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8.03.26 18:17
수정 : 2018.03.26 23:40
건강형평성학회, 국내 252개 시군구 조사 결과 “건강불평등 명료”
“전남 고흥 건강수명 격차 21.2년…강원 철원·화천 등 14곳 기대수명 69살 미만”
국내 252개 모든 시군구에서 소득 하위 20% 집단의 기대수명·건강수명이 소득 상위 20% 집단보다 짧은 것으로 나타났다. 전라남도와 강원도 내 일부 지역은 기대수명이 북한보다도 짧았다.
한국건강형평성학회는 26일 ‘지방자치시대의 건강불평등, 무엇을 할 것인가’ 토론회에서 국내 17개 광역시도 및 252개 시군구별 건강불평등 현황을 발표했다. 2010~2015년 국민건강보험공단 자료와 2008~2014년 지역사회건강조사 자료를 분석한 것으로, 기대수명은 평균 생존연수를, 건강수명은 기대수명 가운데 건강하게 삶을 유지한 기간을 뜻한다. 국내 전역에 걸친 건강수명의 불평등 현황이 발표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학회 관계자는 “분석 결과 국내 252개 모든 시군구에서 건강불평등이 명료하게 존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모든 시군구에서 건강수명 불평등이 기대수명 불평등보다 컸다”고 밝혔다. 소득이 적을수록 수명도 짧지만, 건강하게 사는 기간인 건강수명은 소득이 낮은 이들이 더 짧았다는 뜻이다.
광역시도 가운데 강원도와 전라남도의 소득수준에 따른 기대수명의 격차가 7.6년으로 가장 컸고 울산광역시가 4.3년으로 가장 작았다. 건강수명의 경우 광역시도 가운데 전라남도의 소득수준 간 격차가 13.1년으로 가장 컸고, 인천광역시가 9.6년으로 가장 작았다. 시군구별로는 강원도 철원군의 소득별 기대수명 격차가 11.4년으로 가장 컸고, 울산광역시 북구가 2.6년으로 가장 작았다. 건강수명 격차는 전남 고흥군이 21.2년으로 가장 컸고 경기도 수원시 영통구가 4.4년으로 가장 작았다.
북한보다 기대수명이 짧은 곳도 14곳 있었다. 강원도 철원·화천·고성군, 충북 음성군, 전남 나주시와 곡성·구례·고흥·해남·무안군, 경북 군위·영양군, 경남 사천시·의령군은 남성을 기준으로 소득 하위 20% 집단의 기대수명이 북한 남성의 기대수명(2013년 68.7살)보다 짧았다.
김명희 시민건강증진연구소 상임연구원 “건강하게 오래 사는 것은 누구나의 바람인 것과는 달리 같은 지역 안에서도 소득 차이에 따라 건강 및 수명에도 격차가 나타난 것”이라며 “이번 지방자치단체 선거에 나서는 후보들이 지역 내 건강 격차 문제에 관심을 가지고 해결 방안에 대해 함께 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강영호(서울대의대 교수) 한국건강형평성학회장은 “이번 지자체 선거에서 학회 회원 60여명과 각 지역 시민단체들과 함께 지역 내 건강격차 문제를 쟁점화하려 한다”며 “지역 내 사정에 적합하면서 건강 격차를 줄이는 대책이 마련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박기용 김양중 기자
xen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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