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식이 의심돼 폐기능 검사를 받는 모습. 만성질환인 천식은 꾸준한 치료가 필수다. 서울대병원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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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원 등 정통 치료비의 2배
검증된 치료법 꾸준히 쓰고
봄철 실내습도 적절히 유지 천식환자들에게 봄철은 피하고만 싶은 계절이다. 건조한 날씨가 이어지는데다가, 대륙에서 불어온 황사와 앞다퉈 만발하는 각종 꽃에서 나온 꽃가루가 호흡기를 자극해 천식 증상을 악화시키기 때문이다. 천식은 감기 등과 같은 호흡기 질환과는 달리 만성질환이다. 한 번의 약물 또는 수술 등의 치료 방법으로 완치되거나 관리할 수 있는 질환이 아니라는 뜻이다. 김유영 한국천식알레르기협회장(서울의대 교수)은 “천식은 잦은 기침과 쌕쌕거리는 숨소리 또는 호흡 곤란이 나타나는 만성 기관지 염증 질환으로 고혈압, 당뇨와 같은 만성질환처럼 꾸준히 관리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김 회장은 이어 “많은 환자들이 숨소리가 거칠어지면서 쌕쌕거리는 것과 같은 증상이 나타날 때만 치료를 받아야 하는 것으로 생각하거나, 만성질환이라는 인식이 떨어져 한 번 치료에 잘 낫지 않으면 의학적으로 입증되지 않은 여러 비방에 의존해 오히려 치료 시기를 놓치고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 최근 한국천식알레르기협회가 서울대 보건대학원과 공동으로 2004년 2월부터 2005년 2월까지 국민건강보험공단 등의 자료를 활용해 연구한 결과를 보면, 검증되지 않은 민간요법 등 비정통적인 치료에 쓰는 비용이 의학적으로 검증된 정통 치료비보다 두 배나 되는 것으로 나왔다. 특히 은행, 도라지, 배, 꿀, 수세미 등과 같은 식품을 사는 데 약물 치료 방법과 같은 정도의 비용을 쓰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조상헌 서울대병원 내과 교수는 “민간요법으로 쓰이는 식품들에 천식을 조절하는 물질들이 들어 있다고 알려졌지만, 그 물질들을 따로 추출해 써도 효과가 거의 없거나 떨어지는 것으로 밝혀졌다”며 “이들을 사용하다 치료 시기를 놓치면 돌이킬 수 없는 후유증이 남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천식은 특히 아이들에게 많이 생기는데, 아이들의 천식은 성장에 많은 영향을 주므로 올바른 치료를 받도록 특히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천식 증상으로 집중력이나 학습 능력이 떨어질 수 있으며, 키와 같은 신체적 성장 및 성격과 사회성 형성에도 문제를 일으킬 수 있기 때문이다. 2003년 3~4월 천식 및 알레르기 예방운동본부가 벌인 ‘천식 아동 실태조사’ 결과를 보면, 만 6살 이상 천식 아동의 25%는 천식으로 학교를 결석한 경험이 있고, 33% 가량은 운동이나 신체 활동에 제약을 받은 적이 있으며, 20%는 또래 모임 등 사회활동 참여에 지장을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키의 성장에도 차이를 보였는데, 최근 스페인과 독일에서 6~14살 어린이 994명을 대상으로 공동 연구한 결과를 보면 약물 치료 방법에 따라 1년 사이에 최고 1㎝ 정도의 키 성장의 차이를 보이기도 했다. 한편, 제대로 관리하지 않아 중증 천식으로 악화된 성인이나 노인 환자의 경우에는 44.4%가 직장을 중단했고, 그 기간도 평균 7년에 이른 것으로 조사됐다. 조 교수는 “천식이 있을 것으로 추정되는 인구의 절반 미만만 치료를 받고 있다”며 “어렸을 때 발견 당시의 초기 치료와 꾸준한 관리는 꼭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천식은 1960년대에는 아이들의 5% 미만에서 생겼으나, 산업화와 환경오염 탓으로 90년대 중반에는 15% 정도까지 늘어났다. 이에 따라 천식 환자에게는 치료를 꾸준히 받는 것과 더불어 원인 물질에 접할 기회를 줄이는 환경 관리도 중요하다. 천식의 원인 물질로 잘 알려진 집먼지 진드기, 곰팡이, 애완동물 등은 물론, 헤어 스프레이, 가구 광택제, 페인트 같은 자극 물질도 피하는 것이 필요하다. 또 메마른 공기는 증상 악화의 한 요인이므로 실내 습도를 적절히 조절하는 것도 필수다. 김양중 의료전문기자 himtrai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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