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추위가 몰아친다고 무조건 옷을 두껍게 입는 것은 방한효과를 거둘지는 몰라도 피부와 옷 사이에 통풍이 안되고 습도를 높여 건강에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친다. 사진은 특정 상황과 관련 없음. 강창광 기자 cha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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⑨ 옷과 건강 겨울철 날씨가 수은주가 내려감에 따라 우리는 옷을 껴입게 된다. 실제로 옷을 많이 껴입으면 보온효과는 높아진다. 그러나 보온효과뿐 아니라 우리의 건강적인 측면을 위해 좀더 합리적으로 옷을 입을 필요가 있다. 우리들이 입는 옷은 보기에도 좋고 활동하기에도 편리하며 건강에도 도움을 주어야 한다. 옷을 입었을 때 따뜻하거나 춥고 덥다는 느낌을 갖게 하는 것은 우리 몸과 옷 사이의 ‘의복내 기후’에 의해 결정된다. 이 의복내 기후는 온도, 습도 그리고 기류(氣流)에 의해 달라진다. 따뜻하게 보온해 주고 습도가 적당하고 가벼운 의복내 기류가 유지되어야만 쾌감을 느끼게 되는 것이다. 단지 방한 효과만을 높이기 위해 속옷을 껴입다 보면 습도가 높아지고 통풍이 안돼 답답하고 피부를 약화시켜 건강에도 좋지 않다. 억지로 추위를 막기 위해 옷을 껴입으면 의복내 온도는 올라가겠지만 바람이 없어지고 습도가 높아져 건강에 좋지 않다. 실제로 옷 속의 적당한 바람은 좋은 자극이 되어 우리 몸안의 호르몬 분비나 신경의 조화를 이루는데 큰 도움이 된다. 찬바람도 경우에 따라서는 좋은 자극이 되어 ‘아드레날린’이나 ‘코디손’같은 호르몬의 분비를 촉진시킨다. 옷 속 적당한 바람은 좋은 자극
꼭 끼는 옷 피부기능 못하게 해
넥타이 너무 죄면 안압 높아져
당뇨환자 헐거운 양말 신도록 현대 여성들의 임신기능이 약해짐은 잘못된 식생활로 혈이 약해져서 자궁이 그 기능을 제대로 발휘하지 못함도 원인이 있을 수 있으나, 옷에서도 원인을 찾아볼 수 있다. 꽉 조이는 거들이나 스타킹으로 몸을 감싸면 자궁을 통해 배설되어야 할 노폐물이 배설되지 못하고 자궁에 정체되어 부인과 계통 질병의 원인이 될 수 있다. 또 하체로 충분한 기혈이 공급되지 못하므로 자궁의 발달이 저해될 수 있는 것이다. 바로 배꼽 밑을 조이는 바지는 대장과 소장의 장운동에 악영향을 미쳐 소화불량 뿐 아니라 장내에 담이 쌓이는 등의 문제점을 야기시킬 수 있다. 옷이 꽉 끼이게 되면 남녀를 불문하고 몸의 피부가 자기 기능을 다하지 못하게 된다. 피부는 단순한 몸의 겉 표면이 아니다. 피부는 호흡작용을 통해 산소를 받아들여 체내에 있는 일산화탄소를 이산화탄소로 만들어 체외로 배출시킨다. 또 땀을 통해 체온을 조절하고, 각종 노폐물을 몸 밖으로 내보낸다. 만일 피부가 호흡작용, 배설작용, 흡수작용, 감각작용, 보호작용, 체온조절작용 등 자기 기능을 제대로 수행하지 않는다면 우리 몸에는 산소부족, 노폐물 정체, 체온의 상승 혹은 하강 등의 증상도 나타날 수 있다. 너무 조이는 허리띠는 다리에서 복부를 지나 심장으로 가는 큰 정맥을 누르게 되고 너무 조이는 넥타이는 목의 경부정맥을 압박해 안압을 상승시킬 수 있다. 특히 당뇨환자들은 꽉 죄는 양말과 신발을 피하는 것이 좋으며 꽉 끼는 모자나 가발을 오래 쓰게 되면 탈모를 촉진한다는 미국 학회의 보고도 있다. 우리 몸은 그 전체가 서로 상호작용을 가지며 긴밀하게 연결되어 있다. 즉, 우리 몸은 오장으로써 중심을 삼고, 경락을 통하여 전신조직기관을 조합하여 하나의 유기적인 관계를 이루고 신체의 종합적인 기능활동을 유지한다. 이런 원리로 우리 몸의 일부는 전신의 기능을 반영하게 된다. 금연침이나 비만을 해소하기 위한 식욕억제침을 귀에 놓는 것이라든지 손과 발에 전신을 연결시키는 것과 같은 원리이다. 쉬운 예로 음식을 잘못 먹고 체했을 때 머리가 아프고 손발이 차가워지는 증상들이 흔히 같이 나타나게 된다. 체했다는 것은 우리 몸의 일부, 즉 제대로 기혈이 순환하지 못함이다. 우리 몸의 일부가 막히게 되면 전신의 기혈이 순환하는데 장애가 있게 되고 전체적인 몸 상태에 영향을 미치게 되는 것이다. 체했을 때 손끝을 따는 것은 기혈의 순환을 제대로 돌려주기 위함이며 이것 또한 몸의 일부가 전신에 영향을 미침을 보여주는 일례라고 할 것이다. 즉, 옷을 선택할 때 어느 부위를 조인다는 것은 그 자체만으로도 기혈순환에 장애를 일으킬 수 있고 우리 몸의 건강에도 해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또한 신체의 이상은 단지 그것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신체와 긴밀하게 연결되어 있는 정신건강에도 영향을 미치게 되는 것이다. %%990002%%매일 삶의 일부가 되어 무심코 하고 있는 일들과 생각들, 건강보다 외관을 생각하는 의복과 영양보다 맛을 생각하는 음식은 하루하루의 생활에서 우리의 건강에 큰 영향을 미치는 요소라고 하겠다. 송미연 경희의료원 한방병원 한방재활의학과 교수 mysong@khmc.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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