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주요메뉴 바로가기

본문

광고

광고

기사본문

등록 : 2019.09.16 11:53 수정 : 2019.09.16 21:03

삼성서울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팀, 여성 3160명 조사한 결과
배우자·연인에게 폭력 또는 성폭력 당한 여성은 47명으로 집계
정신장애 나타날 위험은 폭력은 3.6배, 성폭력은 14.3배로 나와

물리적 폭력(가정 폭력 또는 데이트 폭력)이나 성폭력을 당한 여성은 이후 정신장애를 가질 위험이 크게 높아진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특히 성폭력 뒤 외상후스트레스장애 등 정신장애가 나타날 위험은 14배나 높아졌다.

16일 홍진표 삼성서울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팀이 국내 18살 이상 여성 3160명을 대상으로 각종 폭력 피해와 정신장애 사이의 관련성에 대해 대면조사한 결과를 보면, 한 번이라도 배우자 또는 연인 등으로부터 물리적 폭력이나 성폭력 등 피해를 본 적이 있다고 고백한 사람은 모두 47명이었다. 이 가운데 물리적 폭력 피해 여성의 경우 여러 정신장애 가운데 하나라도 나타날 위험은 그렇지 않은 여성보다 3.6배 높았고, 성폭력 피해 여성은 이 위험이 14.3배였다. 폭력의 종류와 정신장애별로 구분해 보면, 물리적 폭력은 광장공포증·강박장애(각 8배), 니코틴 의존증(6.5배), 외상후스트레스장애(6배), 알코올 남용(4.9배) 순으로 나타날 위험이 커졌다. 성폭력 피해 여성은 이보다 상황이 더 심각했는데, 외상후스트레스장애가 나타날 위험은 32.4배에 달했고, 강박 장애(27.8배), 니코틴의존증(22.4배), 광장공포증(19.6배), 불안장애(13.3배) 등으로 집계됐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 대상으로 2015년 인구총조사를 바탕으로 나이, 교육 수준, 직업, 결혼, 소득에 따라 표본이 될 수 있는 사람들을 전국에서 선별해 개별 인터뷰를 진행했다. 연구팀은 “폭력을 당했어도 폭력 피해 사실을 말하지 못하거나, 피해를 봤다는 생각조차 하지 못하고 홀로 병을 키우고 있는 여성들이 더 있을 수 있다는 사실을 간과하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폭력에 따른 마음의 상처는 평생에 걸쳐 정신장애로 진행될 수 있는 만큼 초기부터 적극적인 상담과 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사회적 관심과 지원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이번 연구 결과는 이 분야 국제학술지인 <여성정신건강학보> 최근호에 실렸다.

김양중 기자 himtrain@hani.co.kr

광고

브랜드 링크

멀티미디어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한겨레 소개 및 약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