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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5.01.07 18:26 수정 : 2005.01.07 18:26

서울의 한 종합병원이 운영하는 제대혈은행의 냉동저장고. 박승화 <한겨레21> 기자


냉동보관업체 출혈경쟁 경영위기 직면
“내아이 탯줄혈액 괜찮을까”

출생 뒤 난치병 치료에 대비하기 위해 최근 들어 성행하는 탯줄혈액(제대혈) 냉동보관에 빨간불이 켜지고 있다.

탯줄혈액 냉동보관 시장이 급성장하는 가운데 업체들의 출혈경쟁으로 빈사 상태로 몰리는 업체들이 속출하는 등 소비자 피해가 우려되기 때문이다.

7일 보건복지부와 관련 업계에 따르면, 제대혈 냉동보관 업체는 지난해 보령제약 계열 보령바이오 등 5개 신규 업체가 설립돼 모두 11개로 늘어났으나 일부는 출혈경쟁을 이기지 못한 채 파산으로 치닫고 있다. 이에 따라 빈사 상태의 업체들이 정상화되지 않을 경우 보관중인 탯줄혈액이 관리가 부실해지거나 방치되어 이들 업체에 탯줄혈액을 맡긴 이들의 피해가 우려된다.



업체들이 파산하면, 탯줄혈액이 사실상 폐기되거나 부실관리될 가능성이 높다. 이 경우 탯줄혈액을 맡긴 본인들의 피해뿐만 아니라 제대혈에서 추출한 줄기세포를 이용한 향후 연구에도 피해를 줄 것으로 보인다.

2003년 한해만 해도 전체 산모의 10%를 웃도는 6만~7만명이 탯줄혈액을 관련 업체에 맡기는 등 지난해 말까지 탯줄혈액을 보관한 산모가 모두 17만5천여명에 이를 것으로 복지부가 잠정집계할 정도로 제대혈 시장은 급격하게 커지고 있다.

대표적인 통신기업 계열회사 등 2개 탯줄혈액 보관업체의 경우, 창업한 지 1년밖에 안 됐지만 자사의 인터넷 사이트에 관련 정보를 제대로 업데이트해 올리지 못하는 등 경영난을 겪고 있다.

시장점유율 늘리려
병원에 채혈로 과다지급
업계 “정부서 지침 마련을”

업체 관계자는 “일부 제대혈 업체들이 시장 점유율을 늘리기 위해 병·의원에 탯줄혈액 채혈 관련 비용을 너무 많이 치른 결과 경영난에 빠지고 있다”며 “정부에서 하루빨리 제대혈 가이드라인을 정해 출혈경쟁을 막아야 한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제대혈 업체들은 현재 보통 제대혈 1건당 평균 25만~30만원의 채혈료를 병·의원에 지급하고 최고 40만~50만원을 치르는 경우도 상당수에 이를 정도도 출혈경쟁을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제대혈 보관료는 업체에 따라 약간 차이는 있지만 15년 보관 기준으로 부가서비스 포함 여부에 따라 90만원대에서 130만원대까지 다양한데, 채혈료를 과다 지급한 업체는 그만큼 경영 압박을 받을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해 또다른 업체 관계자는 “줄기세포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제대혈 시장이 급격하게 크고 있지만 출혈경쟁은 개선되지 않고 있다”며 “메이저 업체들이 솔선수범해 시장을 정상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한 메이저 업체 관계자는 “제대혈을 채혈해주는 의사에게 일정 정도의 시술료를 지급하는 것은 당연하다”며 “출혈경쟁 문제는 2~3년 전에 문제가 불거진 적이 있으나 우리 회사는 무관하다”고 말했다.

한편 제대혈은 그 속에 조혈모세포를 포함하고 있어 골수이식수술을 대체할 수 있는 한 방법으로 주목받는 가운데 최근에는 여러가지 난치병을 치료할 수 있는 줄기세포까지 상당수 포함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되어 각광을 받고 있다. 안영진 기자 youngji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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