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05.03.01 16:26
수정 : 2005.03.01 16:26
응급실에서 보는 영·유아 환자들중 상당수는 먹지 못할 것을 삼켜서 오는 경우라고 할 수 있다. 실제 아이들을 키우는 부모들에게 제일 먼저 닥치는 문제의 하나가 바로 무엇이든 손에 닿는 물건을 입으로 가져가는 아이의 행동이다.
이 같은 아이들의 행동은 아이들의 감각 기관 중에서 입의 감각이 가장 먼저 발달하기 때문에 생긴다. 먹지 못하면 생존 자체에 문제가 되므로, 생존을 위해서 가장 먼저 필요한 부분이 발달하는 것은 매우 당연한 이치라 할 수 있다. 몸에 해롭지 않은 장난감 등 여러 물건을 빨거나 씹는 행동은 큰 문제는 없지만, 아이가 이를 삼키면 부모들은 깜짝 놀라고 걱정하지 않을 수 없다.
그러나 대부분의 물건들은 아이가 삼켜도 다행히 치명적이지 않다. 다만 중금속이 포함된 화학 성분의 동그란 건전지는 심각한 문제를 일으키므로 주의해야 한다. 위장의 위산 등에 의해 건전지 표면이 녹으면 중금속 화학 성분이 나와서 위장에 상처를 주기 때문이다.
아이들이 삼키는 여러 물건 가운데 응급실에서 흔히 다루고 해결할 수 있는 것이 식도에 걸린 동전이다. 참고로 우리나라에서 아이들의 식도에 가장 흔하게 걸리는 동전은 100원짜리다. 그보다 작으면 위장까지 내려가고, 그보다 크면 식도로 잘 들어가지 않기 때문이다.
아이가 동전을 삼켰을 때 가장 크게 문제가 될 때는 동전이 숨 쉬는 통로인 기도로 들어갔을 때이다. 이는 매우 응급한 상황이다. 다행히 대부분의 동전은 그 크기가 기도에 들어가기에는 크기 때문에 식도로 잘 들어간다. 기도에 들어가 숨 쉬는 통로를 막으면 생명도 위협하지만 식도로 들어가면 최소한 하루 정도는 큰 문제가 없으므로 판별이 중요하다.
단순 방사선 사진 촬영만으로도 다행히 동전이 기도에 들어갔는지, 식도에 들어갔는지 확인이 가능하다. 목의 앞면을 볼 수 있는 방사선 사진에서는 식도에 들어간 동전은 앞뒤면 처럼 넓은 면이 보인다. 반면 기도에 들어가면 대부분 옆면이 보이게 된다.
그 이유는 숨 쉬는 양상과 음식물 먹는 것을 비교해 보면 쉽게 알 수 있다. 사람은 항상 숨을 쉬어야 하므로 숨구멍인 기도는 항상 열려 있으면서 원형을 유지하고 있지만, 식도는 음식물이 통과하지 않을 때는 앞에 식도 앞에 있는 기도와 뒤에 있는 척추에 눌려 앞뒤로 납작해져 있기 때문이다.
아이가 삼킨 동전에 대해서는 여러 대책이 있을 수 있다. 일단 기다려서 저절로 위장관으로 내려가고, 그 뒤 변으로 나오는 것을 보는 방법이 있을 수 있다. 위장관으로 내려가는 경우 대부분 하루 이내에 대변에 섞여 나오기 때문이다. 식도에 계속 걸려 있다하더라도 크게 우려할 필요는 없다.
다만 아이가 계속 힘들어하고 하루 이상 걸려 있다면 제거를 해 줘야 한다. 내시경을 이용해 빼낼 수도 있으며, 투시하 풍선 도뇨관 등을 이용할 수도 있다. 가장 간단하게는 공기나 물을 통과시키면 끝이 부풀어 오르는 고무관과 비슷한 도뇨관을 넣어 끌어내는 방법이 있다. 어느 방법을 사용하든지 심각한 부작용은 거의 없다.
김승열 안동성소병원 응급의학과 과장
notwho@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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