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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20.01.02 16:28 수정 : 2020.01.04 10:39

배민라이더들과 라이더유니온이 2일 오후 서울 강남구 논현로 배민라이더스 남부센터 앞에서 매일 바뀌는 수수료와 불리한 계약 등을 비판하는 `우리가 있어 배민도 있습니다'는 제목의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강창광 선임기자 chang@hani.co.kr

2일 기자회견서 불리한 수수료 제도 비판

배민라이더들과 라이더유니온이 2일 오후 서울 강남구 논현로 배민라이더스 남부센터 앞에서 매일 바뀌는 수수료와 불리한 계약 등을 비판하는 `우리가 있어 배민도 있습니다'는 제목의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강창광 선임기자 chang@hani.co.kr

배달대행 플랫폼 ‘배민라이더스’(배민)에서 일하는 배달 노동자 이아무개(43)씨는 매일 밤 9시가 되면 초조한 마음으로 스마트폰을 확인한다. 이튿날 자신이 받을 배달 수수료가 공개되는 시간이기 때문이다. 배민 라이더들은 배달 한건당 기본 수수료 3000원에 배달 거리·시간대에 따른 프로모션 금액을 추가로 받아왔다. 하지만 지난달 4일부터 하루 500~2000원 사이의 ‘추가 수수료’가 매일 변경되기 시작했다. 이씨는 “수수료 100원, 200원에 노동 시간이 달라지는 라이더 입장에서 이튿날 수수료가 500원 더 높다는 공지를 확인하면, 몸이 안 좋아 일을 쉬려다가도 배달을 뛸 수밖에 없다”며 “매일매일 수수료를 예측할 수 없다 보니 일주일 중 언제 쉴지를 계획하기도 어렵고, 다음달 생활비로 얼마를 벌 수 있을지도 예상하기 어렵다”고 하소연했다.

 지난달 배민에 단체교섭을 요구한 라이더유니온은 2일 기자회견을 열어 하루 단위로 바뀌는 배달 수수료 책정의 투명화와 안정화를 요구하고 나섰다. 배민은 지난달 4일부터 주문 수, 라이더 수, 기상 상황을 근거로 추가 수수료를 매일 다르게 책정하는 시스템을 도입했다. 주문량이 많고, 일하는 라이더 수가 적으며 장마철처럼 날씨가 나쁠수록 수수료는 높게 책정된다.

 배달 노동자들은 배민이 추가 수수료 책정의 근거를 전혀 공개하지 않은 채 하루 전 일방적으로 배달료를 공지하는 방식이 부당하다고 지적한다. 지난 8월부터 ‘배민커넥트’(시간제 라이더)로 일하고 있는 구교현 라이더유니온 기획팀장은 “수수료 책정의 기준이 되는 주문 수, 라이더 수 등을 라이더들에게 알려주지 않으면서 ‘합리적 기준’을 따랐다는 걸 어떻게 믿나. 배민이 라이더들을 속여 부당한 가격을 책정해도 노동자는 정보가 없어 이의를 제기할 수 없는 구조”라고 설명했다. 이 때문에 라이더유니온은 수수료 공지 시 추가 수수료 책정 기준을 공개할 것과 건당 기본 수수료를 4000원까지 올려 추가 수수료가 낮게 결정되더라도 라이더가 안정적인 수입을 보장받을 수 있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날 기자회견에선 배민이 최근 라이더들의 노조 활동 참여를 위축시키기 위해 한달 단위의 ‘쪼개기 계약서’를 도입했다는 주장도 나왔다. 실제 지난달부터 라이더들이 작성한 ‘배송대행 기본계약서’를 보면, 배민은 한달 단위로 라이더들과 계약을 체결하고 라이더에게 계약 종료 하루 전에도 계약 해지 의사를 통보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라이더유니온은 지난 11월 고용노동부가 배달대행 앱 ‘요기요’의 배달 노동자들을 근로기준법상 근로자로 인정하고 같은 달 서울시가 서울지역 라이더유니온 조합원들의 노조 설립을 허가한 데 따른 대응책으로, 배민이 ‘쪼개기 계약서’를 도입한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대해 배달의민족 쪽은 “라이더들의 프로모션 수수료 변경은 악천후나 스포츠 이벤트 등 특정일의 업무 환경을 전날 파악해 악조건에서 일하는 라이더들을 독려하고 추가 수익을 보장하기 위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김종진 한국노동사회연구소 부소장은 배민의 수수료 체계 변경에 대해 “회사의 이윤 창출을 최대화하기 위해 물량 예측 등을 근거로 노동의 불확실성을 높인 것으로 노동자 입장에선 심한 스트레스와 불안감을 안게 된다”며 “얼마 전 4조8000억원을 주고 배민을 인수한 딜리버리히어로 입장에선 투자 비용을 회수하기 위해 라이더들이 정당한 노동의 대가를 받지 못하도록 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선담은 기자 su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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