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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5.01.06 19:11 수정 : 2005.01.06 19:11

iTV희망조합 조합원들이 6일 오후 서울 양천구 방송회관에서 총회를 열고 있다. 이정아 기자 leej@hani.co.kr



〈굿데이〉 〈충청일보〉 〈경인방송〉. 지난해는 ‘언론사도 문을 닫을 수 있다’는 현실을 보여준 한해였다. 실업자가 된 이들 회사의 구성원들은 어느 해보다 잔인한 겨울을 보내고 있다. 하지만 이들은 절망에만 빠져 있지 않고 새로운 도약을 꿈꾸고 있다.

‘공민방’·순수민방 여러 대안 검토

가장 활동이 활발한 곳은 경인방송. 이 회사 290여명의 직원들은 지난해 12월31일로 고용계약이 해지됐다. 하지만 이들 가운데 200여명의 노조원들은 요즘 서울 목동 방송회관에 있는 방송노조협의회 사무실에 나와 ‘제2 창사’의 꿈을 현실로 바꿔가고 있다. 노조가 이름을 바꿔 출범한 ‘경인방송 희망조합’은 새로운 방송사업자를 찾는 작업과, 지역주민을 상대로 방송 살리기 100만인 서명운동을 진행하고 있다. 이들의 지향점은 인천·경기 1300만 시청자의 볼권리를 되찾는 데 있다. 이달 중순께 발족할 ‘제2창사위원회’에는 지역 시민단체나 정치인, 지자체 등이 전면에 나설 예정이다. 김명환 희망조합 사무처장은 “애초 노조에서는 ‘공익적 민영방송안’을 제시했지만 방송이 중단되는 등 상황이 많이 바뀌었다”며 “물론 큰 틀에서 공민방을 추구해야겠지만 학계나 시민단체 등에서 제시하는 다른 대안들에 대해서도 가능성을 열어 놓을 것”이라고 말했다.

경인방송을 살리려는 노력은 비노조원과 업무 복귀자들을 중심으로 곧 발족할 ‘경인방송 살리기 비상대책위원회’(가칭)도 함께 하고 있다. 이들은 공민방 대신 순수 민영방송을 설립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전국언론노조도 ‘지원사격’을 아끼지 않고 있다. 언론노조는 교수·변호사·회계사 등을 주축으로 ‘경인방송 대책위원회’를 만들어 제2 창사를 위한 예산 및 법률 검토 등에 들어갈 계획이다. 대책위는 현상윤 언론노조 수석부위원장이 위원장을, 한성환 전 경인방송 피디가 정책실장을 맡으며, 김평호(단국대)·김승수(전북대)·최영묵(성공회대)·반현(인천대) 교수와 한상익 변호사 등이 참여한다.

4월 재창간 준비 잰걸음…도민주 공모 대주주 물색 등

지난해 11월 폐업한 충청일보는 4월을 목표로 재창간 준비작업에 온힘을 쏟고 있다. 신문을 발행하기 위해서는 윤전과 배달 등에 30여억원이 드는데, 이 자금을 조달하기 위해 도민주를 공모하고 대주주를 물색한다는 계획이다. 현재 노조는 4~5군데 업체와 접촉하고 있으며, 이 가운데 2곳과는 구체적인 협상 단계까지 간 것으로 알려졌다. 문종극 노조위원장은 “일단 다른 제호를 쓰다가 법원에서 법인청산 절차가 끝나면 ‘충청일보’라는 제호를 찾아올 생각”이라며 “지역의 고민을 함께 하고 진보적 지향을 분명히하는 신문을 만들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충청일보 바로세우기 범도민대책위원회’도 6일 오후 회의를 열어, 충청일보의 재창간을 지지하고 지역언론의 개혁을 촉구했다.


냉소적 시선에도 재창간 욕심

지난해 7월 최종부도처리된 굿데이도 비록 외부의 시선은 냉소적이지만 재창간의 꿈을 버리지 않고 있다. 신문쪽 기자 10여명이 교통비만을 받으며 ‘굿데이 이 앤 아이’의 인터넷 기자 10명과 함께 하루 80~100꼭지의 기사를 생산한다. 포털사이트와 계약은 계속 유지되고 있기 때문에 자사 홈페이지와 포털에 기사를 매일 업데이트하고 있는 것이다. 한길우 ‘굿데이 이 앤 아이’ 뉴스부장은 “재창간은 자본가의 결심과 굿데이 노조의 노력에 달려있다”며 “그런 약간의 가능성을 믿고 새로운 수익사업을 개발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언론계가 생산적으로 재편되기 위해 경영이 부실한 몇곳은 문을 닫아야 한다는 지적까지 나오는 상황에서, 연초부터 계속되는 세 언론사의 다시서기 노력이 어떤 성과를 거둘지 주목된다.

이승경 김영인 기자 yiy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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