이 창사기념식에서 “앞으로 비판할 거리가 있으면 대주주인 태영이라도 공격하겠다”고 ‘공언’하는 등 내부개혁의 환경이 조성됐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태영은 이날 낸 사과문에서 “연말에 (변탁 부회장의) 후배인 강성주 국장 일행과 학교 선후배 송년모임을 가진 바 있다”며 “에스비에스는 이 사건과 전혀 관계가 없지만 태영이 지배주주라 자존심에 상처를 입은 데 대해 사과드리고 앞으로 건실한 기업경영을 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그러자 노조는 성명을 내어, “일상의 선물 수준을 훨씬 넘어선 고가의 선물과 향응을 제공하고도 단지 선후배 사이에 오갈 수 있는 일이었다고 주장하는 것은 언론노동자 전체에 대한 모독”이라며 “철저한 해명과 관련자 문책 없이 앞으로 건실한 기업경영을 하겠다고 말하는 것은 이번 사건의 파장을 제대로 인식하지 못한 처사”라고 비난했다. ◇‘홀로서기’ 성공 여부 관심=에스비에스 노조가 산별노조로 전환하기로 한 것은 외부의 도움을 얻어 대주주로부터 ‘홀로서기’를 하고, 경영진을 견제하겠다는 포석이다. 재허가 추천 이후 노조는 회사 쪽을 설득해 △방송독립 14대 개혁과제 △방송 편성규약 개정 △보도준칙 시행 등을 이뤄냈는데, 산별노조 전환은 그동안 성과의 ‘농축액’이라고 볼 수 있다. 박현삼 국장은 “에스비에스 노조집행부가 자신감을 얻어 내부개혁의 주체로 우뚝 선 것 같다”며 “언론노조를 비롯한 외부단체의 도움을 받는다면 궁극적으로 경영진의 소유지분을 줄이는 등 소유구조 개혁까지 이뤄낼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최 위원장도 “일단 대주주로부터 독립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를 마련한만큼 이를 실현하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며 “그럼에도 대주주가 변화하지 않는다면 소유구조 개혁 문제도 집중적으로 제기하겠다”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김영인 기자 yiy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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