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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5.01.04 16:35 수정 : 2005.01.04 16:35

동상은 과거에 매우 흔했지만 요즘에는 그리 많지는 않다. 그러나 추운 날씨에 오랜 시간 스키, 등산 등을 하는 사람들은 지금도 종종 동상에 걸린다. 동상은 심한 경우에는 조직을 되살릴 수 없는 지경에 이를 수 있으므로 얕볼 만한 질환은 아니다. 특히 동상이 잘 생기는 여성과 노약자는 더 주의해야 한다.

동상은 낮은 기온 때문에 신체 조직에 염증이 생긴 것으로 손, 발, 귀 같은 곳에 잘 생긴다. 조직이 손상되면 벌겋게 부어 오르고 동시에 심한 통증도 생긴다. 때로는 피부가 하얗게 창백해지기도 하며 물집이 잡히기도 한다. 심하면 아예 피부가 벗겨져 근육, 뼈, 관절 등으로 퍼지기도 한다.

동상이 잘 생기는 조건은 낮은 기온에서 피부가 젖어 있거나, 꽉 죄는 옷이나 신발 등을 오랜 시간 착용할 때다. 이 때 지나치게 술을 마셨거나, 담배를 많이 피우면 동상 가능성은 더 커진다. 여기에 평소 고혈압, 당뇨, 심혈관질환 등이 있는 환자라면 그렇지 않아도 정상보다 좋지 않은 혈액 순환이 더 나빠져 손상 가능성은 더 커진다.

동상이 생긴 것으로 의심된다면 가장 먼저 할 일은 물에 젖었거나 꽉 죄는 옷, 신발 등을 벗고 손상된 부위를 깨끗한 천 등으로 감싸 주는 일이다. 그 뒤 바로 의료 기관으로 옮겨야 하는데, 즉시 옮기는 것이 어렵다면 40~42도 정도의 따뜻한 물에 손상 부위를 담그는 것이 좋다. 이 때 물의 온도를 지켜 주는 것과 물을 저어 주는 것이 필요하다. 50도 이상의 물에 손상 부위가 직접 닿으면 오히려 악화될 수 있기 때문이다. 물집이 잡혔다면 터지는 것을 막기 위해 손상 부위를 문지르지 않도록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과거 1812년 나폴레옹이 러시아와의 전쟁에서 지고 모스크바에서 퇴각할 때 부하들이 동상 부위를 눈으로 문질러 손상이 악화돼 감염이 생겨 수천 명이 사망한 사례도 있다. 통증이 심하다면 진통소염제를 먹는 것도 증상 완화에 도움이 된다. 알로에 크림 등은 도움이 되나, 알코올, 소주, 된장 등은 절대로 발라서는 안 된다.

동상에 대한 처치가 늦어지면 심각한 후유증이 생길 수 있다는 점도 명심해야 한다. 동상이 뼈나 관절에 침범하면 관절염이 생길 수도 있으며, 어린이의 경우 성장판이 손상되면 성장에도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 세균 감염 가능성도 높아져 심하면 해당 부위를 절단하기도 한다.

동상 예방법은 기온이 낮을 때는 오랜 시간 야외에서 머물지 않는 것이 첫째이다. 특히 어린 아이들이 스케이트, 스키를 즐긴 뒤에는 따뜻한 곳에서 충분히 쉬도록 해야 한다. 젖은 옷은 즉시 갈아 입혀야 하고, 젖은 피부도 잘 말려야 한다. 제1차 세계대전 중 영국군은 자주 발을 말리고 양말을 갈아 신음으로서 동상 발생을 크게 줄였다는 기록도 있다. 겨울철에는 또 꽉 죄는 옷이나 신발은 피하고, 합성 섬유보다는 천연 섬유로 만든 옷을 입는 것이 좋다. 일부 사람들은 추운 곳에서 몸을 데우기 위해 술을 마시기도 하는데, 오히려 동상 가능성만 커지고 심지어 저체온증이 생겨 더 큰 위험에 빠질 수 있다는 점에 유의해야 한다.

서길준 서울대병원 응급의학과 교수 suhgil@sn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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