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처럼 전정자극은 아이의 발달을 촉진하고 부모와의 긍정적인 애착을 만드는 좋은 방법이다. 최근 아이에게 지능 저하나 뇌 손상을 일으키는 ‘흔들린 아이 증후군’에 대한 과도한 걱정 때문에 아이를 흔드는 것에 대한 지나친 걱정들이 퍼져 있다. 그러나 이 증후군은 일상적인 생활과 놀이를 통해서는 거의 나타나기 힘들다. 오히려 지나친 염려가 아이의 발달을 방해하고, 부모와의 깊은 애착을 갖는 기회를 빼앗고 있음을 알아야 한다. 서천석 서울대병원 소아정신과 임상강사 soliber@hanmail.net
의료·건강 |
아이 안고 흔들어주면 전정기관 자극해 발달 빨라요 |
아이가 울 때 달래 주는 효과적인 방법은 안아서 흔들어 주는 것이다. 업어서 흔들어 주는 것도 효과가 좋다. 흔들침대나 그네도 마찬가지다. 도대체 흔드는 것이 왜 아이들을 달래는 것일까?
아이를 흔들면 가장 민감하게 반응하는 곳은 귀 안의 전정기관이다. 전정기관은 몸의 평형을 맡는 기관으로 머리 및 몸의 자세를 잡는데 중요한 구실을 한다. 이 전정기관은 뇌에서 가장 빨리 발달하는 기관으로 태어나기 전 임신 다섯 달이면 거의 완전한 크기와 모양을 갖춘다. 빨리 발달하는 기관답게 전정기관의 민감성은 태어난 지 1년 동안이 가장 높아, 이 무렵 아이들은 흔드는 자극에 잘 반응한다. 매우 예민한 경우가 아니라면 대개 안거나 업어서 흔들어 주는 것은 큰 진정 효과가 있다.
이 민감성은 돌이 지나면 빠르게 떨어지며 사춘기 무렵이 되면 어른과 비슷해진다. 그래서 사춘기 때쯤이면 대개 차멀미도 사라진다. 또 겨울이면 어릴 때는 자주 넘어지곤 하다가 이 때쯤부터는 넘어지는 경우가 적어진다. 단지 어릴 때 주의력이 좋지 않아서가 아니라, 사춘기 때 쯤 돼야 전정기관이 성숙 단계에 이르기 때문이다.
어린 시절 전정기관이 과민한 이유는 전정 감각이 잘 다져지려면 많은 정보를 받아들여야 하기 때문이다. 전정 감각은 중력이 있는 지구에서 사람이 생존하기 위해서는 필수적인 것이며 작은 오차도 생명을 위협하는 사고로 이어지기 쉽다.
일반적으로 전정 감각의 발달이 느린 아이들은 운동 발달 역시 매우 느리다. 전정 기능을 시험하는 검사에서 이상을 보인 신생아를 추적 조사한 결과 절반 이상이 18개월이 돼도 걷지 못함을 볼 수 있었다. 평형감각에 이상이 있는 아이들이 운동 발달이 느리리라는 것은 쉽게 예측이 가능하다.
그러나 이보다 더 놀라운 사실은 전정 감각을 좀 더 자극하면 발달이 보다 빨라진다는 연구이다. 3~15달 사이의 아이들을 회전의자에 앉힌 뒤 일주일에 네 번씩 4주 동안 회전 운동을 하는 실험을 했다. 그 결과 이런 운동을 하지 않은 아이들에 비해 앉거나 걷는 등의 운동 기술이 유의하게 좋아졌다.
아이들은 스스로 전정 자극을 즐기는 운동을 많이 한다. 여섯 달만 지나면 머리나 몸을 흔드는 놀이를 시작한다. 빙빙 돌고 구르며 펄쩍 뛰기도 한다. 예민한 아이가 아니라면 안고서 돌리거나 살짝 몸을 기울이면 매우 좋아한다. 아이는 자신의 발달에 도움이 되는 자극을 스스로 찾고 있는 셈이다.
미숙아를 키우는 신생아실의 간호사는 오래 전부터 아이를 부드럽게 흔들어 주거나 머리를 꼿꼿하게 세우는 식으로 전정자극을 줄 때 아이가 보다 빨리 자란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었다. 최근에는 적극적으로 물침대 등을 이용해 자극을 주기도 한다.
이처럼 전정자극은 아이의 발달을 촉진하고 부모와의 긍정적인 애착을 만드는 좋은 방법이다. 최근 아이에게 지능 저하나 뇌 손상을 일으키는 ‘흔들린 아이 증후군’에 대한 과도한 걱정 때문에 아이를 흔드는 것에 대한 지나친 걱정들이 퍼져 있다. 그러나 이 증후군은 일상적인 생활과 놀이를 통해서는 거의 나타나기 힘들다. 오히려 지나친 염려가 아이의 발달을 방해하고, 부모와의 깊은 애착을 갖는 기회를 빼앗고 있음을 알아야 한다. 서천석 서울대병원 소아정신과 임상강사 soliber@hanmail.net
이처럼 전정자극은 아이의 발달을 촉진하고 부모와의 긍정적인 애착을 만드는 좋은 방법이다. 최근 아이에게 지능 저하나 뇌 손상을 일으키는 ‘흔들린 아이 증후군’에 대한 과도한 걱정 때문에 아이를 흔드는 것에 대한 지나친 걱정들이 퍼져 있다. 그러나 이 증후군은 일상적인 생활과 놀이를 통해서는 거의 나타나기 힘들다. 오히려 지나친 염려가 아이의 발달을 방해하고, 부모와의 깊은 애착을 갖는 기회를 빼앗고 있음을 알아야 한다. 서천석 서울대병원 소아정신과 임상강사 soliber@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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