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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5.03.17 19:54 수정 : 2005.03.17 19:54

“남-북 이어주는 ‘통역자’ 될래요”

“남한과 북한을 이어주는 ‘통역자’가 되고 싶습니다.”

최근 인사에서 북한전문기자(부장대우)로 발령난 <문화방송> 김현경(41·사진) 기자는 15일 “북한의 모습을 있는 그대로 보여줘 남·북의 차이를 좁히는 데 기여하고 싶다”는 말로 운을 뗐다. 김 기자는 1995년 2월부터 통일부에 나가기 시작해 10년 1개월 동안 북한·통일 문제를 취재했다. 시청자한테는 ‘통일전망대’ 진행자로 낯익은 인물이다. “(처음 프로그램을 맡은) 80년대 통일전망대는 대표적인 반공 프로그램이었죠. ‘통일절망대’라는 냉소가 있었을 정도니까요.”

하지만 통일전망대가 인생의 전기였다. 1986년 아나운서로 입사한 그는 89년부터 이 프로그램을 진행하면서 북한 문제에 남다른 관심이 생겨 1994년 기자로 전직했다. 그뒤로 지금까지 8명의 장관이 바뀌는 동안 통일부 기자실을 지켰다.

남북관계의 격동상을 가까이서 지켜본 그에게 가장 기억에 남은 순간을 물어봤다. “(김대중 전 대통령이 북한을 방문했던) ‘6·15’ 때가 잊히지 않아요. 그 순간을 위해 모든 것을 준비해 왔으니까요.” 그밖에도 고 정주영 전 현대그룹 명예회장이 소떼를 몰고 방북했을 때 새벽 5시부터 밤 11시까지 현장 중계를 했던 일, 금강산으로 떠나는 첫 배에서 선상 생방송을 했던 일 등을 꼽았다.

그는 “북한 문제는 공안·가치·국익 등이 복잡하게 얽힌 민감한 문제”라며 “균형감각을 유지하는 게 중요하기 때문에 항상 굵고 길긴 흐름을 읽으려고 노력한다”고 말했다. 그는 북한에 대한 ‘내재적 접근방식’의 필요성을 내비쳤다. “우리처럼 시민사회 의식이 형성돼있지 않은 저들한테 마냥 우리식을 강요해선 안된다고 봐요. 대북정책, (북한)인권문제 등 현안을 풀어갈 때 우리의 원칙은 지키되 북한의 상황도 고려해야 합니다.”

그는 북한전문기자가 되면서 보도국에서 기획취재센터로 소속이 바뀌었다. 출입처(통일부)에 얽매이지 않고 자유롭게 심층분석 리포트를 준비할 수 있게 된 것이다. “통일문제는 매우 중요하기 때문에 앞으로도 ‘탈북’(북한 취재라인에서 떠나는 것을 일컫는다고 함)하는 일 없이 진지한 자세로 계속 이 일에 매달릴 겁니다.”

김영인 기자 sophi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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